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걸으신 길, '비아 돌로로사'. 13~14세기 무렵 십자가 고통을 몸소 체험하고자 하는 수도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헤롯 안토니우스 요새로부터 시작해서 골고다 언덕까지 약 400M의 길로써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신 고난의 현장이다. 비록 예수님께서 이 길을 걸어가셨다는 증거는 명확하지 않지만 세계 곳곳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그 분의 걸어가신 길을 기억하고 십자가 은혜를 묵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영래 목사 - 대전 다운침례교회 교육목사>
죽음의 터에서 들려온 ‘구원’의 복된 소식
이스라엘은 현재 팔레스타인들과 대치를 하며, 불안한 가운데 나라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그곳이 바로 예수님이 태어나시고 33년 동안 사역하시다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부활하셔서 이 땅에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파하시고 믿는 자는 구원을 얻는다는 기독교 진리가 선포된 거룩한 땅. 이스라엘이다.
그런 성지를 순례한다는 것은 참으로 은혜이자 복된 발걸음인 것이다. 가는 곳곳마다 주님의 숨결이 살아 움직이고, 그의 제자들이 사역하고 안식을 누렸던 역사의 현장 속에서 나는 책으로만 읽던 성경의 이야기들을 실제로 체험한다는 사실에 실로 가슴 벅찬 느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 역사의 현장을 주님의 은혜로 한 걸음 한 걸음 체험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할 뿐이다. 그 중에서도 비아돌로로사, 즉 예수님의 십자가 길은 기대가 컸었고, 그 현장에서 주님의 고통을 몸소 느끼고 싶은 심정이 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그곳은 아랍지역으로 아랍인들이 순례객들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재래시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어떤 엄숙함과 경외감은 찾아 볼 수 없었고, 그저 이곳이 주님이 걸어가신 골고다 언덕이라는 증표만이 기념교회들을 통해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물론 2000년 전의 주님이 걸어가신 길을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변해버린 모습이 처음에는 실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분주하고 혼란스러운 좁은 골목길을 걸어가다 문득 '주님의 고난과 아픔을 생각하면 지금도 이 혼란한 세상에서 주님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고 분주하게 살아가는 내 모습과 다를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골고다 언덕은 예수님이 달리신 십자가가 서 있는 바위만이 일부 남아 있고, 동굴은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 위에 웅장한 기념교회가 세워져 있는데, 그 현장 속에서 주님의 죽으심과 장사하심 그리고 부활하심을 생각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오면서 서서히 주님의 걸어가신 그 길을 회상해 보니 복잡한 모든 영상들은 사라지고, 주님의 형상만이 내 묵상가운데 떠오르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가는 비아돌로로사. 혼잡하고 성지 같지 않은 분위기라 할지라도 조용히 묵상하고 그 길을 따라 간다면, 그 고통의 장소에서 주님의 은혜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 죽음의 장소에서 구원의 복된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