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와 삶’ 다르지 않아 … 성경으로 돌아가야
상태바
‘교리와 삶’ 다르지 않아 … 성경으로 돌아가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11.07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 대담 // 개혁주의생명신학 주창자 장종현 목사와 세계적 석학 리처드 멀러 교수와의 만남

특별 대담 // 개혁주의생명신학 주창자 장종현 목사와  세계적 석학 리처드 멀러 교수와의 만남

백석학원 건학 35주년 기념 공동국제학술대회 개최

건학 35주년 슬로건은 ‘사람다운 사람’… 오직 하나님 말씀으로 변화
WCC 자유주의신학 인정, 그러나 적극 참여로 우리의‘신앙고백’해야


학교법인 백석학원 건학 35주년을 맞아 개혁주의생명신학회와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지난 28일과 29일 양일간 천안 백석대학교 국제회의장에서 ‘생명, 복음, 교회를 위해 성경으로 돌아가자’라는 주제로 공동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동양과 서양의 신학자들이 만나 개혁주의생명신학이 내걸고 있는 ‘개혁주의 신앙의 회복’에 대한 일치점을 찾았으며, 종교개혁 정신인 ‘5대 솔라’ 그 중에서도 ‘오직 성경’에 대한 책임과 사명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학술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27일 개혁주의생명신학 주창자인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와 세계적 석학으로 알려진 미국 칼빈대학교 리처드 멀러 교수가 만나 ‘개혁 전통’에 대한 깊은 논의와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세계화 가능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멀러 교수는 “제2의 종교개혁이 개혁주의생명신학을 통해 이어지는 것을 보았다”며 “이러한 접근이 교회의 생명과 신학교의 교육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편집자 주>

● 건학 35주년을 맞아 공동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셨습니다.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장종현 목사 -
백석학원 건학 35주년의 슬로건은 ‘사람다운 사람’입니다. 교육은 사람을 ‘사람다운 사람’으로 바꾸어 가는 일이지요. 도덕과 윤리 교육만으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사람을 변화시키고 영적 생명을 살리는 힘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다운 사람’이란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된 사람을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사람’입니다. 오직 말씀에 의해서만 변화가 가능하고, 영적 생명을 살리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변함없는 확신이 백석학원 발전의 원동력이자 하나님이 주신 복의 배경이었습니다.
이번 공동국제학술대회는 9명의 해외 석학과 27명의 발표자들이 초청되었습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경이 답이다’라는 명제를 세웠습니다.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고 그리스도 생명의 복음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영적 생명의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
● 그렇다면 개혁주의생명신학이 어떤 것인지 먼저 설명해 주시지요.
장 :
개혁주의생명신학은 새로운 주제의 신학도 어떤 특정인의 주창도 아닙니다. 단, 역사적으로 가장 좋은 신학체계로 검증된 ‘개혁주의신학’의 본질적 생명을 회복하기 위한 실천운동입니다. 서구 개혁주의신학이 드러내고 있는 이성 중심의 신학과 교회를 살리지 못하는 전통과 교리로 인한 개혁주의신학의 사변화를 우려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바로 잡고 올바른 것은 북돋우려는 ‘개혁’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입니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의 근간은 기독교가 하나로 존재한 16세기 종교개혁 당시의 정신인 ‘5대 솔라’, 즉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하나님께 영광’에 있습니다. 교회가 하나이고 성령님이 이미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려는 실천운동이지요.

● 멀러 교수님께서는 개혁주의생명신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리처드 멀러 -
저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의 목적과 방향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신학이 신앙과 삶, 그리고 교리와 실천, 이 두 가지 모두의 길잡이가 되는 실천적 분야라는 점은 개혁 전통에서도 나타날 뿐 아니라 종교개혁자들과 17세기 계승자들의 깊은 통찰 중 하나였습니다. 이 통찰은 청교도들과 이른바 ‘제2의 종교개혁’이라 일컫는 네덜란드의 저자들 가운데서 뚜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통찰이 개혁주의생명신학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았고, 기독교 교리와 기독교인의 삶을 결합하라고 강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접근이야말로 교회의 생명에 그리고 신학교의 교육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종현 목사님은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으로 한국 신학계에 도전의 메시지를 던지셨습니다. 이 주장에 한국의 ‘신학하기’가 반영되었다고 보십니까.
장 -
126년의 짧은 한국 교회 역사에 세계가 놀라고 부러워하는 양적 성장이 있었다면 예수교와 기독교로 한국 교회가 사분오열된 것은 바른 신학이 부재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학자들은 하나님 말씀의 자리에서 신학을 우상화시키는 오류를 지속적으로 범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교회를 살리겠다는 부족한 사람의 외침에 국내외의 많은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동참하면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이러한 노력이 모든 신학교에 확산된다면 ‘바른 신학하기’가 이성 중심의 논의가 아니라 교회를 살리고자 하는 ‘가슴신학, 무릎신학’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반드시 기도운동과 성령운동을 수반하게 될 것입니다.

