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기도로 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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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기도로 품지요”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1.05.1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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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가정방문으로 제자들 섬기는 ‘좋은교사운동’

 


# 멘토

대구 서도초등학교 김동진 선생은 매년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가장 바쁜 선생님으로 꼽힌다.
그 해 맡은 반 아이 중에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가정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선생은 학생의 집에 찾아가 어떤 환경에서 지내는지, 학업에 어려움은 없는지를 파악한다. 가정방문을 마친 후에는 아이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위해 ‘일대일 결연’을 맺는다. 김 선생과 학생들은 사제지간을 넘어 때로는 부모가 되어주고, 형제가 되어주며 속깊은 시간을 보냈다. 김 선생은 아이와 일년간의 ‘일대일 결연’ 후에도 지속적인 멘토링을 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리고 독립적으로 ‘열매공동체’를 만들었다. ‘열매공동체’ 안에서 초등학생이었던 제자는 김 선생의 끊임없는 애정과 돌봄 속에 자라나 지금은 대학교 1학년이 되었다.

# 멘티
인천 예일고등학교 3학년인 윤성민 학생은 토요일만 되면 바빠진다. 고3이라 수능준비를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지만 11월에 발표할 가수 데뷔 앨범 준비로 더 정신이 없다. 노래뿐 아니라 기획부터 홍보, 제작 등 1인 3역을 하기 때문이다. 성민 군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릴 적부터 꿈꾸던 가수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담임선생님 도움으로 한발짝 꿈 앞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가정방문’ 후 성민 군의 사정을 안 담임선생님은 ‘일대일 결연’을 맺어 성민 군의 학습 지도와 인성 교육 뿐 아니라 좋은교사운동을 통해 재능기부단체인 ‘엔터하츠’를 소개했다. 성민 군은 지금 엔터하츠 1기 기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가정방문이 부활하다
교실에서 가르치기만 했던 기독 교사들이 달라지고 있다. 학생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아픈 곳을 감싸주기 위한 ‘가정방문’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가정방문을 통해 꿈을 되찾고 다시 웃기 시작했다.

전국 기독 교원·교사 모임 연합체로 1995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좋은교사운동’(대표:정병오. www. goodteacher.org)은 3천여 명의 기독 교사들과 15개 기독 교사 모임이 함께 전개하는 대표적 교육실천운동이다. 전국 1만1천여 개의 초중고교 학급제자양육과 기독학생반활동 등을 통해 학원복음화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에도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역이 ‘가정방문’이다. 지난 2001년 시작된 가정방문 캠페인과 교사와 학생 일대일 결연, 자발적 수업평가 캠페인, 교사 정직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된 가정방문은 담임교사가 학급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학기초에 가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됐다. 가정방문 후에는 일대일 결연을 맺어 입시 경쟁과 세속적 문화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을 도와준다.

선생님의 일대일 결연은 한 학급 모든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이 중 가장 어려운 한 아이를 품는 것.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 돌봄이 필요한 아이, 학습 부진아, 새터민 아이들이 주 대상이다. 제자를 위해 중보 기도하고 지속적인 상담은 물론이고 가정 방문, 함께 영화 보기, 학습 지도 등 아이의 상황에 맞는 방법으로 1년 동안 함께한다.

 

# 사랑이 넘치는 예능학교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좋은교사운동과 유스투게더(대표:송영의)가 MOU를 맺어 결연기금을 후원해줄 뿐만 아니라 멘토 교육과 전화 상담을 지원하고 결연 학생과 함께할 수 있는 영화 관람, 뮤지컬 관람, 일대일 결연 캠프 등을 각 지역 상황에 맞게 진행한다.

‘사랑의 예능학교’도 운영한다. 노래, 뮤지컬, 기악(피아노, 바이올린), 모델 등 예능에 재능은 있지만, 재정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여러 재능기부 단체와 기업이 손잡고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예능학교에서는 전문가들이 직접 아이들을 맡아 체계적인 예능교육을 시켜준다. 좋은교사 임종화 교육실천위원장은 “많은 달란트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사랑의 예능학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 꿈을 찾아주는 일대일 결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재능을 기부받는다. 창천교회(서호석 목사)와 협력하고 있는 ‘한국 시스테마 운동’은 매년 어려운 학생들을 모집해 뮤지컬, 피아노, 바이올린 등을 가르치고 있으며, 발표회도 개최한다.

