(93) 제4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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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제4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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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7.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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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 이상덕 목사
인간은 본질적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래서 욕망을 채워주고, 갖고 싶은 욕구를 해소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를 추구하며 살아왔다. 부를 추구해온 인간의 역사를 금세기 최고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3개의 물결로 구분했다.

제1의 물결은 인류의 역사를 수천 년에 걸쳐 서서히 바꾼 농업혁명의 물결이고, 제2의 물결은 30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산업혁명의 물결이다. 제3의 물결은 1950년대 중반에 시작돼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지식혁명의 물결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총명하다. 그리고 자식 사랑이 유별나다. 지식이 부의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자 자식들의 교육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강남에 교육특구가 생기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일까지 벌어졌다. 어찌되었던 높은 교육열의 결과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도약을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런데 쌓아가는 부로 인해 인간은 삶의 보람을 느끼고 더욱 행복하게 살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제학자 이스털린은 빈곤국과 부유한 국가, 그리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국가 등 30개 국가의 행복도를 연구했는데, 소득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소득수준과 행복도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히려 쌓아온 부로 인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이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인가?

이와 관련해서 허드슨 연구소의 허만 칸 박사는 1978년 국제상공회의소에 제출한 ‘제4의 물결’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허만 칸 박사는 ‘제4의 물결’에서 미래에는 인간의 경제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물결로 인간 활동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게 되고 인간의 삶의 질과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 예견했다. 다가오는 사회는 이웃이나 사회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시대가 될 것이며,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섬기며 봉사하며 사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는 자아실현은 인간의 욕구 중에서 최고 단계의 욕구라고 말한다. 그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 애정과 소속에 대한 욕구, 자기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다섯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인간은 앞의 4단계의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마지막 단계에서는 타인과 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자아를 실현시켜 나가며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허만 칸 박사가 예견하고 있는 제4의 물결은 이와 같은 인간의 자아실현이 삶을 통해 구체화되는 사회다. 제4의 물결의 시대는 경제적 효용을 추구하기보다는 섬김을 통해 삶의 질과 가치를 높여나가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이 물결을 받아들이고 순응해 보다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켜 나갈 때, 그 나라와 그 국민들의 삶의 가치와 질은 높아질 것이다.

허만 칸 박사가 25년 전에 예견한 제4의 물결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시키고, 그동안 갈고닦은 재능을 기부하고, 자원 봉사하는 활동을 통해 자기실현을 구현하며 행복을 극대화시켜나가는 물결이 많은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경제적 가치와 효용성을 중시하는 물결에 휩싸여 자기중심의 삶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조차 학생들이 특정한 학생을 왕따 시키고, 자식을 훈계한 선생님을 부모가 교실까지 찾아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모욕을 주고, 선생님이 조금만 흠집이 있어도 학생들이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으로 세상에 알려버린다. 부를 추구하는 탐욕의 그늘에서 인간의 행복이 파괴되어 가고 있는 서글픈 모습들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어느새 우리사회의 곳곳에도 삶의 질과 가치를 지향하는 제4의 물결이 스며들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허만 칸 박사의 ‘제4의 물결’도 따지고 보면 새로운 것이 아니다. 경제적 가치와 효용성을 중시하며 부를 축적해 나가는 과거의 물결들이 인간의 탐욕에서 시작되었다면, 섬김을 통해 자신과 이웃의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 제4의 물결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탐욕은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과 같아 그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서 시작된 사랑과 섬김은 추구할수록 행복과 기쁨이 더욱 충만하게 된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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