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가 남긴 나라사랑의 마음 전세계에 알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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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가 남긴 나라사랑의 마음 전세계에 알리고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7.2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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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관순 전기 완간의 숨은 공로자 (사)류관순열사기념사업회 류 근 창 회장
만세운동 순국선열 추모관 등 각종 기념사업 결실
목숨 걸고 나라 지킨 ‘애국심’ 유관순 열사와 같아

▲ 류근창 회장이 국문부터 만화까지 새롭게 쓰여진 유관순 전기를 보고 있다. 류 회장은 백석대 유관순연구소가 전기를 완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운 숨은 공로자다.
백석대학교 유관순연구소가 학술적으로 고증한 유관순 열사의 일대기가 지난해 초중고생을 위한 전기로 탄생한 데 이어 해외판 번역본과 만화까지 모두 완간됐다. 민족사에 있어서 중요한 인물로 손꼽히는 유관순 열사는 짧은 생으로 인해 생년월일과 순국월일, 만세운동의 역할 등이 정확하게 조명되지 못했다. 100여 종의 전기물이 출간되었지만 저마다 다른 기록들을 담고 있어 학술적 고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백석대 유관순연구소가 밝혀낸 새로운 기록들이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유관순 연구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전기문과 만화, 그리고 영어 및 일어로 번역된 유관순 전기는 국내를 넘어 해외 주요 대학과 도서관의 한 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한국의 위인을 넘어 세계적 ‘위인’으로 유관순 열사가 재조명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유관순 열사의 역사적 고증과 세계적 확산 작업에 숨은 공로자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숨은 주인공은 지난 20년간 유관순 열사의 삶을 조명하고 업적을 알리는 일에 헌신해온 사단법인 류관순열사기념사업회 류근창 회장(충신교회 장로). 그는 백석대 유관순연구소의 탄생부터 동역하면서 충남이 낳은 위대한 인물이자 애국의 상징인 유관순 열사를 알리는 일에 앞장서왔다. 이번에 완간된 유관순 전기 발간과 배포에도 깊이 관여하면서 기도와 물질로 돕는 등 열사와 관계된 일이라면 만사를 뒤로한 채 발 벗고 나서는 헌신의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지난 18일 ‘3.1운동의 배꽃, 유관순’이라는 제목의 전기만화 출간을 맞아 류근창 회장을 만나 지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평화와 애국의 상징 유관순
내후년 미수(米壽)를 앞둔 류근창 회장은 86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했다. 육사 2기 출신 장성으로 국방부 차관과 장관급인 원호처장을 지냈다. 청조근정훈장과 충무무공훈장, 보국훈장국선장 등 13개의 훈장을 수여하고 대통령 표창 등 국내외에서 수많은 공헌을 인정받은 류 회장이 유관순 열사를 위해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 충남 공주 출신인 그는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지역의 자랑이자 우리나라의 자랑인 유관순 열사를 기념하는 일에 동참하기로 했다. 

류관순기념사업회는 류 회장을 맞이한 후 분주해졌다. 동상과 추모각, 초혼묘 등이 기존의 기념시설에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열사의 생가를 복원하고 열사의 거리를 조성했으며, 유관순 열사 기념관과 아우내 실내체육관, 유관순체육관, 아우내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3.1 만세운동 당시 유관순 열사와 함께 희생당한 순국선열들을 함께 기리는 ‘순국자 추모각’을 세운 것이다. 만세운동 현장에는 유 열사의 부모와 친척들도 독립을 외치고 있었으며, 4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관순 열사뿐 아니라 그와 함께 한 선열들 모두를 기리겠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류 회장은 “독립유공자는 많지만 나이 어린 독립운동가는 유관순 열사 한 분뿐”이라고 말했다. 그것도 여자이면서 어린 나이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만세운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고 평했다. 

또 “저항의 방법도 평화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유관순 열사가 보여준 나라사랑의 정신, 평화의 신념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 류 회장의 꿈이었다. 

