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에 1명, 하루에 1만 8천 명 굶주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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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초에 1명, 하루에 1만 8천 명 굶주림으로…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1.10.12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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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하은이는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바로 점심시간이다. 학교 급식표를 훑어보며 오늘의 반찬을 상상한다. 아침밥을 거른 날이면 더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주일날도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다. 예배 후 먹는 점심식사다. 매주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지는 교회밥상에서 하은이는 감사기도를 잊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에 한 끼조차도 제대로 못 먹어 굶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지구촌 곳곳에 퍼져있는 빈곤국, ‘기아(Hunger)’들이다.
 
# 당신의 숟가락 뺏는 ‘기아문제’
텔레비전을 보면 우리는 기아에 대한 영상을 종종 본다. 엄마의 마른 빈 젖을 빠는 아기들, 계속된 전쟁으로 배고픔과 피폐함에 찌든 난민들, 파키스탄이나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나는 지진 피해자들에게 헬리콥터가 구호물품을 나르는 모습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진 모습이다. 지금도 5초에 1명, 하루에 1만8천 명의 어린이들이 빈곤과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이하 WFP)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기아 난민들 중 8%만이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기아 현상 중 영양실조는 눈으로 드러나지 않아 더 어려운 문제로 남고 있다. 영양실조는 비어있는 뱃속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영양실조는 다양한 질병을 불러일으키는 근본요소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에는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이 9억2천5백만 명이 있으며 오늘날 6명 중 한 명은 하루에 필요로 하는 영양섭취를 못하고 있다. 이 수치는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을 합친 것 보다 많은 수치다. 나이가 어릴수록 영양실조는 더 위험하다. 발육을 방해하고 지능과 인지력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빈곤국의 많은 사람들은 이미 영양실조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트에 있는 빈곤마을, 캄보디아의 프놈펜, 볼리비아와 네팔의 산골짝 마을까지 영양실조는 빈곤국 곳곳마다 심각하게 퍼져있다. 이것은 빈곤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아 문제는 지구촌 인구 70억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전 지구적인 문제다.
 
# 7명 중 1명은 기아
지금처럼 음식이 남는 시대는 없었다. 그런데 왜 9억2천5백만 명의 사람들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을까? 기아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수치로 따져보면 지구상의 음식은 67억 인구를 모두 먹일 수 있을 만큼 풍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명 중 1명은 기아다. 게다가 어린아이 3명 중 하나는 체중미달이다.
 
올바른 영양섭취를 하지 못함으로써 어린아이들은 아주 약한 바이러스에도 쉽게 감염된다. 수두나 변비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매년 전세계의 1,100명의 아이들이 5살이 되기도 전에 죽고 있다. 이들 가운데 53%는 영양실조와 관련돼있다. 그리고 개발도상국 가운데 1억4천6백만의 아이들은 체중미달이다. 이것은 전세계의 25% 기아들이 어린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로도 이미 많은 나라들이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이상기후 탓으로 홍수, 태풍, 가뭄 등 기아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자연재해가 같은 지역에서 매년 진행되고 있다. 2006년에는 계속된 가뭄으로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는 연속 작농 실패를 겪었고 가축이 병들었다.

# STOP WAR !
1992년부터 장단기적인 식량위기가 15%에서 35%로 증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식량위기는 전쟁을 일으켰다. 2004년부터 수단의 다프(Darfur) 지역은 지금까지 식량 문제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다프 지역은 비가 자주 오고 비옥한 토양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식량이 부족해지자 옥토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전쟁에서는 식량이 무기가 될 수 있다. 적군의 식량 창고나 시장을 점령하면 상대적으로 적군은 굶을 수밖에 없다.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은 지뢰를 놓거나, 일부러 물을 오염시켜 굶어 죽게 만든다. 그에 비해 식량위기가 없는 가나, 말라위 등 평화로운 지역은 영양실조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개발도상국들은 계속된 가난의 덫으로 굶주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부들은 씨앗을 사들일 자본조차 없는 형편이고 기술자들은 도구를 살 돈조차 없다. 일반 사람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땅도 없고 물도 없고 교육도 받지 못한다.
 
이러한 연속된 대물림 때문에 이들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들 자신을 가난에 가둬둠으로써 굶주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무리한 환경착취 및 농업 인프라 비구축이 기아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미흡한 농사법과 무분별한 벌목, 무리한 경작은 비옥한 땅을 숨막히게 하고 오히려 빈곤의 뿌리를 뻗게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농업기술의 발달은 빈곤과 기아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의 식량불안전 보고에 따르면, 유엔의 밀레니엄 발전 목표의 우선순위에 대해 책정된 모든 나라들은 대부분 농업기술에 대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농업 인프라에 대해 가장 중요한 열쇠인 도로정비와 보급창고, 관개사업에 대해 소홀하다. 그 결과로 높은 운송비, 물과 식량 저장고 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농업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각 나라의 정부들은 오히려 도시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실이다.
 
여성은 식량생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식량을 공급할 인력을 낳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회구조는 남성보다 여성이 가난에 쉽게 노출되게 형성돼있다. 매년마다 영양섭취를 하지 못한 임산부들에게 태어난 체중미달의 아이들은 1천 7백만 명에 달한다.
 
또한 개발도상국 임산부 50%의 여성들은 철분 부족이다. 철분이 부족하다는 말은 출산시 조금의 출혈에도 즉시 사망한다는 말과 같다. 때문에 출산을 앞두거나 출산을 한 여성들에 대한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고 영양섭취를 꼼꼼하게 챙겨줘야 한다.
 
그리고 태어난 아기의 생후 2년 동안은 영양부족으로 인한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다. 이 기간에 아이들에게 필요 영양과 비타민, 미네랄 섭취를 충분히 해주면 영양실조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 기회의 창은 열려있다
20세기 후반 인류는 오랜 적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었다. 1970년부터 1997년까지 빈곤층의 수는 9억5천9백만에서 7억9천1백만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1995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빈곤층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매년 4백만 명이 증가했다. 그리고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은 전세계적으로 8억5천4백만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마지막 수치는 9억2천5백만이었다.

앞서 유엔은 지난 2000년 ‘21세기 밀레니엄개발목표’를 세우고 그 중 첫째로 2015년까지 세계 빈곤을 반으로 감소시키자는 의제를 내걸었다. 또한 비정부기구, 민간 기업들도 타국의 빈곤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도움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유니세프, 기아대책,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등 NGO단체들이 국내외적으로 식량난 문제에 대해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기아대책은 STOP HUNGER(www.kfhi.or. kr/stophunger) 캠페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식량지원을 펼치고 빈곤 기아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전주기전대학 400여 명이 캠페인에 참여해 200개 식량키트를 제작 및 후원하고, 8일 양산 평산교회(강진상 목사)에서는 성도 300여 명이 참석해 식량키트 500개를 제작, 빈곤 국가에 보내기로 했다. 이 밖에도 소망화장품, 삼성화재 등 50여 개 기업, 서울 숭실중, 수성중, 관광고, 선정고 외 전국 중·고등학교 300여 개 학교와 명지대, 계명대 등 다양한 단체와 교회들도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UN 밀레니엄 개발 목표 특별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미국 컬럼비아대학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해 “세계 빈곤 인구의 비율이 낮아지고 학교에 다니는 아동 수가 과거보다 증가했으며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아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안고 갈 문제다. 경제학자들이 말하길 “기아로 인해 제대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는 아이 한 명 한 명 마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의 5%-10%의 지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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