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의 이중 멤버십 인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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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이중 멤버십 인정돼야
  • 승인 2002.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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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선교단체와 교단 선교부는 필요에 의해서 서로 협력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초창기에 교단 선교부는 선교사 후보자들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지도할 수 있는 선교지 경험이 있는 인물들을 확보할 수가 없었고, 보다 아쉬운 점은 후보자들을 보낼 수 있는 선교지의 현지 베이스가 없었다. 그래서 상당수의 선교 후보자들은 오랜 역사와 선교 인프라를 가진 국제 선교단체를 통해 나갔다. 이 때 교단 선교부들은 어쩔 수 없이 회원 선교사들이 국제 선교단체나 초교파 선교단체에서 이중 회원 자격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런 점에서 교단 선교부들은 선교인력을 선교단체에 세컨딩(seconding)해 줌으로써 협력해 왔다고 말할 수가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요 교단 선교부에는 선교지 경험을 충분히 쌓은 선임 선교사나 국제 선교단체에서 사역하던 선교사들이 행정 실무를 맡기 위해 들어오면서 회원 선교사들이 타 선교단체의 회원이 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이미 선교사역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새로 교단 선교부로 지원하는 후보자들은 회원 자격을 하나로 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가 경쟁 관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다. 이런 긴장 관계는 앞으로 더욱 심화되고 뚜렷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선교단체와 교단 선교부가 협력할 일은 없어지는가? 그렇지는 않다. 사안별로 협력할 일은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태국의 경우 신규 선교사 비자를 얻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오래 전에 그곳에서 사역해오던 선교단체들은 일정 분량의 선교사 비자 쿼터를 확보하고 있으나 신임 선교사들의 숫자에 비해 은퇴하는 선교사들이 많아 태국 정부가 허락한 비자 쿼터가 남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교단 선교부는 후보자를 선교단체를 통해 보냄으로써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 사역을 할 수가 있다.

때로는 교단 선교부가 갖고 있지 못한 전문 영역이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선교단체와는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성경 번역의 경우는 성경번역선교회(WBT, 우리나라에는 GBT로 되어 있음)와 협력하고, 항공 선교의 경우는 이 일을 오랫동안 해온 항공선교회와 협력 관계를 맺고 함께 사역하는 것이 시행 착오 및 중복 투자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게 만든다.

특히 해외선교의 경우는 협력 관계를 통해 인력 및 재정의 낭비를 줄이고,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영역이므로 서로의 장점과 은사를 인정하고 겸손히 보다 신속한 세계복음화를 위해 손잡고 일할 수 있어야 하겠다.

유기남선교사<알타이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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