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국밥’ 두 그릇 먹으면 한 그릇은 이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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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국밥’ 두 그릇 먹으면 한 그릇은 이웃에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4.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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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푸드뱅크, 사회적 기업 설립 축복식 열어

친구와 함께 국밥 두 그릇을 먹으면 다른 한 그릇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면 이보다 멋진 기부가 또 있을까. 희망과 사랑을 통해 따뜻한 국밥을 나누는 ‘정동국밥집’이 지난 5일 성공회 예식에 따라 축복식을 갖고 개점 준비를 마쳤다.

덕수궁 옆 성공회빌딩 지하에 위치한 정동국밥집은 노숙인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무료급식 및 도시락, 반찬배달 등 먹거리 나눔운동을 펼쳐온 성공회푸드뱅크가 야심차게 준비한 사회적 기업이다.

▲ 성공회푸드뱅크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 '정동국밥집'이 지난 5일 축복식을 갖고 개점 준비를 모두 마쳤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성공회푸드뱅크 외에도 사회연대은행, 팝펀딩이 함께 참여했다. 1988년 처음 설립된 성공회푸드뱅크는 국내 민간단체로는 처음으로 전문적인 푸드뱅크 운동을 시작한 기관이며 2012년 현재 전국 30개 지부를 통해 하루 1만2천여 명의 결식 이웃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은 자활의지와 능력을 가진 빈곤층이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빈곤에서 벗어나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활할 수 있도록 창업에 필요한 자금, 경영 및 기술지원, 교육훈련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비영리 자활지원 기관이다.

2007년 오픈한 팝펀딩은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인터넷상에서 만나 P2P 금융거래를 하는 온라인 금융플랫폼으로, 사회적 기업에 무이자로 자금을 조달하는 ‘소셜펀드’ 서비스 등 금융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 세 기관이 공동 설립자로 참여해 ‘정동국밥집’을 시작한 것이다.

정동국밥은 초기 준비자금 2억 원을 일반인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았다. 또 후원자들에게는 단순한 기부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정동국밥을 무료로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최근까지 ‘희망을 나누는 정동국밥에 맛있는 기부를’이라는 주제로 소셜펀딩을 진행한 결과 목표액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약 7천만 원을 모금하는데 성공했다.

정동국밥 창립 실무를 맡아온 김한승 신부는 “모금은 국밥 개점일인 12일까지 마감하게 된다. 국밥집이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프랜차이즈를 통해 전국적으로 40개, 전 세계에 천개를 목표로 정동국밥을 늘려갈 것”이라며 “향후 직영농장, 신선야채 확보를 위한 도심 농업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취지로 시작한다고 해도 밥집이라면 역시 맛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동국밥집은 맛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안도 찹쌀순대 전문점’으로 유명한 주식회사 평원식품에서 음식재료와 경영 노하우, 비법 등을 전수받았다. 또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창업 사후관리를 지원받아 나눔의 의미뿐만 아니라 우수한 맛과 품질을 통해 광화문 일대 직장인과 가족단위 고객, 관광객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김 신부는 “맛과 품질로 승부해서 덕수궁 근처의 새로운 도심 명소로 자리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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