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서 벗어나 하나님 통해 빛 볼 수 있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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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서 벗어나 하나님 통해 빛 볼 수 있길 바라죠”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10.17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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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에서 학교 사역 이어가는 김정진 선교사

남미라고 하면 우리 머릿속엔 가장 먼저 축구의 나라 브라질이 떠오를 것이다. 또한 볼리비아,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등 경제사정이 좋지 못한 개발도상국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 이런 나라들의 틈에 자리한 나라 파라과이. 경제적 사정이 좋지 못한 것은 파라과이도 마찬가지다.
이런 나라에서 눈코 뜰 새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된 소식을 전하는 이가 있다. 바로 김정진 선교사다.

# 파라과이를 품다
김 선교사가 파라과이에 온 것은 지난 1991년. 한국외대에서 스페인어학과를 졸업 후 신대원을 마친 그는 기도 끝에 남미, 그 중에서도 파라과이를 품게 됐다. 그가 지금까지 사역을 이어온 곳은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 그는 8년이 넘도록 차고에서 예배를 드렸다. 예배드릴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주변에도 차고에서 예배가 드려진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사람들도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부흥을 느끼며 감사했다. 하지만 파라과이는 가톨릭 국가. 주변에서 개신교인들이 예배드린다는 것을 알게 된 어떤 이가 김 선교사가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서명을 받으러 다녔고, 결국 예배드릴 처소를 잃었다.

예배당을 찾아 수소문을 하던 도중 한인교회의 목사를 요청 받았다. 하지만 파라과이의 사람들을 품고자 떠났던 김 선교사에게는 한인교회는 가당찮은 일이었다. 결국 정중히 거절하고 기도하던 도중 한인교회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아무런 조건 없이 예배당을 사용하라는 것. 그렇게 현재 사역중인 에벤에셀교회를 기증받아 사역하게 됐다.

“고난으로 어려운 일이 다가와도 그 일을 극복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기도했을 때 이뤄주심을 느꼈습니다. 그 후로는 기도에 더 매진하게 됐지요.”

오랜 시간 사역이 이어지다보니 열매도 맺혔다. 어릴 적부터 밥을 해먹이며 교육시킨 아이가 지금은 신학교에 진학해 교회 사역을 돕고 있는 것. 현재 세 명의 청년이 김 선교사의 가르침에 변화를 받아 사역을 함께하고 있다.

# 인디언을 위하여
가곡 ‘넬라 판타지아’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영화 ‘미션’의 실제 배경 또한 바로 파라과이다. 그 중에서도 아순시온에서 약 1시간 30분 거리의 또바꿈 지역에는 지금까지 인디언 원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복음이 전파돼 그들 중 목사가 나왔다는 영화의 내용과 현재 상황은 조금 다르다. 교회는 있지만 사역자가 없는 상태. 이 상황을 목격한 김 선교사는 매주 또바꿈 인디언교회를 찾아 복음을 전한다.

그가 처음 교회를 찾았을 때는 구경꾼이 하나 둘 모였다. 그후 체계적 사역 방향을 설정하고 복음과 함께 먹거리를 들고 찾기 시작했더니 현재는 약 300여 명의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곳에서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이들 중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아이들을 꼽아 학교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모두 배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정이 사정이니 만큼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은 물론 교육의 기회까지 제공하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라과이는 치안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김 선교사만 해도 네 번이나 차를 도둑맞았을 정도 “아차”하고 차의 문을 잠그지 않으면 백이면 백 도둑을 맞고 만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선교지 생활에서 김 선교사가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는 바로 동역자의 부재였다.

실제로 그는 두 개의 학교 사역과 인디언교회 사역, 본 교회 사역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 이에 대해 김 선교사는 “사역자를 모셔오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치안상황이나 현지 모습을 보고 다들 기피하는 것 같다”며 “진정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사역을 함께 할 동역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복음전파 그 다음은
“교회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많은 생각들을 했어요. 복음을 들려주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양질의 교육도 제공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그렇게 학교 사역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김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학교는 두 곳. 아순시온 시내에서 그가 17년간 지켜오고 있는 소망초중학교와 아순시온에서 차량으로 약 45분거리에 있는 에벤에셀학교가 그것이다. 두 학교 모두 파라과이 문교부의 인가를 받아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춘 아이들을 길러내고 있다.

특별히 소망초중학교는 김 선교사의 애정이 듬뿍 담긴 학교. 교직원들과의 소송 등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가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사역을 이어온 것이다. 올해 초에는 교실이 부족해 학교 부지를 구입, 새 건물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망초중학교는 말 그대로 파라과이의 희망이자 소망입니다. 이 학교에서 크리스천 아이들을 배출해 보다 큰 사역을 꿈꾸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과의 교류는 물론 공동체 발전도 도모해 지적, 영적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벤에셀초등학교는 소망초등학교 보다 조금은 낙후된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지역에 잘 준비된 교육시설을 구비해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늘 하나님의 축복 속에서 진행된 사역 가운데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연단을 위해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고난의 시간. 소망초중학교는 애초 3층의 건물을 계획했지만, 재정부족으로 아직 한 층밖에 건설하지 못했다. 때문에 중학교 학생들의 교육이 어려운 상황. 하지만 식당에 칸막이를 치고, 복도에 책상을 놓으며 아이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사실 소망초중학교는 아순시온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선교자원으로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추후 선교의 확장에 있어서도 유리한 입지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교사의 삶이라는 것이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 채워주시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하고, 그 채워주심에 감사하며 영광 돌리는 삶. 지금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려움 속에 있지만 예전부터 하나님께서 저에게 보여주셨던 그 이끄심과 도우심을 믿고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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