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아동 품는 ‘유아다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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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아동 품는 ‘유아다례’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6.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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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대 ‘다례문화체험’서 기독교폐백·다례 시연

 “공수~”, “배례~” 

한복을 입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우리 찻상에 앉았다. 그리고 노래를 부른다. 

“참는 마음을 가집니다. 조용히 합니다. 약속을 지킵니다. 인사는 내가 먼저, 나는~나는 ~ 예절바른 한국의 다문화 어린입니다.”

지난 11일 서울교육대학교 사향홀 대강당에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유아다례 시연이 열렸다. 한국유아다례연구소(소장:서은주 교수)가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다례문화 체험’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동아시아 전통문화 현대 교사교육’에 참석한 외국인 교사들도 자리했다. 그들은 한국의 전통 폐백문화가 다례로 변화된 모습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다례를 통해 하나가 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극동방송 조수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시작된 다례문화 체험은 다문화 신혼부부의 폐백례가 드려졌다. 

온누리교회 한글학교에서 참석한 네팔인 신혼부부는 다문화 담당 목사를 부모로 폐백을 드렸다. 유아다례연구소가 보급하는 폐백은 기독교예절로 차와 육포로만 상을 차린다. 술 대신 차로 폐백례를 드리는 이유는 찻잎은 상록수로 늘 푸른 건강을 뜻하며, 뿌리 깊게 성장하는 직근성 식물로 흔들림 없는 백년해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차가 갖는 의미는 “차의 향기와 같이 시댁 일가친척 형제간 화목한 삶을 살겠다”는 무언의 언약이다. 

다례가 끝나자 시부모님의 축복의 말씀이 이어졌다. 창세기 1장을 바탕으로 전해진 말씀은 아들내외의 영원한 행복과 부부의 사랑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어진 다례 시연은 온누리 한글학교 러시아 어린이들과 원유치원 일본인 어린이의 다례교육이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무대로 올라가 찻상 앞에 앉았다. 부모님께 다례를 하는 것은 ‘효 다례’라고 불린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차를 드리며 감사를 전하는 것이다. 유아다례는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오염된 음식을 먹지 않겠다는 건강의 약속과 바른 성품을 지니겠다는 약속이 담겨있다. 또 차와 다식을 앞에 두고 참는 마음을 기르기도 한다. 

유아다례는 차를 따르는 소리와 차향, 찻잔의 감촉 등 오감을 자극하는 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다. 차를 마시고 부모님께 대접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효교육이기도 하다. 

서은주 교수는 “차는 문화의 나눔이고, 정신의 나눔이며, 물질의 나눔”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나눔의 장에 다문화 가정을 초청해 한국의 정신과 멋, 그리고 맛을 알리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100만 명에 육박하는 다문화 가정을 보면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다문화 시대에 부족함으로 다가오는 문화적 공감대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다례문화 체험은 다문화 가정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며 기독교예절과 접목한 차 문화를 선보이며 선교의 새로운 가능성도 선보였다. 

서울교대에서는 오는 8월27일부터 10월 29일까지 제5기 유아다례지도사 자격과정을 운영하며 다례문화 확산에 나설 예정이다. 자격은 유아교육 기관장과 다례강사, 학부모 및 유초등 교사를 대상으로 하며, 찻상머리 다례교육을 통해 유아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우리의 전통 생활양식과 인성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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