이런 꿈을 담아 시작한 것이 ‘류관순상’ 제정이다. 기념사업회는 여성에게 주는 최고의 상을 만들자는 뜻에서 류관순상을 제정하고 미래의 애국일꾼을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횃불상’을 매년 시상하고 있다. 훌륭한 인재를 찾아내는 횃불상은 전국 시도 교육감이 직접 추천하고 이들을 모아 2박3일의 워크샵을 통해 가장 우수한 인재를 선정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관순 열사를 통해 과거를 기념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체계적인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 나라사랑에 평생을 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에 들어갔다는 류근창 회장은 애국심에 대해 별다르게 할 말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의 일생은 오직 나라사랑 일념으로 채워졌다. 

1946년 육사 2기생으로 군생활을 시작한 그는 26년 동안 육군에 몸담았다. 휴전협정이 한창이던 1952년에 한 치의 영토라도 더 갖겠다는 남북의 신경전 속에 휴전선 곳곳에서는 국지적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 치열했던 전투 속에 류 회장도 있었다. 철의 삼각지대에 주둔할 때, 능선을 먼저 점령하며 전투를 승리로 이끈 ‘저격능선 전투’를 그는 아직도 잊지 못했다. 

1968년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 뒷산을 넘어왔고, 울진과 삼척 등으로 120명의 간첩이 침투했을 때, 류 회장은 대간첩 작전을 수행했다. 68년부터 2년간 합동참모본부 본부장 겸 대간첩대책본부장을 맡아 간첩 소탕작전에 나선 것이다. 당시 장군이었던 류 회장은 남파 간첩 중 119명을 소탕했다. 
이처럼 군인으로 살아온 삶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마음은 고스란히 군선교로 이어졌다. 

1986년 주님을 처음 영접한 류근창 회장은 95년 장로에 장립됐다. 94년 경주충신교회를 개척하고 2008년에는 아내가 시무하는 생명이넘치는교회를 개척했다. 자신이 출석하는 충신교회에서는 10년 동안 ‘비전 2020 군선교위원회’ 팀장으로 전방선교에 나섰다. 

류 회장은 “진중세례를 다니면서 군 관계자들에게 들은 젊은 친구들의 한국전쟁 이해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신병의 70% 이상이 한국전쟁에 대해 모르거나 잘못 인지하고 있다는 것. 그는 “잘못된 국가안보 교육은 애국심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유관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유관순 열사 더 널리 알릴 터
류근창 회장이 유관순 교육을 중요시하는 것은 청소년들 또래의 여성으로 애국심에 대한 생동감 있는 교육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변절한 많은 애국지사들이 있었지만 유 열사는 감옥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나라의 독립에 대한 소망을 꺾지 않았다. 

류 회장의 유 열사의 삶을 청소년들이 더 깊이, 더욱 생생히 배우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남은 삶 역시 유관순 열사를 기념하는 일에 쏟을 생각이다. 

류 회장은 매년 2월 28일 열리는 아우내 봉화축제를 전국에서 참여하는 문화축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청소년들을 위해 유관순 체험관도 구상 중이다. 

“기념관을 찾는 학생들이 많은데 실제로 열사가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간접적으로 나마 체험하게 하고 싶다”는 류 회장은 “옥중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지하감옥 모형과 3.1운동 당시의 태극기 그리기, 옛날 어린이들의 놀이, 유 열사가 당한 고문시설 등을 갖추어 놓고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는 살아 있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백석대 유관순연구소가 학술적으로 새롭게 고증한 유관순 열사의 정확한 전기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일에도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장 감동적인 일로 올해 5학년 읽기 교과서에 새로 정리한 유관순 전기가 수록된 일을 꼽은 류 회장은 “백석대학교에서 학술적인 부분을 담당해주니 고마울 뿐”이라며 “설립자 장종현 박사에 의해 새롭게 정리된 유 열사의 삶이 교과서에 수록되었고 전기와 만화 등으로 다양하게 나왔으니, 앞으로 영화와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돼 더욱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관순 열사의 삶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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