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연주로 ‘예수 고난을’, 오직 합창으로 ‘예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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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연주로 ‘예수 고난을’, 오직 합창으로 ‘예수 사랑을’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3.03.1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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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作 교회음악의 백미를 맛보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이 들려주는 예수 고난의 의미
오는 24일 주일부터 시작되는 고난주간. 예수님이 로마군에 붙잡혀 빌라도의 재판을 거쳐 십자가에서 사형을 받기까지 지상에서 겪은 고난을 기억하고, 동참하는 한 주간이다. 수난주간(受難週間)이라고도 한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모테트합창단이 오는 26일 ‘모차르트의 숨겨진 보물들’을 부제로 제89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모차르트의 합창곡 가운데 ‘숨겨져 있던 보물’(Hidden Treasures of W. A. Mozart)과 같은 명곡들을 소개하는 음악회다. 모차르트가 12세에 작곡한 수난과 음렬을 반복 사용해 형상화된 십자가의 모양을 보여주는 미사곡 등 모차르트의 깊은 신앙심으로 고난주간을 묵상해보는 건 어떨까.

서울모테트합창단(지휘:박치용)은 모차르트의 합창곡 중에서 ‘숨겨져 있던 보물’과 같은 명곡들을 소개하고자 이번 연주를 기획했다. 1부에서 모차르트가 12살에 작곡한 수난 칸타타인 ‘Grabmusik KV 42’(무덤의 음악)과 ‘Litaniae KV 243’(성만찬을 위한 교독 기도)를 연주하고 2부에서는 ‘Missa in C KV 257’(부제 Credo Missa, 신앙고백 미사)와 소품들을 연주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차르트의 많은 곡들과 달리 제목조차 생소한 이 곡들은 굉장히 아름다운 곡이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무덤의 음악’은 모차르트가 12살의 나이에 작곡했고 삶, 죽음, 내세에 대한 깊은 신앙심을 엿볼수 있으며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바하(J. S. Bach)의 칸타타를 느낄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성만찬을 위한 교독 기도’(Litaniae)는 특별히 성례전을 위해 작곡됐다. 이 곡은 기악 협주곡과 같은 뛰어난 기교를 요구하는 솔로곡과 합창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테너 아리아를 맛볼 수 있는 솔로곡이 함께 이뤄져있다. 또 음악적 깊이와 전통적인 화성기법, 대위법적 능력이 모차르트의 ‘레퀴엠’에 비견되는 진지하고 경건한 곡으로 교회음악의 백미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모차르트의 미사라고 하면 대관식 미사와 다수의 작은 미사(Missa brevis)를 알고 있다. 하지만 ‘성만찬을 위한 교독 기도’(Litaniae)는 대관식 미사의 장엄함과 작은 미사(Missa brevis)의 섬세함을 적절히 조화해냈다. 다소 긴 악장으로 구성된 신앙고백(Credo)부분은 탁월한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잘 드러난 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모테트합창단 김형수 부단장은 “‘Credo’라는 단어와 음렬을 반복 사용해서 형상화된 십자가 모양을 보여주는 워드 페인팅(Word painting)기법을 확실히 보여주는 곡”이라며 “그 제목만으로도 궁금해지고 기대되는 연주”라고 설명했다. 볼 수 있는 음악이라는 뜻으로 아이 뮤직(eye music)이라고도 불리는 워드 페인팅은 그림을 그리듯 가사를 표현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를 들면 가사에 강세가 있는 곳에 악센트(accent)를 주고 가사에서 문장이 끝나면 음악의 문장도 끝나도록 작곡하는 기법이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 들어볼 수 있는 ‘Missa in C KV 257’(부제 Credo Missa, 신앙고백 미사)에서 이 기법을 볼 수 있다. 신앙고백(Credo) 부분을 반복하고 파트별로 엇갈리게해 십자가의 형상을 표현했다.

서울모테트합창단 단장 및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박치용 씨.


이번 연주는 박치용(서울모테트합창단 단장 및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소프라노 박지현(성신여대 교수), 알토 류현수(한세대 교수), 테너 최상호(한예종 교수), 베이스 박흥우(한양대, 중앙대 출강), 오케스트라에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한편, 맑고 깨끗한 울림, 정제된 화음, 깊이 있는 음악으로 순수합창의 진수를 선보이며 최고수준의 합창단으로 평가받아 온 서울모테트합창단은 1989년 지휘자 박치용과 합창음악에 열정을 지닌 음악가들에 의해서 창단되었다.

변함없는 연주로 창단 24주년을 맞은 서울모테트합창단은 국내 합창음악계에서 음악뿐만이 아니라 내용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민간합창단으로 성장했다. 2013년 현재 정기연주 88회, 초청연주, 해외연주, 지방연주 및 방송출연 등 900여 회의 경이적인 연주기록은 합창단의 성실함과 음악적 열정의 성과다.

특히 2002년, 2005년 독일순회연주회를 통해 세계적수준의 합창단으로 성장함은 물론 2002년 6월 평양연주(6•15 남북공동성명 2주년 기념연주), 2005통영국제음악제에서의 공연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았다. 2011년, 2012년에는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초청되어 모차르트 ‘레퀴엠’과 하이든 ‘천지창조’를 연주해 호평과 함께 극찬을 받아 한국합창음악의 위상을 드높였다. 200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예술상 음악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같은해 10월 제6회 ‘게일문화상’을 수상, 2011년 제6회 ‘대원음악상 연주상', 2005년 ‘37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음악부문 대통령상’등을 수상했다.

이번 제89회 정기공연은 R석 10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B석 2만 원, C석 1만 원(청소년석)이며 티켓문의 및 예매는 서울모테트합창단 홈페이지(www.seoulmotet.com)나 SAC티켓 (www.sacticket.co.kr), 나눔티켓 (www.nanumticket.or.kr)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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