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위험 무릎 쓴 희생으로 터키인 영혼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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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위험 무릎 쓴 희생으로 터키인 영혼구원
  • 승인 2002.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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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월드컵은 터키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깝게 만들었다. 우리 국민들은 3,4위 전을 끝낸 양국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 어깨동무로 우의를 나눈 아름다운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터키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단지 6.25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군대를 파견한 우방국가이고 그리스로마 신화의 주요무대인 국가로만 알뿐이다. 기독교인들도조차 터키를 노아와 아브라함의 고향이 있고, 사도 바울의 신앙 흔적이 남아있는 곳으로 알뿐 세계의 기독교 박해 국가 중 하나란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많은 교회들이 여름이나 겨울을 이용해 터키로 성지여행을 떠나고 있지만 정작 터키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사역을 결심한 선교사는 소수에 불과하다. 미국을 비롯해 몇 개 나라에서 파송한 3백 명의 선교사만이 지하에 숨어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에 흔치 않은 터키선교사 배영희선교사(가명, 합정정통총회 파송)를 만나게 됐다. 작은 키에 다부진 어깨, 매서운 눈매 속에 따듯한 그리스도의 사랑이베어 있는 배영희선교사. 신변의 위협 때문에 이름을 밝힐 수 없다고 말하는 선교사의 표정에서 터키 선교의 어려움을 읽을 수 있었다. 배선교사의 사역 경험담은 터키 선교가 얼마나 힘들고 위험 부담이 따르는 일인가를 보여주었다.
“지금 터키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인구의 99%가 무슬림입니다. 게다가 정부가 종교부흥정책을 추진하면서 모든 국민들은 주민등록증 종교란에 종교를 기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개종을 막고, 개종자들이 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분위기 속에 배선교사는 노방전도와 병원전도를 하고 있다. 꾸준히 성경을 배포하고 터키인들이 예수를 영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경찰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3~4번 자리를 옮기는 것은 이젠 일상이 될 정도.
인근의 사람을 모아놓고 가정 예배를 인도하나다가 쫓겨나 이곳저곳을 헤매다녔고 이슬람 극우세력들이 가정교회에 폭탄을 던질까봐 아직도 문소리만 나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지금까지 성경을 배포하다가 경찰에 체포된 일만 해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예수’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새로운 힘을 갖게 된다고 말하는 배선교사. 마치 간첩활동을 방불케 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성경공부모임’을 인도하고 있지만 작은 모임을 통해 헌신을 결심하고 주민등록증에 ‘기독교’라고 기입한 터키인을 볼 때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은 6천5백만 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터키에 기독교인은 고작 6백여 명 뿐이다. 그 중에서 공식적으로 주민등록증 종교란에 기독교라고 기입한 이는 5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미전도국가다.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오직 영혼구원에 혼신을 힘을 쏟고 있는 배선교사는 교단 파송 선교사이지만 아직까지 주 파송 교회 없이 개인 후원자들의 기도와 관심으로 선교를 하고 있다. 중동선교회에 소속되어 도움을 받고 있지만 돌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부담을 느낀다고 말한다.
“자랑할 것도 없는데 취재하니까 부담이 된다”고 말하는 배선교사. 남한테 알리기보다는 숨어서 사역하는 선교사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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