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기도만이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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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기도만이 희망입니다”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10.24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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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말기 선고에도 하나님과 함께하는 박성령 집사

▲ 공사가 한창인 열린중앙교회 리모델릴 현장에서 박성령 집사(왼쪽) 부부.
“북유럽 성지순례를 떠났던 어느 날,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이 아팠어요. 어쩔 수 없이 병원으로 향했는데, 글쎄…. 제 생명이 위급하다는 거예요.”

쾌청한 하늘과 눈부신 햇살이 가득하던 어느 날, 경기도 수원 호매실로 향했다. ‘쿵쾅 쿵쾅’ 분주했던 한 교회의 리모델링 현장. 공사가 한창인 교회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구슬땀을 흘리며 일을 거드는 한 사람. 아프다고 생각지 못할 정도로 밝은 미소, 빛나는 얼굴. 그렇게 박성령 집사(열린중앙교회)를 만났다.

박 집사의 가정은 원래 기독교집안이 아니었다. 시댁도 제사를 지내는 집안이었다. 심지어 시어머니는 왕국회관에 다니는 여호와의 증인이었다. 늘 왕국회관에 가자 권면하는 시어머니에게 그는 이따금 “어머니, 저는 그냥 지옥에 갈게요. 다녀오세요”라고 했단다.

열심히 일했지만 빈곤은 박 집사의 집을 떠나가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교회에 다녀보라는 주위의 권면에도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교회에 갈만한 여유도, 시간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교회를 찾게 됐고, 박 집사는 위로를 얻었다.

“그냥 ‘교인’이었죠. 매주 주일날 교회 나가서 대예배 드리고, 밀린 공과금 납부하듯 헌금내고, 그게 다였어요. 그냥 분위기가 편안해서 교회를 찾았던 것뿐이었죠. 온전히 주일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가슴과 갈비뼈가 아파 찾았던 병원. 단순한 갱년기, 과로 등으로 생각했던 그는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물리치료를 한 달 동안 매일 받았는데도 갈비뼈가 계속 아픈 거예요. 치료 목적으로 수영도 다녔었는데 수영할 때는 머리 위로 손을 뻗는 것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아팠어요.”

그러던 중 2주간 북유럽으로 성지순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떠나기 전 피곤한 몸에 힘을 더하고자 동네 가정의학과에 영양 주사를 맞으러 갔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간단한 검사를 마친 후 의사가 했던 말은 아직도 생생하다.

“폐에 물이 찼다고 하더라고요. 큰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는데, 남편이랑 함께 교회 다니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냥 가족들에게 숨기고 성지순례 길에 올랐어요.”

낯선 땅에서 악화된 병. 무슨 병인지는 몰랐지만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성지순례에서 돌아와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 오랜 시간 이어진 정밀검사. 11일 후 청천벽력 같은 사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폐암 말기. 암 세포가 갈비뼈와 흉막으로 번져 수술조차 불가능하고, 단지 약물치료 정도만 가능한 상태. 의사는 “짧으면 한 달, 길면 세 달이다. 주변 정리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박 집사의 수명을 한정했다.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박 집사는 눈물조차 흐르지 않았다. 그저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긍정적으로 맘을 먹기로 다짐했다. 흔한 감기처럼 약 한 번 먹고 푹 쉬면 나을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하나님께 매달렸다. 죽음 앞에서 박 집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기도밖에 없었고, 붙들 수 있는 것은 하나님밖에 없었다.

“오직 기도만이 저의 희망이었어요. 그런데 기도하는 법도 잘 모르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하나님께 매달렸어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하면서 기도했어요. 언제 죽을까 또는 언제 나을까 고민도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하나님께 저의 모든 시간을 드렸어요. 하나님만을 생각하고 바라며 아픔 속에서도 기뻐하려 노력했어요.”

▲ 박성령 집사의 가족.
어느 날 하나님께서는 기적을 일으키셨다. 다름아닌 남편이 하나님을 영접하게 된 것.

박 집사는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와서 ‘교회에 다녀오겠다’고 했다”며 “평생 교회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던 남편이 교회를 가겠다니,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집사는 바로 병원에 연락해 몸에 꽂혀있던 주사바늘을 잠시 빼고 남편과 함께 교회에 다녀왔다. 그날 그의 입에서는 이런 기도가 흘러나왔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시간이 지나면서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암세포의 전이 속도가 너무 빨라 세 가지의 항암제를 복합 투여해 머리는 다 빠져 버렸고, 손톱과 발톱은 검게 변했다. 혀와 입은 모두 헐어버려 물조차 먹을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암 세포는 머리까지 전이됐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없어 이온음료를 얼려 한 조각 녹여 먹으며 목숨을 부지했다. 또 오이, 수박 같은 수분이 많은 채소를 생으로 먹으며 몸에 수분을 보충했다. 그렇게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될 때 쯤 박 집사는 스스로 “이제는 약을 쓰지 않아도 되겠다”는 믿음이 굳게 들었다고 한다.

“제 생각에는 그만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드는데, 의사 선생님은 치료를 계속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하나님께 졸업장을 달라고 기도했어요. 병에서 졸업할 수 있게 해달라고요. 그런데 어느 날 껍질은 있고 속은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게 치유를 받은 것을 알게 됐어요.”

병에서 자유롭게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박 집사는 ‘중보기도의 힘’에 대해 말했다.

“제 주위 사람들은 물론 저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위해 기도해줬어요. 저는 제가 하나님께 매달렸던 것보다 제가 낫길 바랐던 그 사람들의 기도가 가장 큰 힘이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제가 아파 누워있는 동안 모든 살림을 도맡아 하면서도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딸과 서툴지만 진심으로 저의 회복을 바랐던 남편의 기도가 큰 힘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하나님은 신앙의 불모지였던 집안을 믿음의 집안으로 변화시키셨고, 하나님의 가정으로 만드셨다. 박 집사의 몸은 의학적으로 아직 완벽한 회복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완벽한 회복은 물론 새 힘을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치유를 경험한 후 열린중앙교회 신동흥 목사는 박 집사에게 이름을 바꿀 것을 권했다. 성령의 힘으로 나았으니 성령으로 짓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이에 박 집사는 감사하며 순종했다.

“저는 지금까지 하나님께 달라고 구하는 기도만 했어요. 살려달라고, 새 삶을 달라고 기도했죠. 신자의 삶을 지나 성도의 삶을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하나님께서 새 삶이라는 선물을 주셨으니까, 이젠 내가 하나님께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요즘엔 이렇게 기도해요. 하나님, 제가 무엇을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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