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과 ‘독립’의 조화 속에서 성장하는 신앙 공동체
상태바
‘연합’과 ‘독립’의 조화 속에서 성장하는 신앙 공동체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02.28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교회를 세우는 개척교회 추구하는 ‘동네작은교회’

▲ 네 개의 소그룹 공동체로 운영되고 있는 동네작은교회는 카페 사과나무, 카페 나무, 동네작은도서관 등에서 성경공부 및 다양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시스템보다 유기적 관계 지향하며 네 개의 소그룹 공동체로 ‘분립’ 선택
예배와 훈련, 선교와 구제 사역 독립적으로 실천하는 네트워크 체제 유지

동네작은교회. 동네에 있는 작은 교회를 지칭하는 말일까. 어찌됐든 참 친근하게 다가오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이 명칭을 가진 교회가 실제로 존재한다. 동네마다 작은 교회를 세우겠다는 꿈과 비전을 품은 김종일 목사와 20여 명의 성도들이 지난 2007년 12월 30일에 설립한 동네작은교회(http://club.cyworld.com/onespirit) 개척 초기에 가정교회라는 목회 개념을 도입해 현재 ‘교회를 개척하는 개척교회’, ‘그리스도 몸으로서의 교회’, ‘지극히 작은 자를 세우는 교회’를 지향하고 있는 작은 신앙 공동체다.

# 위협감이 아닌 친근함으로
교회명을 ‘동네작은교회’로 정한 이유는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위협감을 주는 교회가 아닌 친근함을 선사하는 교회로 다가서기 위함이었다. 크고, 멋지고, 화려한 교회에서 목회해보겠다는 생각은 애당초 하지 않았다. 김종일 목사는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국내로 돌아오면 ‘동네작은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를 개척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유학 온 크리스천 청년들이 두 가지 부류로 나눠지더라고요. 큰 교회나 유명한 목사님이 사역하는 교회에 다녔던 청년들은 떳떳하게 출석했던 교회명을 밝히는 반면, 작은 교회에 다녔던 청년들은 왠지 모를 부끄러움으로 작은 교회에 다녔다고만 하더라고요.”

김 목사는 순간 ‘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 이름에 대해 부끄러워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동네작은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를 개척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그 누구도 함부로 동네 작은 교회에 다녔거나 다닌다고 말하지 못할 겁니다. 동네작은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가 실제 존재하니까요. 이제 동네작은교회 다닌다고 말하면 다 우리 교회 성도가 되는겁니다. 어쩌면 우리 교회가 수백 명에서 수천 명으로 한 순간에 늘어날 수도 있겠네요. 하하하.”

김 목사는 작은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다. 교회가 세상과 분리된 개체로 존재하기보다 세상 속에 들어가 함께 호흡하려면 규모가 작을수록 좋다는 목회적 판단 때문이다. 현재 개척 만 4년이 된 동네작은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성도는 100여 명 가까이 이른다. 사실 숫자적으로 보면 결코 작은 교회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교회 건물도 없이 네 개의 독립적인 소그룹 공동체로 운영되고 있는 작은 교회가 확실하다.

# ‘교회성장’이란 단어 없어
동네작은교회는 네 개로 나눠진 소그룹 공동체가 연합하는 네트워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40명이 넘으면 소그룹 공동체 형식으로 분립을 선택한다. 김 목사는 “시스템이 아닌 유기적 공동체로서 교회를 운영하려면 20명에서 40명 정도의 성도만 있으면 충분하다”며 “교회를 관리하고 운영하려면 시스템을 만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회는 시스템이 아닌 오직 사랑으로 운영돼야 한다. 따라서 절대로 규모로 평가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동네작은교회는 현재 숙대입구 부근에서 모임을 갖고 있는 ‘그몸 공동체’를 비롯해 서초동 예술의전당 부근의 ‘헤브론 공동체’, 방배동 까페 사과나무의 ‘The 작은 공동체’, 소비코 강당에서 모임을 갖고 있는 ‘남은 이 공동체’ 등 네 개 소그룹 공동체로 흩어져 독립적으로 예배와 성경공부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김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기 전 소그룹 공동체 형식의 성경공부를 먼저 시작했다. 무턱대고 교회를 개척해서 목회를 시작하는 것보다 자신이 정말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자인지, 갖고 있는 목회철학을 바탕으로 목회할 경우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후 성경공부 모임을 진행하면서 20여 명이 넘는 신앙 공동체를 형성했고, 이들과 함께 방배동에 ‘동네작은교회’를 개척하게 된 것이다. 론 교회를 개척한 이후에도 소그룹 성경공부는 지속됐다. 소그룹 안에서 리더를 선발해 독립적으로 성경공부를 진행하도록 했다. 그렇게 독립적으로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소그룹 공동체의 하나였던 ‘그몸 공동체’는 10여 명의 신앙 맴버들과 함께 지난 2010년 10월 분립을 선택했다.

