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만 의지하라” 는 가르침 백석학원의 밀알 되다
상태바
“성령만 의지하라” 는 가르침 백석학원의 밀알 되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3.05.16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석정신아카데미, 지난 15일 ‘김영철 목사의 삶과 설교’ 출간

장종현 목사 등 제자들 스승의 날 맞아 ‘신앙의 은사’ 기려

스승의 날을 맞아 신앙의 영적 스승을 기리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세상적 성공을 기준으로 멘토를 찾는 시대에 오직 그리스도의 말씀만을 좇아 살며 눈물과 기도로 일평생을 헌신해온 여든의 노 목사가 오늘의 주인공이었다.

백석정신아카데미 주최로 지난 15일 백석아트홀에서 열린 출판 감사예배는 1962년 천안봉명동교회를 담임했던 김영철 목사의 삶과 설교에 주목했다. 봉명동교회에서 5년의 짧은 사역이었지만 그의 말씀과 기도는 많은 제자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백석학원의 씨앗인 ‘무릎신앙’의 가르침을 신학생들에게까지 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천안갈릴리교회 이창준 목사의 사회로 시작된 감사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는 김영철 목사를 ‘성령으로 난 사람’이라고 불렀다. 장 목사는 “성령으로 난 사람은 거듭난 사람을 말한다”며 “참된 신자가 누리는 가장 큰 복이 바로 거듭남”이라고 설명했다. 장 목사는 또 “우리의 믿음과 신학은 영으로 난 것이어야 한다”며 “육신을 지배하고 있는 인간의 죄성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성령으로 거듭나는 삶을 간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죄를 씻어내기 위해 늘 성령과 동행하길 원하며 거듭남의 체험을 전해온 영적 스승 김영철 목사에 대해 소개했다. 성산감리교회 은퇴 목사로 40년 넘게 복음만을 전하며 살아온 김영철 목사(79)는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에게 복음의 씨앗을 심은 ‘영적 아버지’다. 그리고 그가 심은 씨앗이 밀알이 되어 신학교를 세우고 다시 목회자를 배출하는 ‘마르지 않는 샘’으로 솟아나고 있다.

장종현 목사는 “김 목사님은 공허한 이론이 아니라 삶으로 예수님의 생명을 전하고 가르쳐 주셨다”며 “장황한 설교를 하면서도 영적 생명이 없는 많은 목사들과 달리, 자신이 누릴 수 있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을 기꺼이 희생하신 생명의 목회자였다”고 말했다. 세상의 부귀와 영화를 뒤로한 채 오직 기도와 성령운동에 힘써온 목회자였던 것.

장종현 목사는 중학생 시절, 첫 신앙을 심어주고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은사를 기억하며 설교집을 헌정했다. 이 설교집은 백석정신아카데미가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실천하는 목회자들을 찾아내 단행본으로 발간하는 경건총서의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제자들이 김영철 목사를 ‘성령의 사람’으로 부르는 이유는 그가 늘 성령의 역사를 사모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교회는 하나님의 영이 기초가 되어야 하며 성령이 함께 하는 성전이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런 가르침은 장종현 목사가 백석학원을 세우는 토대가 됐고, 신학이 학문에만 머무는 것을 경계하고 살아있는 그리스도를 만나는 신학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개혁주의생명신학’으로 탄생했다.

이날 출간된 ‘김영철 목사의 삶과 설교’에 대해 논찬한 백석대 이경직 교수는 “김영철 목사는 인격이 되도록 생명을 공급하는 장소가 교회라고 강조했고 성령의 능력을 구하며 그 힘으로 악인까지도 품기 위해 애썼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오늘의 시대에 그저 한 교회 목회자에 불과한 김영철 목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평생 불완전한 자신을 채찍질한 삶을 살아왔다는 점을 꼽았다.

이 교수는 “김 목사에 따르면 하나님 말씀 앞에 설 때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불완전하고 더럽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통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며 “하나님 말씀이 내 속을 찔러 쪼갤 때 비록 아프고 고달프지만 그 진실한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변화를 강조하신 분”이라고 전했다. 교회를 왕국으로, 목사 자신을 왕으로 세우는 한국 교회의 현실에 비추어 늘 소박하고 겸손한 삶을 살아온 목회자야말로 신앙의 표상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

이처럼 김 목사는 40년 간 우직하게 목회의 한 길만 걸어왔다. 그는 “간교한 말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종자들이 볼 때 내가 바보 같을지 모르지만 분명 하나님이 나를 보내주실 것을 믿을진대 당신의 힘으로만, 당신의 빛으로만 완전하게 될 날을 기다린다”고 고백해왔다.

그런 김영철 목사에 대해 백석역사관장 허광재 목사는 “모든 사람은 실패자라고 내박쳤으나 그의 생명은 우후죽순처럼 솟아나 그분의 예수생명 홀씨가 백석학원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천안 봉명동교회 제자였던 백석예술대 김기만 총장은 “김영철 목사는 모든 일상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신 분이고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다고 강조하며 눈앞의 이익을 좇지 않고 한평생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몸부림치는 삶을 사셨다”고 회고했다.

설교집 제작에 참여한 백석대학원 교목실장 장동민 교수는 “그의 설교를 읽으며 두 가지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나는 김영철 목사의 삶 자체가 거듭난 영을 가진 사람이 사는 삶이었다는 점. 풍성하고 행복한 삶이 아니라 죄와 끊임없이 투쟁하고 육신을 입은 사람들이 하늘의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준 인간의 삶이었다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또 다른 하나는 신학자와 신학도들이 따라야할 신학의 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김 목사는 교회는 외형적인 것이 아니고 목회자는 학위를 받고 학문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해왔다. 그는 “내 마음의 성전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세속화되고 권력과 야합하는 오늘날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의 성전과 싸워가는 신학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개혁주의 틀이 위대하지만 그 틀의 핵심에 있는 예수님의 생명을 갖는 것이 우리가 추구할 신학의 방향이고 후학들에게 가르쳐야할 내용이라는 것을 깊이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철 목사에 대한 조명은, 평범하지만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만을 전하며 일평생을 하나님의 일에 바쳐온 모든 한국의 목회자들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목회와 삶을 재조명해준 백석정신아카데미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 김영철 목사의 장녀 김옥연 목사(UMC 감독)는 “아버지는 예수님이 심어주신 생수를 길어내는 일을 하셨다. 우물이 더렵혀지지 않도록 청소하고 생수를 길어 나누어주는 역할을 하신 것 같다”며 “그 생수가 내 안에도 있어서 목회를 통해 나누어 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는 “예수님을 통해 백석대가 갈증을 해소하는 생수가 되길 바라며 전 세계에 곳곳에 백석이 가는 어느 곳이나 예수님의 생수가 넘쳐나는 축복이 있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판감사예배는 김영철 목사의 제자들과 천안 봉명동교회 성도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사역한 성산감리교회 성도들이 함께 해 축하 인사를 나눴다.

장종현, 김기만, 이창준 목사 등 봉명동교회 제자들은 스승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가르침을 잊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만 바라보며 남은 일생을 헌신할 것을 약속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