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금기시하지 말고 교육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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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성’금기시하지 말고 교육해야”
  • 정민주 기자
  • 승인 2012.09.12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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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왜곡된 성 인식, 어떻게 해야 할까?

왜곡된 성 가치관, 올바른 성교육으로 바로잡아야
아동권리교육, 생생 프로그램 등 교회 도입 가능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을 비롯한 성범죄 사건이 줄을 이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검거된 성범죄자들은 지속적으로 음란물을 즐겨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터넷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음란물과 유해정보가 성범죄를 부추기는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돼, 대대적인 음란물 유통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성인만 음란물에 노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의 급격한 보급과 더불어 음란물이 청소년들에게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까지 음란물에 노출돼 성에 대한 가치관을 왜곡시키고 있다.

# 초등학생까지 음란물에 노출
실제로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청소년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ㆍ고등학교 남학생 54.5%가 온라인을 통해 음란물을 경험했으며, 음란물을 처음 경험한 연령도 초등학생 및 중학교 1학년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청소년 1만22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성인물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음란물을 경험한 청소년 5.0%가 ‘성추행, 성폭력의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음란물 이용 후 ‘음란채팅’(4.9%), ‘야한 문자나 사진 전송’(4.7%), ‘몰래카메라 촬영’(1.9%) 등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이현숙 상임대표는 “아이들이 성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인터넷, 음란물, 대중매체 등을 통해 왜곡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청소년들의 올바른 성 인식을 위한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피성연구소 이은비 소장도 이 대표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이 소장은 “요즘 성범죄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 학교나 유치원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도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교회가 나서야 한다
그렇다면 기독교 단체나 교회가 진행하고 있는 성교육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해부터 아동 성범죄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기독교NGO 굿네이버스(회장:이일하)는 전국 46개 지부에서 아동의 연령에 맞춘 ‘아동권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내용은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성학대 예방 인형극 △아동 힘키우기 서비스(CES, Child Empowering Service)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놀면서 배우는 권리(CRA, Child Rights Awareness) △참여 활동을 통한 아동학대예방교육(PAPCM, Participatory Activity for the Preve ntion of Child Maltreatment) 등으로 나뉜다.

굿네이버스는 “이 교육은 아동뿐만 아니라 아동을 둘러싼 가정 및 학교(부모, 교사 등)를 동시에 교육하면서 아동권리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여 아동권리를 옹호하고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낙태반대운동연합(회장:김현철, 이하 낙반연) 역시 최근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강서구, 관악구, 노원구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생(소중한 생명)생(건강한 생각) 토요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생생 토요일 프로그램 임신 체험활동.
생생 토요일 프로그램은 △생명 시작점과 전생애주기의 이해(태아기에서 노년기까지) △같지만 다른 남자와 여자, 그리고 사춘기, 데이트 △유해환경 이해와 그로 인한 문제들, 그러면 우리는? 등의 4주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낙반연은 “이 프로그램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가치관을 정립하고 예기치 못한 임신과 낙태를 예방하여 건강한 이성관과 결혼관을 갖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반연은 또 “지역 사회의 대학생과 함께 사춘기에 접어드는 10대 초반의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에게 생명과 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을 상품화하는 유해 대중매체를 인식하고 바른 성 가치관을 정립하도록 돕는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교회에서 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단계다.

이에 대해 이은비 소장은 “성을 금기시하고 있는 한국 교회는 올바른 성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성서적 입장에서의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성경을 기독교 성교육의 기초로 삼고 어릴 때부터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어 사회생활에서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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