이어 ‘헤브론 공동체’가 같은 해 12월 분립했고, ‘The 작은 공동체’는 지난해 9월 분립했다. 그리고 분립 이후 남겨진 이들이 모인 ‘남은 이 공동체’도 현재 독립적으로 예배 및 성경공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각 소그룹 공동체들은 분립을 선택하기 전 한 달에 한 번씩 독립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훈련을 6개월 정도 진행한다. 이후에는 한 달에 두 번씩, 한 달에 세 번씩, 순차적으로 독립적인 예배를 드리면서 독립의 길을 걷게 된다.
 
▲ 동네작은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이 언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작은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세 명의 목회자들이 함께 공동목양실로도 사용하고 있다.
# 소그룹 공동체로 모인 ‘네 개의 교회’
동네작은교회는 각 소그룹 공동체를 맡아 섬기는 이를 ‘디렉터’라고 부른다. 목회자와 평신도 사역자가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공동체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김종일 목사도 현재 ‘남은 이 공동체’의 디렉터이다. 네 개의 소그룹 공동체는 동네작은교회에 속해 있지만 모두 개별적인 독립교회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김 목사의 위치는 행정 목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각각의 소그룹 공동체는 수평적 구조입니다. 중앙에 본부도 없습니다. 각 공동체의 주일예배와 성경공부의 진행방식도 그 공동체 안에서 결정합니다. 저는 두 달이나 세 달에 한 번씩 각 공동체를 방문해서 함께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교는 하지 않습니다.”

물론 각 공동체는 동네작은교회의 정체성을 위해 주일에 함께 모여 ‘연합예배’를 드린다. 지난해까지 한 달에 한 번씩 모였지만 올해부터는 두 달이나 세 달에 한 번 정도로 줄일 계획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각 공동체가 자체적으로 건강한 부흥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네작은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각각의 소그룹 공동체 성도들은 직접 복음을 전하며 공동체를 성장시키고 있다. 따라서 각 공동체에 의해 주일예배와 성경공부에 참여하는 이들은 김종일 목사가 누군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다니고 있는 곳을 동네작은교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네 개 공동체가 모두 모이는 연합예배 때 비로소 김 목사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각 공동체에 출석하다가 처음 연합예배에 참석하는 이들은 놀라게 됩니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하지만 금방 동네작은교회가 어떤 교회인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깨닫고, 보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참 감사한 일이죠.”

물론 김종일 목사는 여기저기에서 교회 이야기를 듣고 방배동으로 찾아오는 가나안 성도나 지역 주민들에게는 교회 운영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원하는 공동체로 가서 예배를 드리도록 권유한다. 또한 각 소그룹 공동체를 탐방해서 자신에게 맞는 공동체를 선택한 후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 카페 사과나무는 저렴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동네의 작은 카페이며, 전도와 예배의 장소가 되고 있다.
# 영적훈련이 신앙의 기초
김종일 목사는 신앙훈련을 목회사역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각각의 소그룹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서려면 반드시 영적훈련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중에는 각 공동체 디렉터들 함께 모여 독서토론 및 교육을 진행하고, 교회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교환한다.

우선 동네작은교회 각 공동체에 등록한 새신자는 성경공부 모임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4주 동안 일대일 양육을 받게 되며, 이후 원하는 소그룹으로 가거나 디렉터들이 추천하는 소그룹에 소속된다. 그룹에 소속되고 나면 디렉터들로부터 12주간 교육을 받는다. 이후 디렉터의 판단 하에 정식으로 소그룹의 일원이 되거나 부족한 경우 교육기간이 늘어나기도 한다.

또한 각 공동체 안에 소속된 성경공부 팀들도 선발된 리더를 중심으로 한 주에 한 번씩 훈련 받아야 한다. 1년 10주로 이루어진 3단계의 성경공부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소그룹 성경공부에 성실하게 참여한 이들은 예비리더로서의 자격을 얻게 된다. 예비리더가 되면 디렉터들이 별도로 훈련을 시킨다. 이후 소그룹 성경공부 참석자들이 많아질 경우 그들이 별도의 성경공부 그룹을 만들어 이끌게 된다.

