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종교적 용어의 옷 입은 '신정일치'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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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종교적 용어의 옷 입은 '신정일치' 제도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11.20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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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접근하는 '이슬람'

▲ 서울 중앙 모스크 근처의 이슬람 서점 사진
2008년에는 서점 옆이 교회였지만 지금은 이슬람 도서관으로 바뀌었다.

 

 

 

 

 

 

 

‘한겨레신문’은 지난해 5월 17일자 보도를 통해 ‘한국에 13~14만 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고, 이 가운데 적어도 4만5천여 명은 한국인’이라고 밝혔다. 2001년 한국이슬람중앙회가 발표했던 3만4천명보다 1만1천명이나 증가한 숫자다. 이런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 무슬림은 지난 10년간 32.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 무슬림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 무슬림의 수도 상당히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모자란 노동력을 채워주는 이주노동자들의 대다수가 무슬림이기 때문. 한국 사회는 점점 이슬람화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국내에는 11개의 모스크와 6개의 이슬람문화센터, 60여 개의 임시예배소가 무슬림들을 위해 세워졌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대한민국에서의 이슬람. 한국 교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효과적으로 이슬람화를 막을 수 있을까?

백석대 선교학 이정순 교수가 지난 10여 년간 한국 무슬림의 증가와 이슬람의 확산을 낱낱이 기록한 책을 출간했다. ‘21세기 한국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 한국 이슬람화의 해법을 들어보았다.

# 이슬람을 알자
이슬람은 단순한 믿음이나 종교가 아니라 하나의 총체적인 시스템이다. 이정순 교수는 “이슬람은 종교적 용어의 옷을 입은 사회 경제적, 사회 교육적, 입법적, 사법적, 그리고 군사적인 시스템으로 구성원들의 삶의 모든 영역과 관계, 비 무슬림들과의 관계까지 통제하는 규율들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는 종교를 뛰어넘어 삶의 모든 영역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회에서 스쿠크법을 통과시키려 할 때에도 기독교계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반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국이슬람중앙회는 2000-2005년 사이 ‘한국에서의 세계 무슬림 청년협의회의 활동사례’를 통해 국내에서 어떻게 포교하고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첫째, 한국이슬람중앙회와 공동으로 10회의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 실시 둘째, 한국무슬림학생회와 공동으로 15회에 걸친 청소년 캠프 실시 셋째, 라마단 기간 중 선교사와 이맘 파견 넷째, 한국 내 이슬람센터에서 강의 및 이슬람 행사실시 다섯째, 22명 한국 학생의 사우디 대학 입학 추천 여섯째, 한국무슬림학생회 활동 지원 일곱째, 사우디를 방문한 한국대표단 환영 및 지원 여덟째, 6명의한국 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 아홉째, 라마단 기간 동안 이슬람 관련 책자 및 홍보자료 지원 등이다.

이처럼 이슬람은 지금까지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한국에 이슬람을 전하고 있었다. 향후 활동 계획은 더욱 무시무시하다. 기존사업의 지속적 시행과 더불어 이슬람 모스크 건립, 이슬람 대학 건립, 국제 이슬람 학교 건립, 한국어-아랍어 번역 지원사업, 한-사우디 청소년 교류활성화, 양국 간 문화교류를 위한 전시회 개최 등이다. 그 중에서도 이슬람 대학과 국제학교들이 건립되고, 그들의 지원으로 학생들을 유치한다면 빠른 속도로 이슬람이 포교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 한국인 무슬림
그렇다면 한국인 무슬림들은 어떤 계기로 이슬람에 입교하게 됐을까?

