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교육과정은 ‘실천’이 제일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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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육과정은 ‘실천’이 제일 중요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3.04.1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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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학교 리더를 만나다 <하>

교육과정이란 일반적으로 가르쳐야 할 내용이나 교수요목이다. 그리고 포괄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면 학습하는 이들이 보다 바람직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해 숙고하고 결정해 이를 전문적으로 계획하고 실천, 반성하는 총체적인 과정이다.

기독교 학교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이해하고, 바른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책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학습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이다. 때문에 교육공동체는 지향해야 할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비전을 함께 세우고 공유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성경적 관점에서 볼 때 가치 있는 지식(내용)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책임적인 삶과 행함을 가꾸고 연습할 수 있는 학습활동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교육과정을 만들어 가야 한다. <편집자 주>

자체 개발 교과서는 필수가 아닌 선택
해외 네트워크 통한 ‘상부상조’가 큰 도움

박상진(이하 박): 기독교 학교는 일반학교와 어떻게 교육과정이 다른가?

정승관(이하 풀무): 일반학교와 기독교 학교 교육과정의 차이는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가르치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풀무학교는 아침에 강당에서 예배를 드린다. 예배는 아이들이 진행하고 선생님들은 참석만 한다. 전교생이 매일 돌아가면서 1명씩 사회를 보며 하루에 성경 1장씩 윤독한다. 3년을 하면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볼 수 있다. 선생님들은 전혀 코멘트를 하지 않는다. 성경을 읽어 보는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기독 동아리로 기도 동아리, 성서 동아리, 주전자(주를 전하는 자들) 동아리도 있다. 때때로 각각 정기공연을 하거나 12월 연말에 찬양의 밤을 연다.

정기원(이하 밀알): 사실 일반학교와 과목에 있어서 크게 다른점은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교육내용에 있어서 일반학교는 철저히 인본주의적 관점이라면 기독교 학교는 철저하게 기독교적 관점에서 가르친다. 과학 실험을 똑같이 하더라도 일반학교에서는 원리를 알고 법칙을 발견하는데, 우리는 그 안에서 하나님을 발견하려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교육내용의 구성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과목 제목만 다르게 부를 뿐 실제 배우는 내용들은 일반 교육과정의 목표에 준해서 가르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기독교적 관점에 입각해 있다.

박: 학교에서 자체 개발한 교육과정도 있는지?

풀무: ‘문화시간’이라는 특강 시간이 있다. 목요일마다 하는데 다양한 분들이 와서 강의를 해주신다. 특강 강사 선정은 학교에서 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원해서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직접 강사를 모시면 강사비를 많이 못 드려도 꽤 유명한 분들이 와주신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늘 가르쳐 주지만,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것이 아이들에게 도전이 돼서 진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이 된다.

방과후 활동을 통해서도 교육적 활동이 활발하다. 전일제 학교이기 때문에 기숙사 활동, 동아리 활동 등 거의 모든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유영업(이하 샘물): 샘물학교 경우에는 일반학교 교육과정을 쓰지 않고 자체 개발한 교육과정을 사용한다. 미국 교재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해 나름대로 고생은 많이 했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워낙 경험이 없어서인지 쉽지 않다.

신기영(이하 지구촌): 지구촌고등학교는 자율학교이기 때문에 특성화 교육과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일반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과목들이 있다. 한 예로 ‘문화소통’과 ‘기독교세계관’이다. 이번에 ‘마지막 강의’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것을 기독교적으로 재구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3학년 학생들과 그 내용으로 수업을 했다. 학년별 ‘주제특강’도 있다. 또 학교에서 개발한 자체 교육과정은 음악, 성경(1학년)이 있고 나머지 교과는 국정 교과서를 기독교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우리 교육과정은 선생님들이 자기 훈련의 분량, 실천의 분량대로 계속 기독교적 가르침으로 회복시켜 수업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보기엔 같아 보여도 내용은 분명히 다르다.

밀알: 우리 학교는 자체 개발한 교육과정으로 교과서도 새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자체 개발 교과서가 꼭 필요할까라는 의문도 있다. 정부에서 만들어 준 교과서도 하나의 참고자료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 과학 교과서로 실험을 하더라도 관점을 분명히 하면서 하나님을 어떻게 발견할 것이며,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 것인지, 또 일반 국어 교과서로 수업을 하더라도 우리가 하나님을 어떻게 찬양할 수 있을지, 또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표현을 통해 대화할지에 대한 관점을 지니고 가르치면 된다고 본다.

박: 국제화 시대에 세계화 교육의 일환으로 해외 학교들과 연계한 교육과정 운영도 많이 시도되고 있다. 해외 학교들과 협력 네트워크가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풀무: 해외 학교 네트워크는 일본에 자매학교가 4개 정도 있다. 그 학교들은 대개 기독교 정신을 기초로 한다. 그 학교 아이들은 해마다 풀무학교에 온다. 우리는 일본이 일제 강점기 동안 한국에 행한 것들을 보여 주기 위해 나눔의 집이나 독립기념관을 방문한다. 일본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굉장히 충격을 받는다. 마지막에는 풀무학교에 와서 아이들과 2박 3일 정도 같이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다. 또 농업 교류를 하고 있는 학교도 있다.

지구촌: 지구촌학교는 1980년대부터 각 나라마다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해외학교와 자매학교 결연을 맺을 때 중요한 것은 학교와 학교 간의 관계가 아니다. 학교의 지도자와 지도자 간의 개인적 관계가 중요하다. 학교의 총장이 바뀌면 협력 관계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 철저히 개인의 동역 의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총장이나 교장이 바뀌면 안 된다. 이것이 가장 핵심이다.

기독교 학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간을 기르고자 하는 교육과정이 아니다. 다양한 경험이나 스스로 학습도 아니다. 기독교 학교가 지향해야 할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하나님에 의해 창조 세계에 부여된 질서와 의미를 발견하고 문화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주신 달란트와 소명을 계발해 세상 속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기독교 교육과정 개발은 이러한 방향을 가지고 교육실천을 바꿔가는 방안들을 실현해 가는 것이다.

교재의 개발도 아니다. 교육내용과 교육과정 설계에 대한 새로운 시대사회적 요구들을 반영하고 기독교적 교육과정 철학을 담아 교육을 실현할 교육과정이다. 때문에 교육과정 설계의 기본구조와 원리를 제시하는 교육과정 코디네이터와 같은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의 수업을 날마다 감당해야 하는 교사들이 매번 수업 지도안을 개발하고 가르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현 기독교사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서로 도와주고, 경험이 많은 교사들은 더 협력하는 것이 기독교 학교 교육의 실천을 위해 필요하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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