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용’을 뭐라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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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용’을 뭐라고 말할까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2.01.0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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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양에 대적하는 ‘적그리스도’

신실한 신앙인 박해하는 ‘박해자’로 등장
양의 뿔로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변장

2012년 임진년(壬辰年). 용의 해다. 그 중에서도 흑룡, 검은 용의 해라고 한다.

‘용(龍)’. 우선 국어사전이 말하는 용은 ‘상상의 동물’ 가운데 하나. ‘몸은 거대한 뱀과 비슷한데 비늘과 네 개의 발을 가지며 뿔은 사슴에, 귀는 소에 가깝다. 깊은 못이나 늪, 호수, 바다 등 물 속에서 사는데 때로는 하늘로 올라가 풍운을 일으킨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상서로운 동물로 기린ㆍ봉황ㆍ거북과 함께 사령(四靈)의 하나로서 천자에 견주며, 인도에서는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상상 속에 존재하면서도 상스러운 동물로 때로는 악을 상징하는 의미로도 등장하는 동물이다. 용에 대한 의미가 이처럼 확연하듯 동양과 서양, 현실과 성경에서의 의미 또한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호불호가 갈린다.

# 동양에서는 우호적

우선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양에서는 용을 대체로 환영하는 편. 주로 전설 속에 등장하는데 용이 가뭄에 비를 내리는 등 사람들에게 일을 하는 신성한 동물로 묘사된다. 반명 서양에서의 용은 악의 상징으로 사악한 존재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중세시대에 공주를 비롯한 선량한 사람들을 납치하거나 농작물과 마을을 파괴하는 등 사람을 해롭게 하는 동물로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열두 띠를 나타내는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상상 속의 동물로 등장한다. 생김새는 9가지 동물을 섞어 놓은 형상이다. 본초강목이 말하는 용은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은 뱀, 배는 신, 비늘은 잉어, 발바닥은 호랑이, 발톱은 매의 것을 닮았다고 묘사한다. 그리고 구름과 비를 자유자재로 만드는 것은 물론 물과 바다를 다스려 물의 신으로 통하기도 한다.

각종 설화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는 데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각종 책에 실린 설화들 중에서 86편이 용과 관련된 것들이다.

또한 용은 주로 왕과 관련돼 왕권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사용됐다. 임금의 얼굴을 용안, 임금이 앉는 자리는 용좌, 임금이 입는 옷은 용포, 심지어 임금이 흘리는 눈물은 용루라고까지 했다.

용과 관련된 지명이 1,261개, 그 중에서 ‘용산’이라는 지명을 쓰는 곳이 71곳이다. 용두산(龍頭山), 용문산(龍門山)을 비롯한 산 이름에서부터 용유도(龍遊島), 용출도(龍出島) 등의 섬, 용두암(龍頭岩), 용마석(龍馬石) 등의 바위 이름은 물론 용산(龍山)이라는 지명에 이르기까지 용은 한국인들의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 싸워 이겨야 할 대적

성경에 등장하는 용은 다소 개념이 다르다. 모양에 있어서도 동양적 용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머리가 일곱 개에 날개가 달려있다는 것. 그리고 몸을 지탱할 정도로 길고 튼튼한 다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모양들은 중세시대의 기록물들에 잘 표현되고 있으며, 이런 모양들을 통해 적그리스도의 위험성을 알리고 더 굳건한 신앙 위에 설 수 있도록 성도들의 신앙을 독려했다.

‘리워야단’(욥 3:8, 시 74:14, 사 27:1), ‘라합’(욥 9:13, 26:12, 시 89:10), ‘바다 괴물’(욥 7:12, 시 74:13, 사 51:9), ‘바다뱀’(시 68:22) 등으로 묘사되며, 개역한글에서는 ‘악어’, 공동번역에서는 ‘레비아단’ 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름들은 창조 벽두 야훼에 의해 굴복당한 태고적 용의 이름들 중 하나(시 74:14, 사 27:1). 레비아단은 외경에도 언급되는데 현세대의 말에 그의 결박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운명지어졌으며, 두 번째이면서 동시에 최후의 패배를 당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묘사돼 있다. 욥기 41:1과 시 104:26에서 레비아단은 그 개념이 확대돼 신화적인 암시가 없이 대체로 어떤 바다의 괴물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다.

# 예수의 권세에 영원히 패배

성경의 용은 주로 요한계시록에 등장한다. 계시록에서는 ‘어린 양’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등장하면서 ‘붉은 용’, ‘머리가 일곱 달린 용’으로 묘사돼 ‘적그리스도’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요한계시록 12:3에는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보라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머리에 일곱 왕관이 있는데”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계 13장과 16:12~16, 17장, 19:19~21 등에서도 두 마리의 짐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짐승은 부분적으로 다니엘서의 네 짐승이 합쳐진 것인데, 열 개의 뿔과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 짐승은 용(사탄)으로부터 능력과 권위를 부여받았는데, 이 첫 번째 짐승이 사탄이 화육신한 적그리스도이다.

두 번째 나타나는 짐승은 양처럼 두 개의 뿔을 가지고 있으며, 용처럼 말을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 짐승은 기적을 행해 사람들을 속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첫 번째 짐승을 숭배하도록 강요하기도 하는데 숭배하지 않는 사람은 죽인다. 이 짐승은 양의 뿔로 하나님의 어린 양처럼 변장했지만 사탄의 부하인 이 짐승이 바로 적그리스도이며 신자들을 박해하는 박해자로 묘사된다.

성경에서의 용은 예수를 대적하고 성도들을 시험하며 핍박하지만 결국 어린 양 예수의 권세 아래 영원히 패배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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