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품어 세상으로 내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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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품어 세상으로 내보내자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3.06.18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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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폭력도 다시 보자, 학교폭력② - 학교와 교회, 그리고 학교폭력

학교폭력의 실태 점검과 교육방안 논의가 이뤄지면서 학교폭력 근절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이 세워지고 있다. 또한 학교 안팎으로 예방교육의 활성화로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 또한 높아지고 있다. 교회가 학교폭력에 있어 선한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는지 대책을 제시한다.

학교폭력이란 말이 진부해져가고 있다. 더 이상 충격적인 말이 아닌 일반적 학교폭력. 사람들의 상식 선에서도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학교폭력, 청소년 폭력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다는 것. 이는 학교폭력이 사회 속에 암세포처럼 잠재하게 만들어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게 만든다.

학교폭력은 그 피해를 입은 학생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학교에도 커다란 상처를 입히고 지역사회와 더 나아가 큰 의미에서 건강한 사회에 손상을 가져온다. 때문에 이제는 근본적으로 상식화된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의 틀을 바꾸고 더불어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학교 폭력의 최대 피해자이자 직접폭력의 대상이 되는 피해자의 경우, 실질적으로 학교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간의 직접해결로 이뤄지면서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대결구도가 생기기도 한다. 결국 폭력사건은 학교, 학생들 간에 발생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결은 외부 기관에 맡겨지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 당사자들 간의 험악한 법적싸움으로 번지는 것이 다반사다.

그렇다면 법적해결은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줄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가해학생은 학교폭력 처리과정에서 어떤 대우를 받으며 어떤 교훈을 얻을까? 이 또한 긍정적인 영향보다 나쁜 행동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역효과를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평화교육훈련 이재영 원장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현실 자체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학교폭력과 청소년 범죄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회복적 정의 프로그램으로 우리의 현실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 안에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는 피해의 당사자들에게 공공의 적이 된다.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 모두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와 교사의 책임을 묻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학교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중립적인 위치로써의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 조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학교폭력의 문제는 가정의 문제이자 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문제다. 또한 학교와 가정을 아우르는 지역사회의 문제다. 지역사회를 품는 교회가 ‘성경적 회복과 치유’의 관점에서 학교폭력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참여해 지역의 학교와 유기적 연대를 이뤄가는 교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교육청과 협력하거나 교회 안에 학교폭력 피해자지원센터를 운영해 교회 내 자원봉사자들에게 학교폭력예방 전문화 교육을 실시하고, 이들이 학급단위로 폭력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회가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모델이 될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품는 교회가 될 수 있다.

또한 학생 뿐 아니라 교사들의 사기를 돋구는 프로그램도 요구된다. 최근 교권 침해 사건으로 교사가 교육자의 자부심과 책무를 포기하고 지식전달자로서만 기능하는 일이 많다. 교회가 학교와 MOU를 체결해 회복적 정의에 기초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사들의 회복을 도와 다시금 교육에 대한 열정과 제자에 대한 사랑을 강화시킨다면 교회가 평화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또한 교사 연수와 학부모 연수를 다양하게 마련해 회복적 정의와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시할 수도 있다. 교회 내의 자발적 학부모 연구나 공부모임은 학교만의 변화가 아닌 가정의 변화까지 만들어 내는 큰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학부모 연수의 경우 크리스천과 비크리스천을 떠나 함께 삶을 나누고, 하나님께서 부모들에게 주신 목적과 약속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성경에 기초한 가르침을 통해서 자녀교육을 도와주고, 모임으로 학부모들이 교회에 적극적으로 올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한 학부모 모임의 형태는 기도팀 형식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회복적 대화모임을 교회가 주최하는 것도 좋다.

피해자와 가해자, 학교관계자, 보호자 등 학생과 학부모, 담임교사는 물론 사법부 관계자까지 함께 참여해 ‘비폭력 대화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피해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주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해 대응할 필요가 없으며 △가해자에게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고칠 수 있고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자발적 책임감을 갖게 만들 수 있다. 또한 △해당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 체계적인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학교, 지역사회와 교회간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내용이 생산된다. 이는 △소모적이고 고비용이 드는 소송과정을 자연스럽게 해결해주며 △공동체성이 강화되는 기회로 발전되기도 한다.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평화감수성 교육도 있다. 학생들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 비난, 죄책감을 주는 것이 아닌, 내면의 힘을 길러주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자발적 책임을 지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이 초점이다.

회복적생활교육연구회 박숙영 대표는 “실제로 폭력을 행하는 많은 학생들을 살펴보면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자존감이 낮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처벌과 비난으로 자책과 죄책감을 심어주는 방식은 더욱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으로 건강한 정서적 회복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는 평화롭게 행동할 수 있게하는 도움이 필요하다. 민간 기업, 시설에서도 현재 훈련된 조정 전문가 또는 중재 전문가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 부분을 교회가 책임지고 사회의 변화에 따라 중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을 한다면 학교의 평화는 물론 교회가 사회를 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학교폭력은 교회에게 사회적 책임을 갖게하는 도전과 과제를 안겨준다. 다음세대를 이끌어 갈 교회는 사회와 교육의 본질적 회복을 위해 학교폭력 문제 해결은 포기해서는 안 될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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