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중목사 방북기-꿩고기 완자로 만든 평양 옥류관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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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중목사 방북기-꿩고기 완자로 만든 평양 옥류관 냉면
  • 승인 2002.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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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탑
동평양의 대동강가 13만 평방미터에 높이 170m의 주체탑이 세워져 있다. 밤이면 탑을 환하게 비추는 조명과 함께 탑의 꼭대기에는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듯한 불꽃이 있다. 대동강을 중심으로 동평양 사람이나 서평양 사람이나 낮과 밤 언제나 눈만 뜨면 보이는 것이 평양시내 한복판에 세워진 주체탑이다.

이 탑은 김일성 70회 생일을 기념으로 세운 탑이다. 그래서 탑을 쌓은 돌이 모두 25,550개다. 1년이 365일이니 거기에 김일성의 나이 70을 곱한 수다. 김일성이 70년 동안 살아온 날 수를 25,550으로 기억하게 한 것이다. 그 돌들은 모두 평안남도에서 채취한 것이란다.
주체탑 정면에 높이 4m, 길이 15m의 잘 다듬어진 큰 돌이 있다. 4m와 15m의 의미는 바로 김일성의 생일 4월 15일을 기억하게 하기 위한 숫자다. 주체탑의 비문에는 주체사상의 핵심에 대하여 이렇게 써놓았다.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 주체사상의 기초입니다. 김일성.’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이 말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주체사상으로 하나님을 없애버린 것이다.

주체사상은 하나님의 자리에 사람을 올려놓은 것이니 모든 것의 주인인 그 사람이 누구며 모든 것을 결정하는 그 사람이 누구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성경은 모든 것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사람이 마음으로 어떤 일을 계획할지라도 그 일을 결정하시고 행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고 가르치고 있다.
주체탑 앞에는 33톤 무게에 높이 17m의 동상을 세웠다. 노동자, 농민, 그리고 사무원을 상징하는 망치와 낫과 붓을 든 세 사람을 세웠다. 그래서 북한에는 직업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눈다. 노동자는 공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다. 상인은 여기에 속한다. 농민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요 목축업도 거기에 속한다. 사무원은 지도자들이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남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모든 사람이다. 교사, 관료인, 판검사나 의사가 다 사무원이다.

평양 옥류관 냉면
점심시간에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 갔다. 옥류관 입구 가까운 곳에 지하철 역이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옥류관 으로 모여 들었다. 주말이나 주일이면 멀리 지방에서도 냉면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든다고 한다.
냉면 한 그릇에 북한돈 5원이다. 미국돈 1불이 2원이니 5원이면 2불50센트다. 우리 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3,500원 꼴이다. 그런데 옥류관에서 하루에 팔린 냉면이 1만 그릇이라니 대단하다.

우리 일행과 북측 사람 셋이 모두 다 냉면을 먹겠다고 나섰다. 냉면을 먹은 사람들은 한결같은 탄성! 정말 맛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뭣입니까? 큰 콩알 크기 만한 하얗게 된 것이 대여섯 개 씩 냉면 그릇에 담겨 나왔다. 오서기장이 가르쳐준다. 그것이 바로 꿩고기를 다져서 만든 완자라는 것입니다.
평양 냉면 맛의 비결이 바로 그것에 있습니다. 온면을 시킨 나의 그릇에도 꿩고기로 만든 완자가 들어 있었다. 따뜻한 국물로 만든 온면의 맛도 좋았다. 북한은 나름대로 전통문화를 이어감으로써 민족의 독특성을 살려 나가려는 의지가 강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치 중에 배추 통김치는 아무리 먹어도 또 먹고 싶다.

평양 거리의 여기 저기에 그리고 묘향산으로 가는 길의 농촌에서도 반복되게 외치는 구호들을 보면 북한이 어떤 나라인가를 금방 알 수 있다. 다음 표어들을 보라. ‘정치의 위대한 승리.’ 이는 군대를 최우선에 두는 정치만이 승리한다는 뜻이다.
‘장군님 따라 삼천리.’ 김정일의 명령이면 죽음도 각오한다는 뜻이다. ‘가는 길 험난하여도 웃으며 가자.’ 살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를 알 수 있다. ‘모두 다 모내기 전투에로.’ 북한은 한참 모내기 중이었다. ‘생산도 학습도 항일 유격대식으로.’ 이는 농촌 사람들이 민족을 위한 투철한 사명감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세상에 부럼 없어라.’ 스스로 위로 받는 말이다. ‘태양의 역사는 영원히 흐른다.’ 여기에서의 태양은 조선이며 또한 김일성이며 김정일이다. ‘혁명적 군인정신으로 살며 일하자’, ‘군민 일치 사상 만세.’ 군인과 민간인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뜻이다. ‘주체 사상은 우리 민족의 생명’,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만세’.
저녁 식사 시간에 다른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는데 ‘닭알 씌운 밥’이라는 매뉴를 보았다. 그것은 오므라이스였다.

최낙중목사<관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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