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하나님의 공평한 피조물”
상태바
“장애인도 하나님의 공평한 피조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03.07 1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인의 달 앞두고 ‘장애인 신학’ 정립논의 활발

▲ 장애인 선교 및 사역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 신학'을 신학의 한 분야로 인정하고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월 ‘장애인의 달’을 앞두고 교계에서도 장애인 신학을 재논의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예장통합 사회봉사부 장애인신학준비위원회는 장애인신학 정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작게는 성경 속의 장애인을 지칭하는 말부터, 크게는 그들과 함께하는 통합예배까지 폭넓은 해법을 모색했다.

#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1894년 감리교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 여사는 맹인소녀에게 점자법과 재활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4명의 맹아 아동을 평양의 정진여학교에 입학시켰다. 전통 종교가 관심을 많이 갖지 못한 시기에 기독교는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성장위주의 경제 정책은 교회 속에도 알게 모르게 스며들었고, 교회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하는가에 맞춰졌다. 교회의 입장에서 장애인은 동정을 받아야 할 불쌍한 처지에 있는 자선적 차원의 구제 대상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애인 선교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한편 한일장신대 채은하 교수는 “장애인 신학의 부재가 ‘분리’ 혹은 ‘다름’ 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복지정책이 혁명적이라 표현할 만큼 과거와 다르게 바뀌어가고 있다. 하지만 교회의 장애인 선교, 장애인 신학에 대한 인식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너무 미비하고 작게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 성경에서 바라보는 장애인
춘천동부교회 김한호 목사는 구약에서 바라보는 장애에 대해 부정적인 장애인관과 긍정적 장애인관 두 가지 관점으로 분석했다. 먼저 부정적 장애인관은 차별의 대상, 혹은 죄의 대가나 결과로써 나타나는 것을 장애인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소돔성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천사를 모독했을 때 그들의 눈이 어둡게 된 사건(창 19:11), 게하시가 엘리사의 명령을 듣지 않고 재물을 가로채려다 문둥병 환자가 된 사건(왕하 5:27)등을 예로 들며, “성경속 인물들이 겪는 고난을 ‘죄’의 문제로 해석하고 장애인을 격리와 멸시의 대상으로 바라봤다”고 말했다.

긍정적 장애인관에 대해서는 보호의 대상, 하나님의 섭리의 결과로서의 장애인의 모습을 바라봤다. 레위기 19장 14절에는 ‘너는 귀먹은 자를 저주하지 말며 소경 앞에 장애물을 놓지 말고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라고 말하며, 신명기 27장 18절에서는 ‘소경으로 길을 잃게 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 찌니라’라고 말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일수록 악으로부터 더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이와 관련 “하나님은 인간을 차별하시는 분이 아니라 창조주의 기쁘신 뜻에 의해 장애인을 존재케 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에서는 부정적 장애인관이 긍정적 장애인관으로 바뀐다. 오히려 장애현상이 하나님의 은혜를 입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누가복음 19장의 삭개오는 작은 키를 가진 탓에 많은 인파 속에서 예수님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뽕나무에 올랐고, 작은 키로 인해 예수님의 특별한 관심을 받게 된다. 결국 그는 예수를 모시고 말씀을 들어 새 사람이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예수님은 나면서 눈먼 사람을 만났을 때 누구의 죄 때문에 그 사람이 장애인이 되었다고 보는 사람들의 생각을 옳지 않다고 하시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그에게서 드러나게 하시려”는 것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 함께 살아갈 이웃, 장애인
한국 교회는 장애인 복지에 이미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하나님의 일로서 감당했다. 지금도 많은 교회들 가운데 장애인들을 위한 통합 예배와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곳이 있지만, 그것은 안타깝게도 대도시의 몇몇 교회에 한정되어 있다.

이에 대해 김한호 목사는 “교회가 다양한 사역을 다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한 가지씩 특성을 살린다면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장애인 사역이 더욱 광범위하게 발전되길 기원했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인식의 바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장은 교회요, 부정적 인식을 해결하기 가장 좋은 길 또한 교회”라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교육과 예배 모든 면에서 반드시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일을 위해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이 중요하다”며 “조기 교육부터 유치원 시기까지 통합예배와 통합교육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장애인은 동정하고, 구제해줘야 할 대상이 아니라 조금 ‘불편한 존재’이며 ‘함께 살아갈 이웃’이라는 모습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