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된 ‘아멘’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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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된 ‘아멘’은 삼가야 한다
  • 승인 2002.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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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교회들이 예외는 있으나 예배수행 중 교인들이 설교에 대한 교감반응으로 설교대목마다 ‘아멘’을 연발하는 실태를 볼 수 있는데 정도를 벗어난 점이 없지 않다.
이 ‘아멘’은 근본적인 뜻으로 보아 지도자의 신앙적 사설이나 신적 역사의 예고적 선언에 대한 청중의 고백적이며 자원(自願)적인 영성적 반응으로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설교자들이 자기 설교에 대한 반응으로 지나치게 인위적인 ‘아멘’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경건적이거나 신령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를테면 “믿으시면 아멘 하시기 바랍니다”, “믿습니까?”, “축원합니다”, 또는 설교자 자신이 ‘아멘’(모방적 아멘의 유도), “할렐루야”등을 선창하여 설교의 사상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구호적인 외침으로 회중의 “아멘”을 유도하는 행위는 높은 설교의 품격도 아니고 자각성 없는 반사적 반응으로서 신학적 가치가 없는 것이다.
원래 이 “아멘”을 신·구약 성경적 근거에서 보면, 먼저 구약에서 ‘아멘’은 “그렇게 될지어다” 라는 의미의 감탄사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메시지나 명령에 동의할 때(왕상1:36), 예언과 언약의 성취를 바랄 때나 확신을 의미할 때(렘11:5, 28:6), 율법낭독에 백성이 동의할 때(신27:15-26), 맹세(느5:13), 서약(왕상1:36), 예배시에 회중의 응답기도, 송영(대상16:36, 느8:6), 시편의 끝맺는 말(시106:48)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었고 신약에서도 “그렇게 될지어다”, “진실로”, “참으로” 라는 뜻을 담고 지도자의 말에 동의를 표할 때(고전14:16), 하나님의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믿는 표현으로(고후1:20), 송영(롬11:36), 축사(롬15:33), 서신서의 끝맺는 말(히13:21, 벧후3:18, 유1:25) 등과 계시록의 예언에 대한 동의(계1:7, 22:20), 하나님의 이름(계3:14)등에 대한 사용의 예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성경적 배경으로 보아 ‘아멘’에 대한 정중하고도 진지한 사용사례는 분명 신앙적이었다.

문제는 신앙적인 깊은 영성적 감응에서 고백적이고 인격적인 의식에서 표현되지 않고 지도자의 설교 구절마다 광기(狂氣)에 가까운 무분별적이고 습관적이며 입으로만 구호 적으로 열기를 뿜어내는 듯한 ‘아멘’의 모습은 분명 문제점이 없지 않다고 본다.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취하지 않으시고 중심을 보시는(삼상16:7, 왕상8:39, 사26:9)분이시므로 중심에 바탕이 없는 인간의 외형적인 위세나 어떤 몸짓이 ‘아멘’이 가진 본질적인 의미와 결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그 아멘이 설교자의 설교 성취감의 기분이나 비위를 맞추려거나 언어적 호응관계 유지나 회중의 격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뜻이 있다면 이는 마땅히 삼가야 할 것이다. 설교는 원칙적으로 하나님의 임재적 계시요소(수단)로서 설교자를 통한 성령님의 역사 하심이 설교자의 선한 자질이 반영되어 표현되는 만큼 거기에는 고요로움과 정제된 열정과 정숙과 정중한 경청을 통해서 감격과 은혜와 감사와 결단과 눈물이 고백적으로 응축되어 전체적이든 개별적이든 아멘으로 메시지에 화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설교자는 회중의 맹목적이고 환호적인 아멘의 열창에 지나치게 고무되어 자기 성취감에 도취하기보다는 회중들이 설교에서 내면적인 변용(變容)을 도모하도록 해야하고 회중은 말씀의 감흥을 내재화하고 인격화하여 그것을 시인하고 ‘아멘’으로 반응화답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아멘’은 신의 뜻의 성취에 대한 진실한 수용이어야 하는 것이지 사람의 소원이나 현세적 복의 성취를 강조할 때 열광적인 ‘아멘’으로 반응하는 것은 비성경적인 것이므로 이를 갱신하고 격조 높은 ‘아멘’의 신앙적 풍토조성은 물론, 절도 있는 ‘아멘’이 예배의 영성을 더 고양시키고 신적 체험이 실제화됨을 주목하면서 ‘아멘’의 문제점을 성찰하여 보자.

김석한(기독신학 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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