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은 예배 마침기도의 전유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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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은 예배 마침기도의 전유물이 아니다
  • 승인 2002.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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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이 포함된 산상수훈과 십계명과 사도신경은 기독교 신앙의 3대 표준과 교육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데 이중 산상수훈에 나타나 있는 ‘주기도문’(마6:9-13)은 예수님 당시 잘못된 유대교적인 기도의 실상을 지적하면서 기도의 본(pattern)을 친히 제시해주신 신앙의 지침서라고 볼 수 있다.

이는 3세기 이후부터 교회의 공동 기도문으로 면면히 사용되어 왔는데 이 기도문의 목적은 기도의 참된 내용과 방법, 그리고 순서에 대한 모형을 제시한 것이며 (문자적 모형의 제시는 아니다)
신자가 하나님께 구하는 모든 것을 통괄하는 기도’(Calvin)로서‘70 단어의 6개 문장’(Bruce, Hendriksen)으로 구성되어 그 간결성과 명확성및 단순성의 특성을 가진 문장은 신앙인의 기도의 형식과 내용이 어떠해야함을 제시한 기도의 전형(典型)이 되어 있고 논리적 짜임새를 보면 “기도의 대상인 하나님 아버지를 부르는 말”과
“하나님 영광을 구하는 것”과 “인간의 필요조건을 간구하는것”으로 구성하여 끝을 맺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주기도문’은 기도의 형식면에서 ‘간결성’을 가지고 있어 장광한 말로 하나님을 회유하고 설득시키고자 하는 투의 많은 서술적인 말이 요구되지 않으며, 기도의 진실성을 담은 정리된 표현이 중요함을 일깨우고 기도의 대상을 명확히 이해하고 신앙인격에서 깊이 인식된 솔직하고 정확한 내용을 아뢰며
하나님의 그 풍부하심과 심오함을 구하되 그 말의 성격은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단순성을 유지해야 하는 참된 본을 일깨우신 격조 높은 기도의 지침이며 기독교의 본질적인 신학적 원리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신앙 행위의 표준을 제시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주기도문을 형식적으로 예배에 도입하고 암송형식과 습관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은 반성할 점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이 ‘주기도문’을 공예배시에 예배 마감순서인 목사의 ‘복의 선언’(축복기도) 순서를 대체하여 암송하는 경우가 많고 ‘복의 선언’ 순서를 갖지 않는 주일저녁 또는 오후예배, 수요예배, 새벽예배, 금요심야예배, 가정예배, 심방예배, 기타예배 등에서 특히 ‘복의 선언’(축도) 직무가 없는, 목사가 아닌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예배에는 거의가 예배마감 순서에 “주기도문으로 예배를 마치겠습니다”로 예배 마침기도의 전유물로 도입하는 것은 주기도문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다.

‘주기도문’은 주님이 친히 제정하여 가르쳐주신 하나님의 이름과 나라와 뜻과 관련된 간구들, 그리고 기도자들의 영적, 육체적 필요와 관련된 간구들은 예수님의 인격을 통해 도래한 하나님 나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깊은 신학을 볼 수 있다(마4:17, 눅11:20, 16:16).

특히 일용할 양식과 ‘죄의 용서’(마6:12)와 “악에서 구출”(마6:13)을 구하는 것은 최대의 종교적인 간구일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임재와 속죄와의 영적 함수관계로 표현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인간이 기도해야 할 최대 최선의 기도의 내용이기도 하며 혹자는 ‘산상수훈’을 “기도의 내용으로 요약하고 있다”고도 하였다.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나라가 최종적으로 완전히 세워 질 때까지 ‘주기도문’으로 늘 기도해야 할 것이다(마6:9 눅11:2). 그리고 ‘주기도문’은 우리의 신앙생활과 예배에 비중 있게 도입하되 기도문의 내용에 대한 영적 의미와 가치를 깊이 이해하여 예배의 중심순서(전반부)에 배치해야 옳을 것이다.

예배의 끝 순서에 요식적으로 배치하여 마치 예배종결순서의 전유물로 형식적이고 습관적으로 인용하는 것은 갱신되어야 하고 예배마감 직전 순서는 에배인도자의 간결한 마감 기도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김석한(기독신학 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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