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간의 경건한 기다림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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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간의 경건한 기다림 ‘마라나타!’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1.11.22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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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대림절’을 준비하는 성도들

‘종말을 위한 하나님의 사람들’ 준비
4개의 초 밝히며 그리스도 강림 기대

‘대림절(待臨節)’. 대강절이라고도 강림절이라고도 불리지만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마음은 모두 하나다. 원어적 의미는 ‘옴’, ‘도착’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adventus’에서 유래했다. 직접적으로는 ‘그리스도의 오심’을 뜻하는 말로, 대림절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

대림절은 원래 ‘성 안드레 기념일(St. Andrew’s Day)’인 11월 30일을 말하지만, 이 날에서 가장 가까운 주일을 대림절로 지키기 때문에 올해의 경우 27일 주일부터 대림절이 시작된다. 또한 대림절은 그 해의 절기가 시작되는 첫 날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각 교회들은 대림절 4주 동안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주제의 설교를 하게 된다. 교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 주제의 범위는 ‘예수의 오심’에 맞추어진다. 첫째 주에는 세상의 종말에 대한 준비와 경고, 둘째 주는 그리스도의 재림과 회개에 대한 권면, 셋째 주에는 예수의 오심에 대한 말씀 선포와 기쁨의 준비, 마지막 주에는 마리아의 예수 수태에 대한 기쁨이 중심 주제다.

# ‘마라나타’의 고백, 생활화

이런 절기 설교는 고대 서방교회의 경우에서도 발견된다. 서방교회에서 사용하는 겔라시우스예전서(Gelasian Sacraments)를 보면 강림절기에 사용하는 여러 기도와 성서 낭독들의 경우, 성탄절 전의 5주일 분량을 갖추어 놓고 있으며, 그 절기 동안 포함되는 수요일과 금요일에 행해지는 기도와 성서 낭독에 대해서도 준비해 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림절은 어떻게 지켜졌을까. 성탄을 앞둔 시점이어서, 그리고 예수의 오심을 기다린다는 점에서 흥겨운 4주를 보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사순절만큼은 아니지만 대림절기 또한 대체로 엄격하게 지켜졌다. 기독교대백과사전은 “오늘날에 와서 서방교회에서는 강림절에 금식하는 명령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흥청거리는 축제는 되도록이면 삼간다”고 설명한다.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즐거운 절기이지만 흥청거리는 날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대림절의 예전 색깔이 ‘자주색’이라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대림절 셋째 주는 가우디트주일(Gaudete Sunday)로 불리며 장밋빛 색깔의 옷을 입기도 하지만, 대체로 대림절 4주 동안은 세상 끝 날에 심판의 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기간으로 엄수되기 때문이다.

대림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심’. 주승중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예배설교학)는 초대 교회 성도들의 고백이었던 ‘마라나타(maranatha. 주여, 어서 오시옵소서)’라는 고백이 대림절 신학을 가장 잘 표현한 단어라고 말하는데, “종말을 위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준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목적이 있다”고 강조한다.

# 4주간 동안 촛불 켜며 강림 기대

교회들은 대림절을 지나는 4주 동안 4개의 촛불을 밝히면서 예수의 오심을 기다린다. 교회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한 주에 한 개의 초를 세우며 불을 밝히기도 하고, 처음부터 4개의 초를 준비한 뒤 한 주에 하나씩 불을 밝히는 교회들도 있다.

밝히는 초에는 예수의 오심을 준비하는 의미를 닮는데, 주로 보라색, 분홍색, 흰색의 초를 켠다. 첫째 주에 켜는 보라색 초에는 예언의 의미를 담아 세상 종말에 대한 준비와 경고의 의미를 전달한다. 둘째 주에 밝히는 연보라색 초는 세례 요한이 그리스도께서 오심을 예언하는 의미이며, 셋째 주에는 분홍색 초를 켜는데 목자들의 초를 말한다. 이 주에는 예수 탄생이 다가옴에 대한 준비와 기쁨을 전한다. 넷째 주의 하얀색 초는 천사들의 초로, 마리아의 예수 수태에 대한 기쁨의 의미를 담았다.

