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보다 ‘휴대용 성경’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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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보다 ‘휴대용 성경’ 선호
  • 승인 2002.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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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성경, ××성경, △△성경 등 기독교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요지를 차지하고 소비자와 만나는 것은 성경책. 아가페, 성서원, 대한기독교서회, 두란노, 생명의 말씀사 등 10여 개 업체에서 출시한 성경책들이 대략 50여 종에 달하고, 매년 일정량의 성경책들이 판매되며 기독출판시장의 베스트셀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성경책은 휴대가 간편하고 보기 편한 제품들이다. 성경 본문만 수록된 휴대용 성경책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손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탓에 젊은 크리스천을 중심으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각 출판사도 이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해 책의 부피는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활자는 최대한으로 확대한 성경책을 속속 출간하고 있다.

또한 특정 계층의 소비자를 겨냥한 특성화된 성경책도 눈길을 끈다. 어린이들을 위한 제품으로는 아가페의 ‘쉬운 성경’과 생명의 말씀사가 최근 출시한 ‘어린이 성경’이 있고, 예비 신랑·신부를 포함해 부부들의 지침서로는 기독지혜사의 ‘웨딩성경’이 주목 받고있다.

그밖에 교역자의 설교 도우미 역할을 하는 로고스의 ‘목자성경’과 컬러풀한 디자인으로 젊은층에 사랑을 받는 두란노의 ‘손 안에 비전 성경’ 등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주석과 해설이 빼곡한 성경은 판매가 주춤해진 상태다. 물론 교역자와 신학생들에게는 아직까지 신학자료와 설교자료로 유용하게 이용되는 주석성경의 입지는 견고한 상태다.

성경책은 한 해 중 성탄절이 있는 12월에 판매가 집중된다. 성탄절을 맞아 가족과 친구들에게 성경책을 선물하거나 각 교회에서 단체 구입을 하는 경우가 많아 1년 평균 판매량의 30% 이상이 12월에 편중된다.

일반적으로는 성경책 전문 출판사인 성서원과 아가페가 판매량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소비자의 심리를 읽은 두란노, 기독지혜사 등 후발업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성경책 중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무난하게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성서원 이경호국장은 “평신도가 성경책을 선택할 때 관심있게 봐야 할 것은 활자가 크고 재질이 좋아 눈에 피로감을 덜 주는 제품이어야 한다”며 “방대한 양의 주석보다는 이야기식으로 짤막한 해설이 정리된 성경책이 적당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가격은 1만원에서부터 6만여원선까지 천차만멸이지만 소비자들이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는 2만원에서 3만원선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만년 베스트셀러로 안정적 시장체계를 구축했다는 성경책 시장도 개선돼야 할 사안들이 있다.

출판사들은 각각의 성경책마다 특색이 있다고 열을 올리지만 비슷한 류의 성경책이 너무 많다는 지적을 회피할 수 없다. 각 출판사들이 대한성서공회에 일정액의 판권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시된 각각의 성경책들이 손익분기점을 만족시키려면 최소한 10만 부 이상을 소화해 내야 한다.

그러나 대형 출판사 주력 제품이 아니라면 단기간에 10만 부를 기대하기는 쉽지않은 상황으로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에 자극을 받아 모방해서 여러 종의 성경책을 출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 크리스천 가정이 보유하고 있는 성경책의 재활용 문제다. 성도들의 필요와는 상관없이 성탄절, 추수감사절 등의 절기와 생일, 전도상 등의 명목으로 대부분 성경책을 받는 경우가 많아 각 가정에는 사용하지 않는 성경책이 묶여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경책이 디자인의 차이만 있을 뿐 본문 내용은 큰 변화가 없어 출판사나 서점이 연계한 재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벼룩시장을 통한 저가판매나 일반 시장의 보상판매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필요한 성경책이나 서적으로 교환해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편 대한성서공회의 판권 시효가 끝나는 2010년에는 성경책 시장에 적지않은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판권을 독점했던 대한성서공회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개역개정판 성경 제작에 몰두하고 있지만 예장통합 교단을 제외하고는 개역개정판 성경 사용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1960년대 제작된 성경이 한자가 많고 바뀐 맞춤법이 적용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이런 이유로 똑같은 본문내용의 개역개정판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 지배적으로 향후 진행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김광오기자(kimk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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