또 모델 기획사인 E&G와 협력하여 모델을 지망하는 학생들을 모집해 재능을 키워주고 있다. 올해부터는 음반 기획사인 ‘엔터아츠(대표:박찬재·Enter arts)’와 협력해 ‘엔터하츠(Enter Hearts)’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가수가 되고 싶거나 음반 제작에 관심 있는 학생들 20여 명을 모아 1월부터 1년 과정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이 실제로 음반을 제작하여 홍보하고 정식으로 데뷔도 하는 프로그램이다.

▲엔터아츠 박찬재 대표(왼쪽)가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재능기부에 참여한 ‘엔터아츠’의 박찬재 대표는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여 명의 학생들이 직접 음반을 기획하고 제작함으로써 통해 예능 방면의 꿈과 재능에 다가갈 수 있는 1년 과정의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직접 기획사를 만들어 가수를 발굴하고 음반을 만들어 기획사의 모든 분야를 경험한다.

1기 기장 윤성민 학생은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전문가 선생님들께 음악을 지도받고,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기회를 주신 분들을 기억하며 꼭 꿈을 이루겠다. 그리고 끼와 꿈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나의 재능도 나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엔터하츠와 프로그램 협약을 맺은 좋은교사 정병오 대표는 “양적인 재능기부가 아닌 학생의 진로, 관심사, 재능 등과 연계한 체계적인 재능교육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한국 시스테마 운동’의 일환인 재능기부 프로그램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 끝없는 인연 ‘열매공동체’
어린 시절 결손가정에서 자랐다는 대구 서도초등학교 김동준 선생은 “그래서 누구보다 어려운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 선생은 지난 2004년 기독교사회(TCF)를 통해 좋은교사운동의 가정방문사역을 알았다. 그는 바르게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싶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을 일 년만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붙들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열매공동체’였다.

한부모 가정이나 비신앙 부모의 자녀를 만날 때마다 김 선생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아이들과 교제했다. 장학금을 전달하고 아이가 믿음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쏟아 붓는 김 선생의 관심과 사랑에 감동하여 아이와 함께 변화됐다. 김 선생은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신앙멘토 역할도 감당했다. 그는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까지 전도할 수 있어, 더 큰 열매를 맺었다”고 말했다.

열매공동체에 속한 한 제자는 “내가 제일 어려운 줄 알았고, 우리 부모님만 온전치 않은 줄 알았는데 열매공동체 모임을 통해 나보다 더 힘든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열매공동체를 통해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 사랑과 섬김도 학교를 위해
좋은교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교사들이 쏟아내는 결연 수기로 빼곡하다. 가정방문과 일대일 결연을 마친 후에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결연 기간에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경험과 충고도 나눈다. 교사들의 결연 수기는 매월 발행되는 ‘좋은교사’ 책자로 출간된다.

좋은교사운동에서는 선생님의 성과급 10%를 가난한 아이에게 후원하는 ‘성과급의 10%는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라는 결연 기금 캠페인도 진행한다. 후원금은 ‘축복의 통로 장학금’으로 전달되기도 하고 일대일 결연과정에서 아이를 위한 지원금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좋은교사운동은 2년에 한 번씩 ‘기독교사대회’도 개최한다. 2박 3일간 진행되는 이 대회는, 말씀 시간은 물론 6개 영역으로 나누어 세미나를 열어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한다. 체육대회와 선생님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행복한 상담실’을 운영하고 미혼 교사들을 위한 ‘한밤의 연애 토크’ 시간도 가진다.

또 ‘기독교사대회’는 학교 현장에서 기독교사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기독교적 관점에서 우리 교육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교육의 거듭남을 위해 좋은교사운동과 기독 교사가 해야 할 일을 제시한다.

‘가정방문’을 시작한 지 어느덧 10여 년이 지나간다. 어느 순간 사라졌던 ‘가정방문’이 기독교사들의 힘으로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은 단순히 배움이 있는 교육 현장을 넘어 사랑에 기초한 깊은 만남을 추구한다. 아이들을 섬기고 꿈이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분주한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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