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대통령의 무릎기도는 부적절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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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대통령의 무릎기도는 부적절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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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1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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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을 두고 긍정적인 논평을 낸 개인이나 단체도 있지만 주로 여러 부정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혹자는 세속 권력이 교회에 무릎을 꿇었다는 말도 하고 혹자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고도 하며 또 혹자는 대통령이 체통 좀 차려야지 그게 무엇이냐고 꾸짖는 단체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어떤 야당 대표는 “대통령은 ‘갈등유발 종결자’다. 정치적, 철학적 성찰이 담긴 책을 읽고 대통령의 책무가 어디에 있는지 심각하고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가 각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 기도회에 참석한 사람이 대통령과 그 부인만은 아니고 거기에 3,500명이 참석해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는데 유독 대통령을 문제 삼는 이유는 아마도 현 대통령의 위신을 생각하고 또 대한민국의 위신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모든 부정적인 논평들은 대통령이 하나님 앞에서 행한 일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발설한 논평들이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의 무릎기도는 결코 세속권력이 종교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 아니다. 요즘 정교(政敎)분리 원칙을 모르는 개신교 목사가 어디 있겠는가. 교회도 하나님께서 세운 제도이며(행 2:1-47), 정치제도도 하나님께서 세운 제도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롬 13:1). 로마서 13:1은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고 증언하고 있다. 대통령이 예배시간에 무릎 꿇고 기도한 것은 종교 기관에 끌려와서 무릎 꿇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정부와 나라를 하나님께 부탁한 행위이다.

요즘 스쿠크법 때문에 개신교의 어느 분이 대통령의 하야(下野) 운동을 벌이겠다고 한 말은 그 진의만은 우리가 알아야 한다. 물론 그냥 반대만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야 운운한 것은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본인도 사과 발언을 한 것으로 안다. 사실 스쿠크 법이 통과된다고 하면 나라의 운명은 영국이나 유럽의 어떤 나라들 꼴이 되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한 것이지 결코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 어떤 분들은 대통령의 무릎기도에 대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고 했는데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그런 일은 아주 자주 있을수록 정부에도 좋고 국가적으로도 좋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유는 그 행위는 하나님 앞에서의 행위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일개 목사 앞에서의 행위가 아니라 대통령이 하나님 앞에서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참으로 기뻐하시고 우리나라에도 크게 복될 것이기 때문에 아주 자주 있어야 하는 일이다.

모세는 민족의 위기를 맞이했을 때 백성들 앞에서 엎드려 기도했다. 민수기에 보면 모세가 엎드렸다는 말이 다섯 번 나온다(민 14:5; 16:4, 22, 45; 20:6). 그리고 다윗 왕이 블레셋 족속으로부터 언약궤를 모시고 다윗 성으로 들어올 때에 다윗이 기뻐하여 몸을 드러내고 춤을 추었는데 그것을 부인 미갈이 보고 비웃었을 때 다윗은 “이는 여호와 앞에서 한 것이니라 그가 네 아버지와 그의 온 집을 버리시고 나를 택하사 나를 여호와의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삼으셨으니 내가 여호와 앞에서 뛰놀리라 내가 이보다 더 낮아져서 스스로 천하게 보일지라도 네가 말한바 계집종에게는 내가 높임을 받으리라”고 말했다(삼하 6:21-23).
그리고 체통을 좀 지켜달라는 대한불교청년회 측의 논평은 큰 오판을 한 것이다. 대통령이 무릎 꿇고 기도한 것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으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체통을 살린 것이고 나라의 체통을 살린 것이다.  

그리고 어떤 야당대표가 대통령은 ‘정치적, 철학적 성찰이 담긴 책을 읽고 대통령의 책무가 어디에 있는지 심각하고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예배 중에 대통령이 기도한 것은 대통령의 직무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일개 신자가 해야 하는 죄 자백 행위로서 전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는 예배 때의 기도가 하나님 앞에서의 행위라는 것을 알고 더 이상 오해가 없어야 할 것이다.
김수흥<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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