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외연 넓히려다 위상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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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외연 넓히려다 위상 잃어”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5.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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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 심포지엄...남재영 목사 주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가 외연을 넓히려다가 한국 교회의 대표성을 상실하고 사회적 영향력도 현저하게 축소됐다는 뼈아픈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이하 목정평)가 주관한 교회개혁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맡은 남재영 목사(목정평 공동의장)는 “오늘날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실종된 데는 과거 독재시절에 한국 교회를 대표해온 NCC(교회협)의 확고부동한 위상을 잃어버린 탓”이라고 꼬집었다.

남 목사는 “1989년 보수적 기독교 인사들이 설립한 한기총과 대표성 경쟁을 하기 위해 NCC가 외연확대를 꾀했다”며 “1996년 순복음교단을 가맹교단으로 받아들이면서 NCC는 보수화의 길을 걷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07년부터 진행된 NCC와 한기총의 부활절연합예배 공동 주최를 언급하며 “결국 NCC 스스로 한국 교회의 대표성을 한기총과 양분하는 것을 공식화한 셈”이라고 지적하고 “부활절연합예배 이후 NCC는 한국 교회 대표성 경쟁에서 한기총에 밀려 기독교 전체적으로 보수코드로 각인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남 목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감리교 사태를 예로 들고 “한국 교회가 얼마나 자정능력이 없는지를 여실하게 알게 해주었다”며 “한국 교회의 맘몬우상숭배는 모든 교단에서 금권이 교권을 장악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원으로 교권을 장악한 이들이 지배하고 있는 각 교단의 지도력이 곧 NCC 상층 지도력”이라며 “NCC가 과거와 같은 목소리를 기대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남 목사는 새로운 공교회 운동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독교운동이 파편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 교회가 사회적 의제와 역사적 과제에 즉각적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논찬을 맡은 이재정 교수(성공회대 석좌)는 남 목사의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한기총이나 NCC, 큰 교단이나 큰 교회가 양측 모두의 회원이 되는 것은 보수 교단의 정치적 입장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며 “회원교단을 늘렸기 때문에 변질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NCC는 교회 조직이 아니라 선교자유, 사회정의, 민주화, 인권과 평화, 통일과 민족, 양성평등, 환경 등 선교적 과제를 앞세웠기 때문에 영향력 있는 강력한 교회로 이끌어 올 수 있었다”며 “조직 동원이 아닌 선교 과제 중심의 기독교 행동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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