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제비뽑기’ 여론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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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제비뽑기’ 여론 수면 위로
  • 승인 2001.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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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목회자 중심으로 확산, 서울지역 노회에서 총회헌의 움직임, 최선책 아닌 차선책…제비뽑기 외에 별다른 대안 없어 문제

예장통합총회에서도 총회 임원선거 방식으로 제비뽑기가 도입돼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제비뽑기 도입에 대한 여론이 공론화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예장바른목회실천협의회(대표회장:정태봉 목사)가 지난 15일 개최한 정책수련회를 통해 급기야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는 합동총회가 교회갱신협의회(대표회장:옥한흠 목사)를 중심으로 여론을 형성했던 것과도 그 맥을 같이 하며, 타 교단 총회 임원선거 방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선 문화교회 이호일 목사가 대략적으로 제시한 선거제도 연구안을 살펴보면 ▲부실한 자질의 지도자가 배출되는 것에 대한 보완책으로 노회가 후보 추천의 주최가 되어 인물 추천 ▲노회가 공탁금 1억 원의 재정부담도 함께 진다 ▲5개 지역에서 순번에 의해 추천을 하되, 기관 경력 10년 이상, 임직 20년 이상 된 60세 이상의 총대 중 1인을 추천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리고 여러 명의 후보가 등록된 경우 해당 지역의 총대들이 1차 제비뽑기로 2명만을 선정해 최종 제비뽑기로 결정하되, 총회 당일 실시되는 제비뽑기에는 총대 모두가 참여한다는 것이다.

발제 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공탁금과 후보의 난립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회원들은 공탁금을 1억원으로 정할 경우 노회가 이를 뒷받침할 여력이 되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되느냐 하는 것과, 공탁금을 개인이 부담하는 경우 돈이 없는 사람은 출마도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해당 노회에서 후보자 간에 경쟁이 생길 경우의 선정방법도 강구돼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제비뽑기를 선택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선거풍토를 개선할 묘안이 제비뽑기 외에는 달리 찾을 길이 없다’는 것이 제비뽑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최선책이 아닌 차선책이라고 말하는 데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이제 제비뽑기 도입문제가 공론화된 만큼 이같은 여론을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확산시키느냐가 관건인데, 바목협은 회원들이 소속된 노회가 이를 총회에 헌의하도록 적극적으로 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서울지역의 몇몇 노회에서도 이번 총회에 헌의할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총회를 앞두고 상당한 여론조성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합동총회가 제비뽑기를 도입하기까지 3년 정도의 기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쉽게 낙관할만한 일은 아니다.

한편 합동총회(총회장:김동권 목사)가 지난 19일 임원회에서 선거법 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 이 개선안에는 선거방법의 개선방안으로 ‘제비뽑기’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외의 금권선거를 막을 다른 대안이 없다’고 명기했다.

입후보자 자격은 현행 제도와 동일하며 등록금과 공탁금 제도가 신설됐다. 제시된 안은 총회장이 등록금 2천만원, 부총회장이 등록금(3천만원)과 공탁금을 합쳐 9천만원, 기타 임원은 1천만원의 등록금을 납입하도록 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선출방법으로, 제비뽑기로 임원을 선출하되 각 지역에서는 7월20일부터 30일까지 실시하고, 부총회장은 지역에서 선출된 2인을 놓고 총회 당일 전 총대가 제비뽑아 최종 당선자를 결정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오는 3월16일 임원회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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