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문화적 폭력에 둔감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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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문화적 폭력에 둔감한 사회”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7.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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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평화 나의 평화’ 정주진 박사 인터뷰

“우리 사회는 직접적 폭력이 아닌 구조적인 폭력, 문화적인 폭력에 둔감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가 출간한 정의평화교육시리즈 1권 ‘세상의 평화 나의 평화’(대한기독교서회 펴냄)의 저자 정주진 박사(평화학)는 “사상이나 가치를 지향하는 언어, 심지어 종교를 통해서도 폭력이 이뤄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박사는 “우리는 일반적으로 폭력의 문화에 살고 수많은 폭력에 노출되어 있지만 정작 폭력에 둔 감하다”며 “전쟁이 일어나거나 누가 때리거나 하는 직접적인 폭력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구조적, 문화적 폭력에는 민감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세상의 평화 나의 평화’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체계적으로 평화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1권에 맞게 폭력과 평화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돕는 ‘평화학 입문서’ 성격을 띄고 있다. 또 전 세계 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폭력의 내용, 평화를 이루기 위한 원칙적 방법이 담겼다.

정의평화교육시리즈는 2013년 WCC 부산총회 주제 ‘정의의 하나님, 생명과 평화로 우리를 이끄소서’에서 평화 이슈를 중점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기획됐다. 총회 전까지 총 네 권이 나올 예정이다. 2권은 ‘시장의 평화 나의 평화’, 3권은 ‘지구의 평화 나의 평화’, 4권은 ‘함께 만들고 지키는 평화’ 등이다.

정 박사는 “이 책은 폭력을 없애고 평화를 성취하는 일은 기독교인으로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자 의무임을 강조하고 있다”며 “폭력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폭력을 없애고 평화를 이루는 일은 기독교인 각자의 신앙고백과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는 물론 교회 내에 체계적인 평화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 이 때문에 청소년에서 장년, 노년까지 손쉽게 평화학을 접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소책자 분량으로 구성된 이 책이 주목받고 있다.

책 구성도 교회에서 성경공부 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체 내용을 12개의 강의로 나눴다. 각 장을 읽고 모여서 함께 토론하고 공부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정 박사는 “정치나 이념 문제로 인한 갈등을 피하기 위해 아주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단어와 설명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정 박사는 “폭력의 희생자를 드러내고 평화로 바꾸기 위해 정의와 평화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둘 중 하나만 강조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 책은 마을과 국가, 지구촌 전체에서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자 정주진 박사는 캐나다, 미국, 영국에서 평화학을 공부한 국내 첫 평화학 박사다. 1990년대 교회협에서 실무자로 일한 바 있으며 현재는 대학에서 평화학과 갈등해결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사회의 갈등을 분석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해결 방법을 제시한 ‘갈등해결과 한국사회’, 지구촌의 폭력 사례를 다루고 세계시민으로서의 성찰과 행동을 강조한 ‘평화학자와 함께 읽는 지도 밖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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