● 멀러 교수님께서도 올바른 신학하기에 대한 고민이 있으실 것으로 압니다.

칼빈대 리처드 멀러 교수

멀러 -
올바른 신학하기는 오늘날 우리가 예배하는 교회 가운데서 교회를 위해 신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독교 메시지를 새로운 상황에 맞게 새롭게 진술하는 것을 의미할뿐만 아니라 그 메시지의 핵심적인 의미를 언명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기독교 메시지의 핵심적인 의미를 언명하는 것은 신자들이나 신학자들이 하루, 한 주, 혹은 심지어 일생을 성경을 읽고 연구한 후의 자신들의 결론을 말하는 ‘독자적 성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믿음의 공동체이기에 신학은 공동체를 향해 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말을 인용한다는 신학은 ‘사사로운 해석’이 되어선 안 됩니다.

● 신학과 신앙, 그리고 실천적 측면에서 학교와 교회, 신학자와 목회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장 -
한국의 신학교와 교회, 신학자와 목회자는 역사적으로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셨지만 한국 신학교와 교회는 진리를 추구하는 신학과 은혜를 사모하는 신앙이 양면일체가 되기는커녕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신학과 신앙으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세상이 교회를 염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안타까운 상황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신학자는 참다운 목회자라야 하며, 신학교는 기도원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현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는 말씀의 본질에 충실하여 하나님의 주권을 실현하는 체험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신학자가 먼저 뜨거운 은혜와 진리로 성령충만을 받으면 그 제자인 신학도들이 변하겠지요. 그 신학도들이 목양하는 교회는 성도들이 예수의 생명으로 풍성해질 것이며, 그 성도들의 모임인 한국 교회는 올바른 회개, 갱신, 부흥을 경험하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 한국 교회 안에서는 WCC 총회를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갈려 있습니다. 개혁주의 신학자이신 멀러 교수님의 입장에서는 WCC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멀러 -
WCC가 자유주의 신학적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작은 교단들의 경우 자신들의 입장을 적절히 대변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WCC가 자유주의 신학적 입장에 서 있다고 봅니다.
WCC와 관련해서 두가지 입장이 나타납니다. 하나는 WCC가 자유주의 신학으로 경도되어 있어 나와 다르기 때문에 아예 관계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WCC의 장에 참여해서 그 속에서 나의 신앙고백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고백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 한국 교회에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는?
멀러 -
한국 목회자와 신학자를 보면, 교회를 위한 극도의 헌신과 근면, 그리고 활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가 무엇을 당부하기보다 사실 이런 만남을 통해 묻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서방 교회 전통이 한국에 받아들여지게 된 방식과 관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신학을 오래된 개혁신학과 매우 유사하게 만든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또 한국의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종교개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칼빈과 개혁신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한국 개혁신학이 취해온 길에 대해 듣고 싶고, 한국의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칼빈 그리고 존 오웬이나 프란시스 투레틴 같은 개혁주의 저자들의 사상을 어떻게 한국 상황에 접목시켰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 앞으로 개혁주의생명신학을 통해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에 어떤 방법으로 기여할 수 있겠습니까?
장 -
개혁주의생명신학은 남을 변화시키는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바른 신앙을 가진 개개인이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 말씀에 집중하게 된다면 내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그런 작은 시작이 자신이 속한 가정과 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마중물의 역할을 감당할 때,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으로 한국 교회는 다시금 풍성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은 세계 교회에 영향을 미치도록 정기학술대회와 국·영문 저널 등을 발간하고, 목회 개척프로그램과 멘토링 등 현장의 문제를 진단하고 분석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16세기 종교개혁 정신인 5대 솔라를 바탕으로 ‘7대 실천운동’인 신앙운동, 신학회복운동, 영적생명운동, 하나님나라운동, 기도운동, 성령운동, 나눔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정리=이현주 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