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복음벨트의 시작점 '백령도'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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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복음벨트의 시작점 '백령도'로 오세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4.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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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이후 '안보신앙수련회 최적지로 한국 교회 관심 높아

서해안 최북단의 섬 백령도. 지난해 천안함이 침몰하면서 방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 백령도는 사실 복음으로 굳건히 지켜온 섬이다. 백령도로 시작해 서천과 익산, 그리고 여수로 이어지는 서해안 복음벨트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중화동교회’가 맏형노릇을 하며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러나 인천에서 228Km를 뱃길로 가야하는 지리적 특성상 백령도는 멀고 먼 섬으로 느껴지고 있으며, 천안함 포격 사건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도 줄어들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옹진군에 뱃삯을 지원하면서 백령도 살리기에 나섰다. 백령도청정주민조합에서도 교회를 향해 ‘안보 수련회’를 요청하며, “멀지만 신앙의 역사와 한반도 평화의 소망을 간직한 백령도로 와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 주민의 70% 기독교인 복음의 섬

“백령도에는 없는 것이 있다. 6.25 한국전쟁을 겪었지만 좌우익간의 원한이 없다. 백령도 섬에는 절간도 없다. 또 하나는 귀신이 없다. 귀신 잡는 해병만 있다.” 한기총 기독교문화재보존위원장을 역임한 김수진 목사는 백령도를 이렇게 묘사했다.

인민군에 점령됐던 6.25 전쟁당시 백령도에서는 예배가 드려졌다. 인민군들의 협력 하에 중화동교회 성도들은 3개월간 아무 제재 없이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고 한다. 국군에 의해 수복될 때에는 인민군들이 북한에 가도록 협력했다. 먼 훗날 이 사실이 알려졌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신앙전통은 주일에는 고기잡이도 농사도 하지 않을 만큼 철저하다. 1896년 세워진 중화동교회를 시작으로 뿌리내린 12개 교회가 있고, 전체 주민 중 70% 이상이 기독교인이라는 통계는 백령도가 복음의 섬이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백령도에 처음 서양 상선이 닿은 것은 1816년. 영국의 상선이 처음으로 상륙했고 이어 1832년 런던선교회 소속 구출라프가 최초로 백령도에서 선교활동을 펼쳤다. 구출라프 선교사는 남쪽으로 항해하며 백령도에 이어 어청도 등에 머물며 선교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토마스 선교사도 1865년 백령도 두무진에 상륙했다. 그는 성경을 전하며 복음을 전했다. 대동강에서 순교하기 전 백령도에 먼저 씨앗을 뿌린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백령도 복음의 역사는 1896년 중화동 교회를 시작으로 작은 섬을 가득 메운 10여개의 교회와 군인교회로 확장됐다. 1900년에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중화동교회를 찾아와 첫 세례식을 베풀었다. 백령도 성도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 복음으로 지켜온 안보의 섬

지난해 천안함 침몰이 일어난 백령도 해역은 사실 ‘독도’보다 더 중요한 지정학적 의미를 지닌다. 백령도청정주민조합 최동민 집사는 “독도는 일본이 노리고 있지만 백령도 해역은 북한과 중국이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 곳”이라며 “북한을 경계하고 불법조업 어선들과 싸우느라 백령도 주민들은 늘 불안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번 풍랑에는 중국 불법 조업 어선 700척이 들어왔고, 이 가운데 400척이 정박했다. 그리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꽃게망을 몽땅 걷어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1년 전에 일어난 천안함 사건은 안보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아픈 교훈’이었다. 북한의 공격으로 차가운 물속에 가라앉은 천안함 사건은 46명의 젊은 목숨을 앗아갔으며, 이어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지면서 서해안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각인 시킨 사건이었다.

최동민 집사는 “백령도가 간직한 기독교 역사도 중요하지만 기독교인이라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백령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맑은 날이면 한 눈에 보이는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군부대를 찾아가 예배드리는 교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백령도로 안보 신앙수련회 오세요

남해의 섬처럼 관광지로 잘 알려지지 않은 백령도는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보물창고다. 지난 52년간 군사지역으로 묶여 알려지지 않았던 백령도의 신비는 이제 제 빛을 발하고 있다.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두무진과 보석해안이라 일컫는 ‘콩돌해안’, 그리고 전 세계에 두 곳 뿐인 사곶해수욕장은 천연 모래 비행장으로 유명하다.

명승 제8호로 지정된 두무진의 비경은 4Km의 해안을 따라 수천년 풍상에 다듬어진 기암절벽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제주도가 화산섬이라면 백령도는 지각이 충돌해서 올라온 섬으로 ‘기암절벽’의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이 어려울 정도다.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된 콩돌해안은 백색과 갈색, 붉은색, 검정색 돌들이 마치 보석처럼 뿌려져있다. 서리태, 메주콩, 백태 등 다양한 콩의 모습과 똑같다고 해서 붙여진 콩돌해안은 맨발로 걸으면 그 감촉이 좋아 건강해수욕장으로 알려져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안의 돌은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도록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 해변과 함께 세계 2개뿐인 천연 모래 비행장 사곶. 사곶해수욕장은 6.25전쟁때 비행기가 이착륙했으며, 유엔군의 작전 전초기지로 활용된 바 있다. 단단한 모래바닥은 대형버스나 비행기가 지나가도 바퀴자국만 남을뿐 파이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단단한 모래 아래로 조개들이 숨쉬며 강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백령도가 최근 10만원이 넘는 뱃삯을 반값으로 낮추며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백령도 주민들은 “오랜 기독교 역사를 간직한 백령도에서 수련회를 보낸다면 아름다운 경치와 평화에 대한 중요성 등 두 가지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도청정주민조합은 “교회단위 수련회를 신청할 경우 뱃삯으로 숙박까지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군부대 견학과 중화동교회 예배 등 각종 프로그램도 계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천연’만을 간직한 백령도. 안보의 섬과 관광의 섬을 넘어 이제 백령도는 ‘신앙의 섬’으로 뭍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작은 섬 하나가 한반도의 평화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작은 섬에서 시작된 복음의 역사가 서해안을 따라 얼마나 단단한 동아줄로 엮여 있는지를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고 백령도 주민들은 당부했다.
 

<문의: 백령도청정주민조합 032-836-7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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