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특집] 십자가의 길, 비아 돌로로사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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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특집] 십자가의 길, 비아 돌로로사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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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19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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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현장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다 -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 감람산에서 바라본 예루살렘 전경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걸으신 길, '비아 돌로로사'. 13~14세기 무렵 십자가 고통을 몸소 체험하고자 하는 수도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헤롯 안토니우스 요새로부터 시작해서 골고다 언덕까지 약 400M의 길로써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신 고난의 현장이다. 비록 예수님께서 이 길을 걸어가셨다는 증거는 명확하지 않지만 세계 곳곳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그 분의 걸어가신 길을 기억하고 십자가 은혜를 묵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영래 목사 - 대전 다운침례교회 교육목사>

▲ 제1처: 예수를 넘겨받은 빌라도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안토니우스 요새에서 예수님을 심문했다. 혐의를 찾지 못한 빌라도는 민란을 두려워 해 결국 예수님의 사형을 선고했다. 지금은 안토니우스 요새가 아닌 아랍인 초등학교인 오마랴라는 학교가 세워져 있다. 금요일 오후에만 개방하고 있다. 이 곳에 빌라도 법정 기념교회가 있다. <마태복음 27장 11-14절>

▲ 제2처: 빌라도에게 사형선고를 받으신 다음 ‘관정’으로 끌려온 예수님이 로마 병사들에 의해 옷이 벗겨지고 채찍으로 맞아가며 조롱당한 곳이다. 지금은 그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 뜰 앞에 ‘채찍질 기념교회’를 세워뒀다. <마태복음 27장 27-31절>

▲ # 제3처: 관정에서 채찍과 온갖 조롱을 당한 예수님이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해 가다가 처음으로 쓰러진 장소다. 하지만 지금은 예수님의 고통의 흔적은 사라지고 아랍 상인들이 물건을 파느라고 정신이 없다.

▲ 제4처: 예수님이 처음 쓰러지시고 어머니였던 마리아를 만나 눈을 마주친 곳이다. 마리아는 고통을 당하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속 깊이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다. 현재 작은 아르메니안 가톨릭 기념교회가 세워져 있다.

▲ # 제5처: 예수님이 지셨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진 구레네 시몬이 처음으로 등장한 장소다. 현재 19세기에 세워진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작은 예배당이 있다. <마태복음 27장 32절>

 

▲ 제6처: 한 여인이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준 곳이다. 이 여인의 이름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마가복음 5장에 등장하는 혈루증 여인으로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다가 나음을 입은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

▲ 제7처: 골고다 언덕을 향해 올라가시던 예수님이 병사들의 채찍과 발길질에 십자가와 함께 2번째로 넘어지신 장소다. 여기서부터 성 밖으로 나가는 지점이다. 하지만 현재 이곳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집이 지어져 골고다의 언덕처럼 보이지 않는다.

▲ 제8처: 십자가를 지고 고통스럽게 걸어가시는 예수님을 보고 울면서 따라오는 여인들을 향해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울라”고 말씀하신 장소다. 제7처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기 때문에 골고다 언덕에 가려면 돌아서 가야 한다. <누가복음 23:27-28>

 

▲ 제9처: 예수님이 세 번째로 쓰러지신 장소다. 복잡한 골목을 나와 성분묘교회로 가는 경사로에 다다르면 콥틱교회가 나온다. 서양인들이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재현하기도 한다.

▲ 제10처: 예수님께서 로마 병사들에 의해 옷이 벗겨진 장소다. 현재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지점은 남아 있지만 죽으시고 장사지낸 무덤은 하드리아누스 황제때 다 파괴돼 남아 있지 않고 기념교회만 세워져 있다.

▲ 제11처: 성분묘교회 내부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벽 쪽으로 여러 개의 제단이 있는데, 그 중에 땅바닥에 뉘어진 십자가에 예수님이 못 박혀 누워있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마리아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제단이 있다. 에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힌 곳이다.

▲ 제12처: 성분묘교회의 2층 맨 왼쪽 부분에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조각이 있다. 바로 이 곳이 예수님께서 두 명의 강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신 장소다. 이 곳에서 예수님은 숨을 거두셨다. <마태복음 27:50-54>

▲ 제13처: 제11처와 제12처 사이에 보면 성모 마리아의 조각이 작은 아치 유리관 속에 들어가 있는 제단이 있다. 이곳은 십자가에서 운명한 예수님의 시신을 끌어내린 곳이다. 아리마대 요셉이 염을 한 후 세마포로 싼 곳이다.

▲ 제14처: 성분묘교회 내부 한 가운데 작은 예배처소가 있다. 예수님이 묻힌 무덤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골고다의 무덤 주위를 다듬어 교회를 지었다. 이곳에서 예수님은 사흘 동안 주무시고 마침내 어두운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승천하셨다.


죽음의 터에서 들려온 ‘구원’의 복된 소식

▲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걸으신 길 '비아 돌로로사'
이스라엘은 현재 팔레스타인들과 대치를 하며, 불안한 가운데 나라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그곳이 바로 예수님이 태어나시고 33년 동안 사역하시다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부활하셔서 이 땅에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파하시고 믿는 자는 구원을 얻는다는 기독교 진리가 선포된 거룩한 땅. 이스라엘이다.

그런 성지를 순례한다는 것은 참으로 은혜이자 복된 발걸음인 것이다. 가는 곳곳마다 주님의 숨결이 살아 움직이고, 그의 제자들이 사역하고 안식을 누렸던 역사의 현장 속에서 나는 책으로만 읽던 성경의 이야기들을 실제로 체험한다는 사실에 실로 가슴 벅찬 느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 역사의 현장을 주님의 은혜로 한 걸음 한 걸음 체험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할 뿐이다. 그 중에서도 비아돌로로사, 즉 예수님의 십자가 길은 기대가 컸었고, 그 현장에서 주님의 고통을 몸소 느끼고 싶은 심정이 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그곳은 아랍지역으로 아랍인들이 순례객들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재래시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어떤 엄숙함과 경외감은 찾아 볼 수 없었고, 그저 이곳이 주님이 걸어가신 골고다 언덕이라는 증표만이 기념교회들을 통해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물론 2000년 전의 주님이 걸어가신 길을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변해버린 모습이 처음에는 실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분주하고 혼란스러운 좁은 골목길을 걸어가다 문득 '주님의 고난과 아픔을 생각하면 지금도 이 혼란한 세상에서 주님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고 분주하게 살아가는 내 모습과 다를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조영래 목사
마지막, 골고다 언덕은 예수님이 달리신 십자가가 서 있는 바위만이 일부 남아 있고, 동굴은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 위에 웅장한 기념교회가 세워져 있는데, 그 현장 속에서 주님의 죽으심과 장사하심 그리고 부활하심을 생각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오면서 서서히 주님의 걸어가신 그 길을 회상해 보니 복잡한 모든 영상들은 사라지고, 주님의 형상만이 내 묵상가운데 떠오르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가는 비아돌로로사. 혼잡하고 성지 같지 않은 분위기라 할지라도 조용히 묵상하고 그 길을 따라 간다면, 그 고통의 장소에서 주님의 은혜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 죽음의 장소에서 구원의 복된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 글ㆍ사진: 조영래 목사(대전 다운침례교회 교육목사, 아르니온 캠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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