“그동안 많은 소그룹 성경공부 모임이 만들어지기도,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성공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네작은교회에 있어서 소그룹 성경공부 모임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동네작은교회가 개별적인 공동체로 흩어져 있기 때문에 연합차원의 훈련도 함께 실시한다. 7월과 8월에는 소그룹 성경공부 모임을 자제하고, 각 공동체를 대상으로 해외 및 국내 단기선교 사역인 ‘아웃리치’를 진행한다. 모든 공동체에 소속된 성도들은 모든 아웃리치 현장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또한 다른 공동체 지체들과 만나는 ‘연합 수련회’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회 2.0 플러스’라는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8개 교회에 의해 만들어져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진행하고 있는 ‘기독시민특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방배동에 위치한 카페 사과나무
# 선교와 구제는 ‘0순위’
소그룹 공동체 재정의 40%는 각 공동체 운영에 필요한 자체비용으로 사용되고, 60%는 동네작은교회 공동운영을 위한 경비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김 목사는 교회 재정이 늘어나면 자체경비 비율은 높이고, 공동경비 비율은 더 낮출 계획이다. 동네작은교회가 본부 형식으로 존재하다보면 공동체보다 본부에 더 집중하게 되고, 각 공동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60%의 공동경비는 디렉터 사례비를 포함해 도서실 및 카페 운영비,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는 ‘ ‘소담’이라는 매거진 출판 등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1년 예산의 50%는 선교와 구제 사역에 사용된다. 헌금사용의 0순위는 선교와 구제다. 공동경비에서 지출하기도 하지만 각 공동체가 독립적으로 선교사 및 장학 후원, 구제사역을 진행하기도 한다.

50% 이상을 선교와 구제비로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교회 운영비용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예배 장소는 거의 대부분 회사 사무실로써 주일에 무료로 빌려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에 많은 비용이 지출되지 않는다. 대신 방배동에 위치한 카페 ‘사과나무’는 고용을 창출했다. 점장을 세워 수익금의 일부를 월급으로 지출하고, 나머지 모든 비용은 선교비로 사용하고 있다. 내방역 부근의 카페 ‘나무’의 경우는 김 목사의 사모가 운영하고 있으며, 수익금 전액이 몽골의 밝은미래학교에 사용되고 있다.

# 소그룹 전용공간 ‘아지트’
동네작은교회는 현재 카페 사과나무(방배 아지트), 카페 나무(내방 아지트), 동네작은도서실(사당 아지트) 등 세 개의 아지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주중에 각 소그룹 공동체들의 성경공부 공간으로, 주일 예배 후 간단한 점심을 나눈 후 교제의 장소로 활용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김종일 목사는 “하나님 나라의 능력과 권세에 대한 분명한 확신과 함께 그것을 어떻게 섬김의 모습으로 세상에 보여주는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작은 규모의 모습으로 친밀하면서 은밀하게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섬기는 형태의 교회모습을 지향하며 복음으로 세상을 정복시킨다는 의미로 ‘아지트’라는 명칭의 소그룹 전용공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소그룹 아지트들은 지역을 섬기고, 사람들이 와서 하나님의 지령을 받고 훈련되고 치유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카페 사과나무는 동네작은교회의 제1호 아지트로써 음료와 스낵이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다. 두 번째 아지트인 카페 나무는 핸드드립 전문카페다. 여러 종류의 핸드드립 커피가 제공되면 갓 볶음 신선한 원두를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주중에는 소그룹 모임과 중보기도 모임으로 주일엔 공동체의 교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동네작은도서실은 목양실과 기도실, 교회 지제들이 누구나 와서 책을 읽으며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지역주민들에게 모두 개방돼 있다. 빔프로젝터와 AV시스템, PC가 설치돼 있어서 시청각 자료들을 시청할 수 있고, 신간 도서들도 구비돼 있다. 특히 동네작은도서실은 현재 동네작은교회 김종일 목사를 비롯해 역삼청년교회 최현락 목사, 뿌리깊은교회 이민욱 목사 등 세 명의 목회자들의 공동 목양실로도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 사과나무의 열매는 ‘사과나무’
사과나무의 열매는 사과다. 하지만 생명력이라는 것에 집중해 사과에 대한 지평을 넓힌다면 열매에서 떨어진 씨앗이 싹을 틔워 자라난 새로운 사과나무들이 진정한 열매이고 결과다. 이것이 바로 동네작은교회가 추구하고 있는 목회관이며 교회관이다.

“한 성도가 건강한 사과나무가 돼 동일한 예수 그리스도의 DNA를 보유한 교회들을 생산해내는 구조를 지향합니다. 영적 생명력 있는 세포가 돼 세상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종일 목사는 앞으로 20개 정도 이상의 공동체가 세워지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각각의 공동체들이 별도의 교회로 독립을 원할 경우에도 막지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동네작은교회가 네 개의 공동체를 만들었듯이 각 공동체는 또 다른 공동체를 만들어 독립시켜야 한다.

