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도 교회 세우고 성도 다스리는 ‘목양’ 감당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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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도 교회 세우고 성도 다스리는 ‘목양’ 감당해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1.0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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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기획 / 건강한 교회 위한 제직의 역할과 사명 ① 장로

▲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해서는 제직들의 헌신과 희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목회를 새롭게 시작하는 새해가 되면 각 교회와 기관에서 제직의 역할과 사명을 강조하는 훈련 및 세미나를 다양하게 실시한다.
목사와의 긴장ㆍ갈등관계 벗어나 목회 동역자로서의 협력 필요
행정과 치리 넘어 섬김과 봉사로 교인들의 영적생활에 관여해야

2013년 새해를 맞아 대다수 교회들이 ‘제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교회의 건강한 성숙과 부흥을 위해 제직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직은 교회를 섬기기 위해 세워진 일꾼이다. 제직 중 목사와 장로, 안수집사, 권사는 항존직으로, 전도사와 서리집사는 보통 임시직이라 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목사와 전도사는 교역자로, 장로와 권사, 안수집사, 서리집사를 제직이라고 부른다. 건강한 교회는 목사 한 사람의 헌신과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직들이 담임목사의 목회방침에 따라 예배를 비롯해 재정 및 새신자 관리, 전도, 심방, 교육, 봉사 등 교회의 다양한 사역 현장에서 각각의 은사를 적극적으로 발휘할 때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지는 것이다. 새해를 맞아 바른 목회,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가는 제직들의 바람직한 자세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배, 전도(선교), 교육, 봉사 등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수행하는 사역자로 부름 받았다. 교회 내 다양한 직제와 직분이 존재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특권이며 동시에 책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 교회 안에서 직제와 직분의 권력화 및 계급화로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수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목사와 장로 사이의 갈등과 긴장관계는 다양한 교회 분쟁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장로가 교회 안에서 대접 받고 권세를 부리는 ‘관료화’, 교회 전체의 유익보다는 장로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집단 이기주의’, 교회를 치리하기보다는 목사를 견제하고,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권력 지향’ 등의 문제는 목사와 장로 사이에 지속적인 갈등을 유발시키며, 교회 부흥을 가로 막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승호 교수(영남신대)는 “목사와 장로 사이의 긴장관계는 교회 규모에 상관없이 한국 교회 내에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목사와 장로는 긴장이나 갈등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나아가 교회 공동체를 조직하고 관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목사와 장로의 직무
장로교 헌법에는 주로 두 종류의 장로에 대해 설명한다. 보통 ‘설교와 치리를 겸한 자를 목사라 하고, 치리만 하는 자를 장로라 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목사의 직무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교훈하며, 성례를 거행하고, 교인을 축복하며, 장로와 협력해 치리권을 행사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장로의 직무는 ‘교회의 택함을 받고 치리회원이 돼 목사와 협력해 행정과 권징을 관리하며, 교인들이 교리를 오해하거나 도덕적으로 부패하지 않도록 권면해 회개하지 않는 자가 있으면 당회에 보고한다’로 규정해 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목사의 직무는 말씀선포, 성례전 거행, 축복, 치리권 행사로 볼 수 있으며, 장로의 직무는 목사와 협력해 행하는 전반적인 교회 행정과 치리권, 교인들의 영적문제 발생시 당회에 보고하는 업무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목사와 장로 사이의 직무 이해에 있어서 가장 논쟁적인 부분 중 하나는 행정의 직무에 대한 것이다. ‘행정과 권징’의 직무는 목사와 장로가 협력해 수행해야 할 직무이지만 이 부분에서 목사와 장로가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면서 다양한 문제를 양산해내고 있다.

