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7명째... 전 성도가 입양에 나선 '목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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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7명째... 전 성도가 입양에 나선 '목산교회'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05.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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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첫 입양 후 17명 입양..."생명이 살아있어야 구원도 할 수 있죠"

▲ 낙태 반대하며 출산부터 양육까지 구원을 위한 생명의 책임 강조하자 성도들이 입양에 동참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우선 낳아야지요,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어떻게 사람이….”
“제 사정이 말이 아니예요. 부모님도 아직 모르시고요..”
“부모님은 설득해 봅시다. 낳으세요. 어떻게든 책임지겠습니다.”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산교회(담임:윤창선 목사)는 ‘생명’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중 첫 번째는 ‘죽음으로 끌려가는 자를 살리는 일’이다. 더욱 자세히 보면 ‘구명이 구원보다 우선한다’고 말한다. 생명이 유지되지 못하면 복음을 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낙태반대운동.낙태반대운동연합 법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목산교회 윤창선 목사는 낙태반대운동 초창기 미혼모들을 상담하며 늘 “우선 낳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생명을 살려야 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해봅시다. 생명은 그렇게 함부로 죽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혼모를 설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출산 후 아이가 결국 보호시설에 맡겨진다는 사실. 낙태를 반대하며 아기를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왔지만 뭔가 늘 찜찜했다.

“어떻게든 책임지겠습니다.” 이 한마디 때문이었다.언제부턴가 그의 머릿속엔 보호시설에 맡겨진 아기의 얼굴이 맴돌기 시작했다. 결국 교회차원에서 미혼모를 품게 됐고, 태교에서 출산까지 책임졌다.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김남석, 김성옥 성도의 집에 입양돼 둘째딸이 됐다.

#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2000년 김남석 성도 가정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목산교회의 성도들은 아이를 입양했다. 교회 비전에 따라 낙태반대운동을 하다 보니, 그로인해 태어난 미혼모의 아기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 것이다. 자연스럽게 입양도 늘고, 입양이 늘다보니 목산교회에서 입양이란 더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목산교회의 윤창선 목사는 “입양가정이 많다보니, 나중에 입양된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도 다른 환경보다 적응하기가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보통 입양을 생각하는 부부는 불임일 것 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목산교회의 성도 대부분은 가임부부로 둘째 또는 셋째를 입양했다.

목산교회 성도들이 지금까지 입양한 아이들은 남자 다섯, 여자 열둘 모두 열일곱 명이다. 입양한 가정은 모두 열네 가정. 이중 세 가정은 두 명씩 입양한 셈이다. 그만큼 입양으로 인한 기쁨이 크다는 반증이다.윤창선 목사는 결혼 전부터 입양을 계획했다.

첫째를 낳고 둘째를 입양하자는 부부의 생각은 일치했고, 첫째 윤수를 낳고 이듬해 민이를 입양했다. 출산한 아이와 입양한 아이 중 특별하게 더 예쁜 아이가 있느냐는 짖궂은 질문에 윤 목사는 “처음에는 입양한 아이가 특별히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양육하다 보면 별다른 차이는 없다”고 전했다.

낳지 않겠다던 미혼모에게 생명의 소중함 전하던 윤창선 목사
시설에 맡겨질 아이 교회가 나서 입양으로 품어

그는 “입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의 입양의사이며, 두 사람의 의사가 같다고 해도 주변의 반대가 있으면 입양이 어렵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부부의 부모가 반대하는 경우는 입양될 아기에게도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려돼야할 사항이라는 것.

입양된 아이들의 사진을 보니, 가슴으로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엄마, 아빠와 얼굴이 꼭 닮았다.

# 교회에서의 입양
지금까지 두 차례 열린 목산교회의 입양축제. 축제를 통해 입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입양가정이 어떤 행복함을 누리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2004년과 2007년 두 번의 입양축제가 열렸고 입양축제를 통해 입양을 결심한 가정도 있었다.

교회의 청년들에게도 입양은 가족을 얻는 하나의 방법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결혼 전에도 입양에 대한 생각이 다른 청년들보다 개방적이다. 그만큼 입양에 있어서 교회의 풍토는 중요한 역할로 작용한다.또한 목산교회의 모든 입양가정들은 공개입양을 하고 있다.
 
입양은 보통 비공개입양과 공개입양으로 나뉘는데, 비공개입양은 입양된 아이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입양을 숨기는 것이고, 공개입양은 아이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입양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 목사는 “공개입양은 입양한 아이의 알 권리를 최대한 인정해주고 정확한 이해를 통해 입양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건강한 자아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목산교회는 2007년 목산가족 입양 이야기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이라는 소책자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책자는 입양이라는 것이 숨겨야 할 일이 아닌 서로 알리고 축복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감당했다. 목산교회의 첫 입양은 많은 기도와 고민, 생각 속에서 어렵게 이뤄졌다. 하지만 한 가정의 실천은 목산교회 열 다섯 가정의 행복으로 이어졌다.

# 인식의 전환
5월 11일은 입양의 날이다. 가정의 달인 5월에 1+1이라는 공식을 대입해 입양의 날로 지정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핏줄’이라는 개념이 크게 작용한다. 때문에 불임부부들도 쉽게 입양을 결정하지 못하고 불임클리닉에 다니며 시험관 아기를 통해서라도 ‘핏줄’을 보고 싶어 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입양은 어떨까?구약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소외되기 쉬운 자들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으로 소개한다. 또 야고보서 1장 27절에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시기에 깨끗하고 흠이 없는 경건은 고난을 겪고 있는 고아들과 과부들을 돌봐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낙태반대연합운동 회장 김현철 목사는 “교회가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것을 선포하고 교회를 가족 공동체로 꾸려갈 때 입양은 훨씬 쉬워진다”며 “입양부모 두 사람만 입양아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전교회가 가족으로 입양아를 키우는데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불임을 이유로 한 입양이 아니라 고아를 책임지는 취지에서 가임부부가 제2의 출산으로 입양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명을 살리고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구원에 앞서 구원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서는 목산교회.

낙태반대운동과 입양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목산교회는 배려와 사랑이 넘치는 신앙공동체로 성장해 있었다. 해마다 늘어나는 입양가족과 새 가족이 된 아이들의 넘치는 애교로 교회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입양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목산교회 윤창선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을 그렇게나 많이 받았으면서도 나와 내 가족의 행복만 찾아서 되겠습니까? 입양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여러분에게 주신 사랑을 나누십시오. 입양은 희생과 고난이 아니라 기쁨과 행복입니다.”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가진 목산교회의 성도들.

가정의 달을 맞이해 늘어만 가는 고아들을 품으려는 한국 교회 차원의 움직임이 시급해 보인다. 가슴으로 아이를 낳은 목산교회에게 있어 입양은 그들을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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