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S, 선교사 복지 기금 대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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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S, 선교사 복지 기금 대출 논란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8.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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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연락사무소 구입 둘러싼 본부-선교사 갈등 확산

예장 합동이 교단 설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 ‘세계선교대회’를 개최하며 2백 개 나라에 5천여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 중심의 교단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합동 GMS(세계선교회)는 이번 선교대회를 통해 1백 개 나라의 사역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노회별로 선교 결연을 맺어 선교 역사의 대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단의 이러한 포부와 달리 GMS는 이사회 임원회와 실질적인 현장 선교를 감당하는 선교사들 사이의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다.

‘선교사 안식년 기금’ 대출을 통해 미주 연락사무소를 구입한 것이 발단이 되어 이에 반대한 사무총장이 직무 정지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세계선교대회는 시작됐지만 분위기는 뒤숭숭하다는 것이 교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내 교단 중 가장 선교를 잘 하기로 소문난 GMS에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 사건의 발단 ‘10억 대출’
GMS 이사회 임원회는 올해 미주지역에 연락사무소를 구입했다. 대지 5백 평에 건평 120평의 2층짜리 건물 구입 비용은 총 10억 원. GMS는 이 건물을 미주연락사무소의 용도 외에 선교 동원과 훈련을 위한 시설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자금이었다. 1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임원회는 선교사 안식년 기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선교사들의 노후를 위해 비축해놓은 목적 기금을 선교사들의 동의 없이 대출받아 사용한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선교사들이 반발했다. 지역 선교부 대표 13명이 이의를 제기했고, 법무법인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GMS 이사회 임원회는 선교사들의 관리를 문제삼아 사무총장 강대흥 목사를 직무정지 시켰다. GMS 소속 선교사들은 미주연락사무소 구입을 철회하고 기금을 원상회복시키라고 촉구했다. 사건이 터진 후 시작된 서명은 지난달 24일까지 611명을 넘어섰다.

이사회에서도 임원회의 결정에 대해 문제 삼고 있다.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외 91명이 지난달 17일 성명을 내고 “절차가 무시된 10억 원 미주연락사무소 구입과 선교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중요한 실무자인 사무총장 직무 정지 등 현 사태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며, 정상화를 위한 이사장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성도들의 정성어린 헌금으로 마련된 선교사 기금(안식년, 의료, 퇴직, 공동 기금 등)을 목적 외에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며 선교 인프라 구축 비용은 이사회와 교회, 총회가 감당하길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사건이 확대되자 GMS 이사회 임원회는 안식년 기금 담보대출을 신용대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총회 관계자는 “세계선교대회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임원회가 가능하면 이 문제를 조용히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며 “사회 법정까지 가는 일이 없도록 조속히 마무리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임원회가 한 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대출 과정에 대한 법적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주지역을 별도의 선교지로 분류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주연락사무소가 꼭 필요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확답도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사 91명이 발표한 성명처럼 선교사 복지 기금을 목적과 맞지 않게 사용했다는 지적도 임원회를 압박하고 있다.

# 후원 교회와 선교사는 동역자
GMS 사태가 안타까운 것은 ‘현장’ 중심의 선교로 전환하고 있던 합동이 이번 일로 선교 선진화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또 이번 기회에 파송 교회와 선교사를 수직적으로 보는 권위주의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하는 교회는 선교의 ‘동역자’이지 선교사 위에 군림하는 상부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GMS 이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선교사와의 관계를 수직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했고, 이번 강대흥 사무총장의 직무 정지 배경에도 선교사들이 이사회에 대항하게 만든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GMS의 경우 이사회가 비대해지면서 행정이 강화되고, 행정과 선교 현장과의 괴리감이 나타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선교 관련 적립 기금이 많아지면서 이권에 개입하고자 하는 정치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총회 관계자는 “GMS 기금을 둘러싼 재정적 문제가 간간히 터지고 있다”며 “선교를 위해 순수하게 모인 이사회가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GMS 본부는 이 사태에 대해 “정식 회의 절차를 밟아 추진한 사안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신용대출로 전환을 결정했기 때문에 담보대출에 대한 논란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일단 GMS 이사회 임원회 측은 선교사들과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법정 싸움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무총장 직무정지에 대해서는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MS 소속 선교사는 “사무총장 직무정지 역시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미주연락사무소 대출문제는 물론, 사무총장 직무까지 원상복귀시켜야만 합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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