“부모는 자식을 낳을 때 큰 기쁨을 얻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교회를 낳을 때 영적 부모로서의 참된 기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각 공동체들은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즉, 자녀를 낳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아직 자식을 낳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라고 부르지 않고 공동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동네작은교회가 추구하는 있는 교회관입니다.”

특히 김 목사는 앞으로 개척을 두려워하는 목회자들을 위한 ‘교회개척스쿨’이나 ‘개척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도 있다. 동역자들이나 후배들에게 교회개척과 운영에 대한 모든 것들을 터득할 수 있는 포토폴리오를 만들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대안학교에 대한 비전도 품고 있다. 현재 한 공동체 디렉터와 함께 경기도 양평에 땅을 샀다. 현재 건축허가까지 다 받아놓은 상태이다. 내년이면 건물 한 동이 세워진다. 김 목사는 “주일학교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어 주중에 학교에서도 신앙교육을 해야 하지만 공교육에서는 어렵기 때문에 대안학교를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독립과 연합’이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지역사회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해 가고 있는 동네작은교회. 앞으로 독립과 연합의 모습을 지닌 교회가 되기 위해 예배와 훈련, 섬김과 교제, 선교의 다섯 영역과 리더십, 의사결정 구조, 효과적인 재정 집행 등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정리할 예정이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로, 사과열매가 아닌 사과나무를 만드는 하나의 사과나무가 되기 위해 더 깊은 헌신, 더 깊은 충성, 더 밀도 있는 사역을 펼칠 계획입니다.”

▲ 동네작은교회 담임 김종일 목사는 언제나 작고 소박한 신앙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가치를 교회와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를 사이즈로 바라보지 말라”
하나님 나라 생명력 강조하는 김종일 목사

언제부터인가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마음속에 큰 교회가 성공했고, 영향력 있으며, 좋은 교회라는 근거 없는 인식이 자릴 잡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인식은 인간이 갖고 있는 믿음과 신앙에 대한 근본적인 착시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것은 세상의 가치체계이며, 세상이 스스로 구성해 나가는 구조적 형식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규모가 결코 메시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규모는 메시지가 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사이즈가 대세가 아니라는 말이다. 가치라는 것은 원래 크기와 같은 규모, 숫자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가시적 실체인 이 땅의 교회들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사이즈와 숫자 등으로부터 반드시 자유로워야 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바벨탑 사건 이후로 신앙인이든, 비신앙인이든 모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다수의 힘, 규모의 경제학으로 이 세상의 모든 문제가 풀리는 줄 알고 있다. 아니 그렇게 착각한 나머지 여전히 실수를 반복해 오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제, 하나님의 교회, 하나님의 세상 통치는 그렇지 않다. 성경을 주의 깊게 보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추구하는 하나님의 나라의 가치관을 찾아볼 수 있다. 주님은 천국에서 누가 크냐고 묻는 제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일갈하셨다.

“그 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 예수께서 한 어린 아이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이르시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 18:1~4).

한마디로 “너희같이 그런 생각이나 하는 사람들은 천국에 결코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이다. 예수님의 관심은 오직 어린아이, 소자, 잃은 양 한 마리, 두 세 사람의 모임이었다. 마태복음 18장은 규모와 숫자에 상관없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 대한 예수님의 생각이 모두 담겨 있다.

또한 열 두 명의 제자들, 그리고 더 깊은 나눔을 함께 했던 세 명의 제자들, 부활 후 갈릴리에서 만난 7명의 제자들 등 비록 숫자적으로 많지 않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공동체였다.

아시아 지역의 수많은 가정교회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디모데와 그의 외할머니와 어머니였던 로이스와 유니게 등의 모습은 모두 바울이 세웠던 교회의 모습이었다. 초대교회로부터 시작된 교회들의 언제나 작고, 소박한 신앙공동체였다.

교회라 불릴 건물도 없고, 조직도 없고, 그저 그리스도의 몸이라 불리웠던 그리스도인들의 모임. 그것이 바로 교회였다. 그런데 2천년이 지난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한국 교회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부정적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교회가 된 한국 교회는 세상에서 온갖 조롱과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 교회가 생각하는 사이즈, 목회자가 추구하는 외형적 성장, 그리스도인들이 그토록 갖고 싶어하는 영향력 등은 모두 우리 시대의 목적이나 목표가 될 수 없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몸으로 세우신 교회의 완성품은 더더욱 아니다.

이제 한국 교회는 작음으로, 적은 수의 모임으로 ‘다시 교회’를 생각하고 시작해야 한다. 규모가 아니라 성령의 능력, 경제적 규모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생명력으로 살아있는 교회를 보여줘야 한다. 바울처럼 우리가 약함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강함이, 우리의 가난함으로 그 분의 부요함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생명력 있는 그리스도의 몸, 그것이 바로 교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