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라도 한국교회는 말의 표현적 습관이라면 바로 잡아야 하고, 인식의 착오라면 바르게 이해하여야 하는데 혹 노파심으로 추측하면 마치 ꡒ성령님ꡓ은 하나님과 예수님의 보조적인 위격(位格)으로 인식하거나 신인(神人)사이의 주권적 사역자가 아닌 보좌적 또는 고용적 사역으로 성령님의 구속사적 직무개념을 오해한 데서 표현되는 것은 아닌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선교 초기부터 선교사를 포함한 모든 지도자들이 ꡒ성령님ꡓ이라고 호칭의 모범을 세웠더라면 의당히 모든 기독인들은 ꡒ성령ꡓ이라는 비공대적 표현의 무례한 습관은 있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이는 성경에서도 180여 곳에 ꡒ성령ꡓ으로만 기록되었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 경우는 다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하향(下向)적인 계시의 어문적인 특성을 가진 문자계시로서 사무적이며 공론적이고 객관적 기술이기 때문에 한글 번역에서 윤리적인 표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고 한글 어문체계상의 개념적 요소 중심으로 기술함으로써 주개념(主槪念)이 없는 허사(虛辭)인 존칭 접미사 ꡒ님ꡓ자의 음절을 부서(附書)하지 않았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찬송가와 복음송 가사의 경우는 성경과는 같을 수가 없다. 찬송가 가사는 인간 편에서 하나님께로의 상향(上向)적인 표현이므로 ꡒ성령ꡓ이라는 칭호는 ꡒ성령님ꡓ으로 표현하여 악률(樂律)상의 음보(音步)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찬송가 30여 장 가사의 군데 군데 ꡒ성령ꡓ, ꡒ성령이ꡓ, ꡒ성령의ꡓ, ꡒ성령이여ꡓ로 표현되어 ꡒ님ꡓ자가 생략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기도말씀 같은 경배적 신앙행위는 성령님을 직접 호칭하는 고백적 대화인데 ꡒ님ꡓ자를 생략하는 것은 중대한 무례이며 착오이다.
그런고로 한국교회는 (모든 교회가 전부는 아니지만) 성령님을 성령이라는 존재론적으로, 어떤 사물인 것처럼 지칭하지 말고 ꡒ성령님ꡓ이라는 관계적이고 인격적인 호칭을 하여 본체론적 삼위일체의 성령 하나님을 공식적 표현으로 갱신하여야 하겠다. 김석한<기독신학 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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