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미래 선교 키워드,‘문화’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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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미래 선교 키워드,‘문화’를 조명한다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3.05.1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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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통합 문화법인 ‘허브’, 문화 이음과 나눔 사업으로 비전 제시

▲ 예장 통합 총회는 시대의 문화목회 트렌드와 현장에서의 문화목회를 나누기 위해 지금까지 총 2회 문화목회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운영 및 개최의 중심에는 문화 법인 허브가 있다. <사진제공:문화법인 허브>

문화선교의 중요 관건은 ‘전문화된 인력’ 양성에 있어
문화 콜로키엄·문화목회간담회·꿈 통프로젝트 등 진행

21세기 사회를 만들어갈 사회키워드 중 하나로 불리는 ‘문화’. 오늘날 교회는 미래를 열어갈 문화 사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예장 통합 총회는 지난 2008년 산하에 독립채산부설기구로 문화법인 허브를 만들었다. 그리고 2011년 제96차 총회를 통해 전국 125개 노회 내에 문화사역위원회 및 문화사역담당자 지정에 관한 청원의 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총회 산하 26개 노회에는 문화사역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이렇듯 예장 통합 총회가 다른 교단에 앞서 문화목회와 선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법인 ‘허브’ 사무국장 손은희 목사는 이와 관련 “문화는 아이에서 어른까지 전 세대가 공감하는 것으로 문화체험과 예술은 이제 문화목회와 떨어질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복지가 전문분야로서 오늘날 기독교 선교의 한 축을 형성한 것 같이 문화도 사회 핵심 코드로 떠오를 날이 머지않았다”고 예측했다.

현재 문화 선교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 예장 통합 총회의 계획 중심에는 문화법인 ‘허브’가 그 한 축을 감당하고 있다. 미래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선교의 한 축으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허브를 방문했다.

▲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인 문화목회 간담회를 통해서는 국내 문화 예술의 대가를 초청해 50여 명의 목회자와 함께 매년 문화적 공간에서 문화적 감각을 키우고 있다. <사진제공:문화법인 허브>

# 왜 ‘문화’인가
예장 통합 총회가 독립상설기구로 허브를 창설하고 일반 문화사역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중 하나는 문화 관련 전문자격증이 국가 차원에서 시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거 사회복지사 자격증이나 청소년지도자 자격증이 오늘날 국가 주요 사회복지기관장이나 청소년기관장의 필수 요건이 된 것처럼 떠오르는 문화 분야도 같은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혜안 때문이었다.

문화법인 허브 손은희 목사는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은 이미 시행되고 있고, 논의 중에 있는 문화복지사 자격증도 국가에서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 문화 사역자 간에는 두 자격증을 대상으로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회복지 및 청소년지도자 전문인력 양성 미흡으로 주요 기관장에 천주교와 불교, 원불교 인력이 포진해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기독교도 이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목사는 “가톨릭재단이나 불교문화사업단은 문화 관련 예산이 100억 원에서 4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종교 차원에서 어떻게 문화와의 접점을 찾을지 계속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 복지 시설이 국가 위탁으로 운영될 경우 기관장에 자격증을 가진 목회자가 배치될 수 있다는 것. 문화 목회사역자의 필요성을 절감한 데는 이런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문화 관련 하드웨어를 마련하고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인력을 미리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문화예술교육사는 국가 자격증을 이미 시행했고, 전국 12개 학교에 관련 교육과정이 설립된 상황”이라며 “내년부터는 이 인력이 공식적으로 기관에도 나가게 될 것이다”는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그는 “사회복지가 오늘날 주요 코드가 된 것처럼, 문화복지의 시대도 올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사람부터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법인 허브 관계자들은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며 이에 대비하고 있다.

▲ 문화법인 허브 사무국장 손은희 목사는 국가 차원에서 문화 관련 하드웨어를 마련하고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인력을 미리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문화법인 ‘허브’가 꿈꾸는 세상
허브는 단어로 관련 분야의 중심지라는 뜻을 갖고 있다. 문화의 중심지이자 문화와 관련된 모든 정보와 자료, 교육, 인력이 네트워크를 이뤄 이곳에 모였다가 다시 퍼져 나간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9층에 자리 잡은 문화법인 허브. 그곳은 성격상 총회 산하 부설기구지만 다른 기구와 달리 ‘자율성'이 보장돼 일반인을 향한 문화 사역을 함께 감당하고 있다. 자율성이 보장된 만큼 총회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간접 지원은 있지만 그만큼 운영자금을 자체 조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상존한다.

