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구 필요하나 방법론은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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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기구 필요하나 방법론은 문제있다”
  • 승인 2002.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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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한기총은 서로 다른 사업색깔에도 불구, 중복 가맹 교단이 많아 사실 연합운동 재편과 관련한 입장은 엇비슷하다. 교단장협의회가 주장하는 ‘대표 연합기구’에 대해서도 그렇다.

최근 교회협 백도웅 총무와 한기총 박영률 총무는 교단장협의회 출범을 부담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아직 정식 공문이 (교단장협의회로부터) 접수되지 않아 내부적으로 공식 논의는 없는 상황”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교단 통합 사례를 예로 들어 “신학적인 입장 차이를 그냥 두고 상이한 교단 정치 현안을 처리하지 않은 채 교단통합을 서두른 결과 또 다시 분열되는 악순환을 보였다”면서 기구 통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회협 백도웅 총무는 교단장협의회가 강조하는 ‘대표 연합기구’구성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그 회원 자격 기준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하겠지만) 좀처럼 동의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교단장협에 속한 회원 교단은 현재까지 23개 교단. 이들 교단에 의해 추진되는 기구 통합 대상 교단은 한기총 56개 교단 16개 단체와 교회협 8개 교단이다.

교단장협 23개 교단 중 21개 교단이 최근 총회에서 ‘연합운동 구조개편’을 통과시킨 반면 한기총에 있는 나머지 30여 교단은 공식논의 자체가 되지 않은 상태를 전제하면, 이른바 범 교단 연합체로서의 ‘대표 연합기구’구성은 매우 버거운 일이라는 지적이다.

또 하나, 교회협의 경우 기독교서회와 기독교방송 등 주요 연합기관에 교단들이 이사를 파송하고 있음을 전제로 “교세와 별도로 에큐메니칼운동은 세계교회협의회 회원으로서 그리고 초창기 한국선교에 있어 공헌한 역사성을 기준으로 삼아 이사 파송 규모를 정했다”며 교세를 기준으로 하는 교단장협의회 추진방법은 재고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영률 한기총 총무도 유보적 입장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3~4년 전부터 시작한 교회협과의 교류가 최근 들어 간담회를 통해 분위기 상승을 타고 있는 와중에 해체운운 하는 것은 격려와 칭찬이 필요한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기구 해체 및 통폐합과정에서 필요한 교단간 일치작업, 이른바 신앙·신학일치를 중심으로 한 이념의 일치 작업이 누락된 것에 우려를 보였다.

백도웅 교회협 총무는 “만약 일치연합기구가 새롭게 필요하다면 먼저 장로교, 성결교, 감리교 등 각 교단의 분열 상처가 치유된 다음에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중간 과정이 누락된 조급한 통합 논의는 자제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어쨌든 교회협·한기총 양 기구 실무책임자는 교단장들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위로부터의 명령’은 무리가 있으며 만약 조직 통폐합이 사실화되더라도 충분한 대화기간은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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