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교사 '희생정신'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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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교사 '희생정신' 감동
  • 승인 2002.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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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부인과 6살 어린 딸을 눈앞에서 잃어버린 극박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을 먼저 돌보는 희생정신을 보여준 오윤택선교사(C.C.C. 필리핀 언어선교훈련원)의 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자신조차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선교사는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학생들의 손을 잡아주고, 공포에 떨고 있는 학생들을 진정시키며 희생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했다고 생존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런 오선교사의 희생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는 생존자 유민식씨(35, 관광객)는 “갑자기 일어난 사고라 난장판이었다. 사람들은 아우성치고, 서로 이름을 부르면 생존을 확인했다. 오선교사는 배 날개 쪽에 있는게 안전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몸체 쪽으로 올라와 배에 매달린 사람을 배 위로 끌어올렸다”고 당시의 사고 상황을 전했다.

배는 갑자기 밀어닥친 파도로 한 쪽으로 기울어지며 전복됐다. 배가 전복되자 배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 중 일부는 배 바깥으로 나오고 일부는 배에 갇혔다. 거친 파도로 배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계속 가라앉는 상황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필리핀선장은 더이상 도움이 되지 않았다.
구조선이 도착하기까지 현장의 수습을 책임진 오선교사. 그의 역할이 24명 중 19명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오선교사는 구조선이 온 뒤에도 실신한 사람들을 인공호흡시키고 가슴압박을 시켰다. 그러나 정작 아내와 어린 딸은 신경을 못써 끝내 숨을 거두었다.

가족을 잃은 슬품을 뒤로 한 채 오선교사는 병원에서도 희생정신을 보여주었다. 유민식씨는 “병원에 가서도 다른 학생들을 계속 챙겼다. 그 상황에서 보통 사람이라면 자기 가족 먼저 챙길 것이 당연한데 가족들은 돌보지 않고 병원을 맨발로 뛰어다니며 다른 사람들을 챙겼다”고 전했다.
사고 선박에는 오선교사와 아들 진우군(8)을 포함해 가족 4명이 타고 있었으나 오선교사가 극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챙기느라 정작 자신의 아내와 딸은 구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오윤택선교사는 1991년 간사로 헌신하여 전주지구 전임간사를 거쳐 군산지부 대표간사로 사역하다가 1999년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언어선교훈련원 책임자로 사역해왔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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