이곳에서 운영 프로그램은 ‘문화 이음’ 영역과 ‘문화 나눔’영역으로 나누어진다. 문화이음 영역은 교회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으로 △문화목회 △문화정책 △문화목회 간담회 △문화목회 콜로키엄 △문화예술 네트워크 등이 있다. 또한, 문화나눔 영역은 △꿈꾸는 통 프로젝트 △교회카페 △평생교육원 지원 등으로 나뉜다.

허브의 문화 이음과 나눔은 어떤 계기로 출발하게 되었을까. 손은희 목사는 “문화는 서로 공감하고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으로 교회와 지역사회의 소통구조 형성을 위해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 내 소통의 수평구조를 이루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시행되는 문화목회 포럼은 시대의 문화목회 트렌드와 현장에서의 문화목회를 나누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교단 차원에서 진행되는 문화목회 포럼은 지난해 이어 올해까지 총 2회에 걸쳐 열렸다. 손 목사는 “이미 교단 내에서는 목회자 중심으로 그 필요성에 대해 10여 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으로는 문화목회 간담회도 들 수 있는데, 문화 예술의 대가를 초청해 50여 명의 목회자와 함께 문화적 공간에서 문화적 감각을 키우는 시간이다. 지금까지 한국인의 지성 이어령 교수를 비롯해 김성호 박사, 서울시립미술관 최승훈 학예 연구부장 등이 서울 필동 ‘한국의 집’과 명동 ‘문학의 집’에서 강연을 했다. 손 목사는 이는 문화가 목회와 만나는 접점으로 문학, 미술, 음악과 목회가 다양한 접촉점을 찾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예장 통합 문화법인이 함께 주최하는 문화목회 콜로키엄을 통해 통합 총회는 5년 내 100명의 문화목회 사역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사진제공:문화법인 허브>

진행해 온 문화목회 콜로키엄 과정에도 시선을 둘 필요가 있다. 문화목회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만큼 교회 내 전문 문화목회자가 필요하다는 것. 올해로 2회째 진행된 문화목회 콜로키엄은 매년 15명씩 교육해 5년 내 100여 명의 전문 문화목회사역자를 총회 내에 키워낼 계획이다. 지난해는 12주, 올해는 8주간 진행된 강좌는 △신학 △인문학 △목회 △지역탐방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월요일마다 강의 2시간, 토론 1시간 과정으로 진행해왔다.

문화법인 허브가 나눔의 차원에서 집중한 프로그램으로는 ‘꿈꾸는 통 프로젝트’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명소를 과거ㆍ현재ㆍ미래로 연결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역사탐방 △지역명소 방문 △연극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즌1 낙산 프로그램은 서울성곽에서 출발해 이화 벽화마을, 대학로 공연 등의 시간으로 구성돼 총 7차에 걸쳐 진행됐다.

시즌2 경복궁 프로그램은 경복궁에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전시관, 교보문고, 청계천 산책로, 비밥공연 등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꿈통 프로젝트의 또 한 가지 특징은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대학로 165개 극단에서 선보이는 연극 중 하나를 엄선해 기관관계자와 협의를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연극을 볼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가한 청소년 중 모니터링 자료를 허브에 제출하면 자원봉사 확인증서가 발급된다. 꿈통 프로젝트의 마지막 특징은 매 시즌 만들어낸 프로그램을 인근 교회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있다.

손은희 목사는 “지방교회에서 서울에 수련회를 오면 하루 일정을 허브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며 프로그램 활용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일례로 오는 7월 30일 주님의교회에서 진행하는 미자립교회 청소년 초청 수련회나 경주제일교회 등에서는 이미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꿈통 프로젝트가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를 대상으로 종교색체가 없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이때 비기독교인의 참석율은 30%에 이른다”며 “사회를 향한 간접선교의 역할도 감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복지가 주요 코드가 된 것처럼 문화복지의 시대도 다가온다”며 “여러 방면에서 이에 대비할 것”을 요청했다.

▲ 문화 나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꿈꾸는 통 프로젝트는 교인뿐만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프로그램의 폭을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꿈통 프로젝트 시즌2 경복궁 편. <사진제공:문화법인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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