대림절에 초를 밝히는 문화는 누구로부터 시작됐을까. 기독교대백과사전은 ‘동부 독일에서 온 루터교 신자들이 미국에 퍼뜨린 것’을 그 시초로 보는데, ‘많은 가정과 교회, 학교에서 이 강림절 화환과 초를 장식하는 풍습을 갖게 됐다’고 설명한다.

초기에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영생을 표시하는 상록수 가지로 화환을 만든 뒤 이 화환 안에 네 개의 초를 꽂아 놓는 형식이었다. 네 개라는 숫자는 대림절 4주를 의미하는 것이며, 촛불은 그리스도의 빛을 상징했다. 그리고 강림절기 매 주일마다 각각 다른 초에 불을 켜 나가는데, 첫째 주에는 하나, 둘째 주에는 둘, 이런 방식이었다.

# 대림절 묵상집으로 예수 오심 준비

대림절을 보내는 성도들에게서 발견되는 또 하나의 모습은 묵상. 성경을 읽으며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고, 성경대로 생활하며 이웃과 함께 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다. 이런 의미로 대림절 4주간 동안은 성경을 묵상하고 실천하는 기간으로 지켜지기도 한다.

각 교단들과 출판사들은 성도들의 대림절 묵상을 위한 묵상집을 따로 출판, 고요한 기다림의 시간에 기쁨과 영성이 충만하도록 돕는다.

루터란아워에서는 올해 대림절을 위해 묵상집 ‘28일간의 기다림’을 펴냈다. 27일부터 시작되는 대림절기에 맞춰 구성됐으며, 성탄절 이전에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28일간의 기다림은 절기 QT로 성경구절과 말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림절의 의미를 기독교인들에게 다시 일깨워주면서 성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했다. 올해 묵상집은 루터란아워 세계본부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웨인 팔머 목사가 집필했다.

루터란아워는 특히 대림절 묵상집을 루터라아워 블로그인 http://blog.naver.com/lutheranhour에 대림절 기간 동안 매일 업데이트해 인터넷을 통한 대림절 묵상을 할 수 있게 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육국도 대림절 묵상집 ‘주님을 기다리며’를 출간했다. 첫째 주 주제는 ‘평화의 왕, 내 영혼에 임하소서’로, 평화에 관해 주제별로 집중해 묵상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주는 ‘이웃과 더불어 평화하게 하소서’를 주제로, 하나님께서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깨어진 관계 속에 평화의 복음으로 오시는지를 묵상하도록 했고, 셋째 주는 ‘온 생명을 통하여 주의 평화가 이루어지소서’라는 주제 아래, 피조물들의 아픔과 탄식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고 하나님께 탄원하는 생태영성에 관해 묵상하도록 했다.

넷째 주는 ‘평화의 왕이여! 온 누리에 임하소서!’로 구성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세계의 평화를 위해 우리가 기도하고 실천할 것들을 묵상하고 다짐하도록 했다. 묵상집 뒷부분에는 강림절 달력을 따로 제공했으며, 이 달력에 특별한 기도 제목과 강림절 기간 동안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을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예장 통합총회 산하 한국장로교출판사도 ‘대림절의 깊은 묵상’을 내놓았다. 대림절 첫째 주에는 성탄 사랑에 소망으로 응답하기, 둘째 주에는 빛 된 삶으로 응답하기, 셋째 주에는 기쁨으로 응답하기, 넷째 주에는 평화의 삶으로 응답하기 등으로 묶었으며, 성탄절:그 이름 예수로 구성해, 성탄절을 맞이하기 전 4주간 동안 소망과 정의, 그리고 평화와 사랑의 왕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기다리며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정결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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