▲ 직접 발품을 팔아 '21세기 한국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을 출간한 백석대 이정순 교수
이 교수는 한국인의 이슬람 개종요인은 △이슬람 국가에 유학 △중동지역 파견근무 △이슬람국가에 파병 △대학 캠퍼스의 이슬람화 △이슬람의 포교(다와) △무슬림과의 결혼 △아랍어 공부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학 캠퍼스의 이슬람화는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 그는 “캠퍼스를 향한 이슬람의 투자 규모는 방대하다”며 “각 대학 아랍학과가 대학 이슬람화를 선도하고 있다. 일부 아랍 관련학과의 교수와 학생이 이슬람의 재정 후원으로 한국 대학에서 이슬람 포교를 촉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오일머니로 장학 혜택을 주거나 한국에 유학 온 무슬림 학생을 통한 포교 방식으로 이슬람은 서서히 대한민국과 가까워지고 있다. 카이스트 문지캠퍼스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방향을 향한 이슬람 기도실도 위치해 있다. 학생회관의 ‘이슬람회’ 동아리방은 소 예배소를 겸해 사용하고 있다.

이정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09년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른바 ‘의료 관광객’을 맞이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이 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는 이들을 위한 M비자(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비자)를 발급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썼는데, 이는 이슬람의 특성상 남성 의사가 여성 환자를 진료하기 힘든 부분을 고려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건국대병원, 이화의료원, 우리들병원, 심지어는 가톨릭대병원까지 나서 무슬림 환자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그냥 환자들을 유치하는데서 병원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환자들의 문화와 성향을 이해해달라는 요구를 받았기 때문.

각 병원들은 무슬림 환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병원 내에 무슬림들의 기도실을 마련했고, 그들의 식사를 위해 ‘할랄’ 음식 식단까지 마련했다. 해당 국가의 언어를 할 수 있는 통역은 기본 옵션이었다. 소위 의료관광이라는 이름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세워진 학교들의 병원까지 이슬람의 기도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거론한 병원들은 모두 무슬림들을 위한 기도실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무슬림에게 나아가

이렇게 국내 무슬림 숫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갈 전망이다. 물론 한국 교회가 한국인 무슬림의 숫자는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무슬림의 숫자가 위협적인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조금은 불안하기도, 두렵기도 한 현실 속에서 이정순 교수는 그리 부정적인 전망만을 내놓지는 않는다.

이 교수는 “이슬람 국가에 한국인 사역자의 입국이 불가능한 현실 속에서 무슬림들이 한국에 제 발로 들어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기회”라며 “국내에 거주하는 무슬림은 대부분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서 왔다. 이들 각자에게 맞는 접근법을 사용해 선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슬람에 속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반면 각 나라들마다 빈부의 격차, 문화의 발달 등 상황에 맞는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주 무슬림들을 위한 사역 방법으로 △이슬람이라는 종교와 무슬림을 구분할 것 △ 무슬림의 신앙 상태를 지혜롭게 파악할 것 △한국 교회와 이슬람과의 직접적 표면 충돌을 가급적 피할 것 △이슬람은 폭력적이라는 선입견을 가지지 말 것 △무슬림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인격자가 돼 신뢰관계를 형성할 것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사역 방법으로는 무슬림 유학생을 위한 종합 복지관을 운영해 값싼 숙소를 제공할 것, 무슬림들을 총체적으로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의 마련(은행 사용법, 교통 문화시설 사용법 등), 외국인 자녀교육 및 탁아소 시설 마련, 취업 훈련과 직장 알선, 우정 쌓기 또는 개인적 초청 등을 방법으로 내놨다.

이주민 무슬림들의 필요를 채워주라는 것이다. 한국이슬람중앙회를 비롯한 전국 모스크들과 이슬람 공동체에서는 그들의 직장알선, 숙식, 예배, 교육, 복지 및 상담까지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많은 교회들은 그들의 처지에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이 교수는 “보수적인 이슬람들은 교회에 가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거절할 것”이라며 “서로의 친밀감 속에 서서히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신뢰를 줄 때 그나마 마음을 열 기회가 생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들의 어려움을 도와줄 때 교회, 또는 기독교라는 종교적 색깔을 보이기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그들을 돕는 헌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순 교수는 “지금이 이슬람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할 때”라며 “이슬람포비아(이슬람혐오증)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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