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목사님 패션 봤니?”
상태바
“오늘 목사님 패션 봤니?”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1.07.06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크리스천 이미지 코칭’ 경건 강박증 벗자

친구의 소개를 받고 처음 교회를 찾은 대학생 김민정 씨(가명). 자신을 따뜻하게 환대하는 교회에 호감을 느꼈다. 예배가 시작되고 목사님이 강단에 올랐다. 그런데 김 씨는 충격을 받았다. 목사님이 백바지에 흰 구두, 새빨간 넥타이를 하고 강단에 오른 것이다. 목사답지 못한 복장에 놀란 김 씨는 그길로 교회 문을 박차고 나왔다.

강단에 오르는 목사의 이미지는 성도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복장, 헤어스타일부터 패션, 메이크업 등 눈으로 보이는 요소는 물론, 제스처, 매너, 스피치까지 볼 수 없는 요소까지 이미지는 오늘날 목회와 교회 성장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들의 이미지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 한국 교회 정서상 ‘설교가 제일’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목사가 설교를 잘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시비를 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지만 좋은 설교에 이미지가 더해지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이미지, 하나님 영광을 위해
지난달 30일 CC+(기독교 문화기자 모임)가 주최한 ‘크리스천 이미지 코칭’ 세미나에서 강연한 이미지테크연구소 정연아 대표(희성교회 집사)는 “외모나 이미지는 후천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며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정연아 대표는 지난 1997년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는 제목의 책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또 2008년 저서 ‘행복한 크리스천에게는 표정이 있다’를 통해 크리스천들의 이미지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목회자나 사모님이 이미지에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외적인 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교회 분위기 전환이나 교회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독교 선교 초기 한국 교회는 사회 문화를 앞서갔다. 그러나 오늘날 크리스천들은 융통성이 없다거나, 뒤떨어지고 센스가 없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만큼 크리스천들의 이미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교회에서 목사와 장로, 권사들은 경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지나치게 굳어 있다”며 “삶과 마음이 경건한 것과 겉으로 경건하게 보이려고 굳어 있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세상 문화의 흐름을 타고 매력적인 크리스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컨트롤 전문가인 그는 “매력은 설득이고 설교도 설득의 과정”이라며 “이미지를 통한 설득은 전도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크리스천들이 일반인들보다 매력적이지 않고 패션이나 이미지에서 뒤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구체적인 패션 제안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하의실종 패션’. 상의를 길게 입고 하의를 가려 하반신을 노출하는 패션을 말한다. 정 대표는 단호하게 “교회에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교회 여성들의 예배 복장에 대해 그는 “미니스커트까지는 괜찮지만 초미니스커트나 민소매, 하의실종 패션은 교회 예배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라며 “노출이 아니더라도 발랄하고 센서티브하게 입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정 대표는 목회자들이 번거롭더라도 주일 예배에는 정장 혹은 세미 정장 차림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백바지 등 지나치게 튀는 복장을 할 경우 오히려 성도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며 주의를 요청했다. 또 “계절에 관계없이 목회자는 짙은 수트가 잘 어울린다. 회색 정장을 입더라도 짙은 회색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올 여름철 목회자 패션에 대해 정 대표는 “쿨 소재 재킷에 흰색 바탕 파란 런던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으면 시원하게 보일 수 있다”며 “연파랑 셔츠도 좋고 피부가 희다면 연분홍 셔츠도 어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네이비블루에 흰색 도트 이미지가 들어간 넥타이가 유행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어린이주일에 뽀로로 넥타이를 골랐던 목사, 환경에 대해 설교하기 위해 녹색 넥타이를 고른 목사 이야기를 소개하며 “작은 관심과 배려 하나로 목사님의 인상을 바꿀 수도 있고 신선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등을 패션 감각이 있는 대표적인 목회자로 꼽았다. 이어 “성공하고 존경받는 목사님의 패션을 벤치마킹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