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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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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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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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교수의 목회 준비 제대로 하기(50)

어떤 교회에 부교역자로 부임하게 될 때 경험하는 첫 번째 도전이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부임해 간 교회 구조나 환경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고착된 목회환경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처음에는 잘못된 전통을 바꾸기 위해서 애를 쓰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곧 이게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되고 두 손을 들어버리게 된다.

특히, 부교역자의 입장에서 담임목사의 비성경적, 비윤리적,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게 되면 더욱 낙심하게 된다. 부교역자가 담임목사의 단점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기회를 보아서 다른 교회로 임지를 옮기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임지를 옮긴다고 이런 문제가 다가오지 않는 것일까? 사정은 다 다르겠지만 부교역자의 입장에서는 담임목사의 목회비전이나 윤리성 혹은 그 교회의 구조적 문제점의 고착성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게 된다.

항상 모든 문제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출발한다. 똑같은 환경을 보아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시각으로 본다. 분명한 사실은, 부교역자가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ideal) 교회를 찾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모순이라는 사실이다. 밖에서 보면 단점과 허점투성이일 경우가 많다. 결국, 신학교에 다닐 때 꿈꿔왔던 그런 이상적인 교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임 사역자로 일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교역자로서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부교역자로서 사역지가 정해지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교회에서 사역을 하다 보면 담임목사가 부교역자 자신의 기대 수준 이하라고 판단되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근무조건이 열악한 경우에는 그 교회에서 열정적으로 목회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럴 경우 그는 실망하게 되고 ‘이런 담임목사 밑에서 사역하는 것은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 담임목사 밑에서 사역을 하는 것이 단지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 그렇게 부정적인 사역지에서 사역하는 경험도 부교역자로서 자신이 귀한 목회자로 훈련받을 수 있는 귀한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문제는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이다.

하나님은 때로 목회자를 힘든 정도를 넘어서 혼자서는 통제가 불가능한 목회조건 속으로 던져 넣으실 때가 있다. 그런 경험을 통해 하나님은 목회자로 하여금 목회는 자기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해 주신다. 인간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억울한 사역이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역지에 나를 던져 넣으신 하나님의 섭리와 목적을 깊이 묵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사도 바울처럼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 던져졌다 하더라도 귀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임할 때 비로소 어디에서도 배우지 못하는 귀한 교훈들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믿음직한 목회자로 성장해 갈 수 있다. 이렇게 귀한 훈련의 기회를 회피하고 단지 입에 달고 보기에 좋은 목회자만 찾아다니는 약삭빠른 모습으로서는 결국 제대로 쓰임 받는 목회자로 거듭날 수 없다.

부교역자로서 목회를 배운다는 것은 훌륭한 담임목사와 훌륭한 목회조건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지만,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담임목사와 부정적인 여건 가운데 있는 교회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 아무리 담임목사나 목회적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부임해 간 임지에서 최소한 3년 이상은 사역해야 한다.

목회지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1년이 멀다하고 계속해서 옮겨 다니다 보면 제대로 목회를 배울 수 없고 겉멋만 드는 병든 목회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의 목회환경과 상황이 어렵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해서 현재의 목회지에서 하시려는 계획과 뜻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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