김승호 교수는 “행정의 직무, 교역자 청빙 등과 관련된 인사 문제, 예산 편성과 집행, 목회활동비 등과 관련된 재정 문제에 있어서 목사와 장로 간 갈등이 심각하다”며 “목사와 장로는 각자의 직무를 분명히 인식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으로 대화하면서 관계를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교회 내 장로의 위치와 역할
그렇다면 장로들은 교회 내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까. 이형기 박사(장신대 명예교수)는 “장로는 직분의 서열화, 계급화에서 벗어나 목사와 협력해 치리와 행정을 담당하면서, 교회의 영적 관계를 살피고, 교인을 심방, 위로, 교훈하며, 권면하는 직무를 감당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장로는 우선적으로 ‘치리권’을 내세워 목사를 주관해서는 안된다. 장로(Elder)는 목사(Pastor)와는 달리 교인의 대의자다. 즉, 장로는 본래 선지자, 제사장, 왕의 직분이나 사도나 목사의 직분하고는 뚜렷이 구분되는 대의직이며 의회직이다.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직분이 아니라 교인들로부터 선출되는 직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의 치리에 관여하되 당회 내에서만 수행해야 하며, 당회장인 목사 없이 치리나 각종 재판을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다. 무엇보다 목사를 주관하려는 행동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로는 목사를 임직, 위임할 수 없다. 개교회에서 오랫동안 시무한 장로가 목사를 보내고 맞이하는데 실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장로를 목사를 주관하는 직분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이다.

또한 장로는 목사를 바로잡거나 목회 선상에서 조언을 하거나 감독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목사의 목회를 보조하는 직분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장로의 역할이 무조건 목사를 보좌하는 것으로 한정해서는 안된다. 목사와 함께 치리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 목사가 절대 권력의 유혹에 빠지거나 성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면 목사를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

교회 내 파벌을 만드는 행위도 해서는 안된다. 장로는 목사와 교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장로는 목사보다 동료 장로들과 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 장로들과 연합해 맘에 들지 않는 목사를 좇아낸다든지, 목사의 편에 서서 목사를 대변하는 것도 안된다. 사실 장로들이 한 마음이 된다면 목사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교회는 건강한 영적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다.

# 장로의 본질적 사명
성경이 말하는 장로의 본질은 ‘목양’에 가깝다. 칼빈도 기능적인 영역에서 목사와 장로의 차이점을 강조하지만 역할과 사명 부분에 있어서는 목사와 협력해 성도의 신앙생활을 돌보며 다스리는 목양에 그 본질을 두고 있다.

은준관 박사(실천신대 총장)는 “장로의 직무는 치리와 섬김과 봉사를 기본적으로 감당해야 한다”며 “이는 목회적이고 치유적이어야 한다. 곧, 장로의 본질은 단순히 행정 사역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를 돌보고 목양하는 사역도 함께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홍준 목사(호산나교회 원로)는 “신약성경은 교역자와 치리장로를 구별하지 않고 모두 장로들이라고 불렀다”며 “장로들은 당회에서 결정, 곧 치리만 하고 성도를 위해 교육과 봉사를 하지 않는다면 장로의 직무를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장로는 목사와 함께 성도들을 가르치고, 심방하며 권면하고, 또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경계하고 책망하는 일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목양의 책임이 장로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목사가 기도와 말씀 준비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인들을 위로하고 살피고 간호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즉, 장로 본연의 직무는 목사와 함께 교회의 영적 상황과 교리, 도덕적인 문제를 취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로가 이러한 본연의 직무보다는 집사들의 직무인 신자들의 육신과 물질적 문제와 관련된 일을 직접 하거나 집사들의 일을 감독하고, 심지어 지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문제다.

최 목사는 “그 결과 집사의 직무와 사역이 축소될 뿐 아니라 장로와 집사 사이를 수직적 계급 관계로 인식하고, 집사 직분을 장로 직분에 이르는 과정으로 오해하는 풍조까지 생기게 됐다”며 “장로들이 본연의 직무에 충실히 임할 때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장로는 교회를 다스리고 돌아보는 일이 목사에게 국한된 직무가 아님을 기억하고, 목사의 다양한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역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특히 목사와의 문제는 대부분 신뢰가 깨질 때 발생하는 만큼 목사를 신뢰하고 존중하되, 목사도 목사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실수도 하고 인격적 결함이 드러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부족한 점을 사랑으로 감싸주려는 자세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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