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서두’에 “할렐루야” 구호나 “성구”를 외워 대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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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서두’에 “할렐루야” 구호나 “성구”를 외워 대는 것은 옳지 않다
  • 승인 2002.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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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례에서(적게는 교역자들까지도) ‘기도 서두’에 ‘할렐루야’나 ‘성구’를 인용하여 기도의 첫 말을 여는 사례가 있는데 이것은 기도의 기본 원리를 벗어난 잘못된 것이다.

‘할렐루야’는 “여호와를 찬양하라”의 뜻을 가진 히브리어에서 음역된 말로써 “찬양의 환호성”이기도 하다. 이 환호적인 말을 기도의 첫 말로 인용하는 것은 “할렐루야” 라는 말의 남용이요 오용이다. 기도는 유일한 대상이 하나님이신데 그 하나님을 향해서 기도자가 “하나님을 찬양하라”(할렐루야)고 하는 격이니 어불성설이다.

어떤 기도이든지 기도의 그 첫 마디는 기도의 대상이시고 응답자이신 하나님을 “하나님 아버지시여” 라고 정중하고도 앙모적인 호칭을 해야 한다. 이 호칭은 하나님의 영존하심에 대한 고백이며 기도 대상을 신앙적 확인설정이고 응답하실 분과의 깊은 영적 관계를 지정함이기 때문에 어떤 논리로도 이 원칙을 벗어난 기도의 형식을 취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마땅히 찬양을 받으실 하나님께 “찬양하라”(할렐루야)고 외쳐대면 되겠는가? 찬양의 차원과 기원적인 차원은 하나님을 향한 신앙행위의 형식조건과 내용에서 다른 것이다. 고의성이 없는 실수라면 시정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어떤 이는 기도 첫 머리에 평소에 잘 기억되는 ‘성구’를 일단 외워 댄 연후에 본 기도의 내용을 연결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것도 시정할 필요가 있다. 원래 성경 구절의 낭독이나 암송으로 인용하는 경우는 강단행위의 설교적인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지 기도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물론 기도자의 기도 내용 중에 성경의 교훈을 자기화하여 하나님께 다짐하고 그것을 고백하고 그렇게 될 것을 기원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도의 제일 첫 마디에 어느 ‘성구’의 완전한 장절을 그대로 암송 또는 낭독 인용하는 형식은 정당치 못하다. 왜냐하면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과 그의 뜻인 것이다. 그 분이 인간에게 주신 말씀으로서 사람(기도자)자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진리의 교훈이다.

인간에게 적용될 하나님의 교훈을 그 기도의 대상이시고 그 교훈의 주체이신 하나님께 적용시키 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태도이다. 한국교회가 신앙생활의 기본적인 것에 대하여 교육의 부재에서 빚어지는 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모든 신앙인들은 기도의 원리와 설교의 원리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기도와 설교는 혼합될 수 없는 신앙행위의 요소적 별개의 영역이다. 어떤 이는 설교식 기도로서 은근히 회중에게 빗대어 적용시켜 들어 보라는 식의 설교풍의 기도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예는 기도의 어조와 내용을 하나님을 향해서 설교하듯 하고 교훈적이거나 또는 항변조와 설득을 강변하는 투의 하는기도는 어리석기마저 한 것이다.

기도는 기도자 자신이 알고 있는 어떤 지식이나 경험이나 자신의 뜻을 회중에게 알리려고 하는 자기 현시(顯示)적 표현은 이미 기도가 될 수는 없다. 우리의 기도의 표준이며 모본인 주님이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에도 그런 식의 기도는 없을 뿐 아니라 교회사적 유례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기도는 죄인된 인간이 겸손히 부복하여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을 구하며 그의 자비와 긍휼을 간구하는 속죄의 간구와 그의 선한 뜻을 물어 순종코자 하는 순수하고 소박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기도는 믿는 자가 하나님을 향해 취하는 교제의 한 형태로서 신자가 하나님에 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말하는 것임을 알아 그의 선한 뜻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바른 기도가 회복되기를 기도할 뿐이다.

김석한(기독신학 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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