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특집-탈북망명 국제여론화 '대북 선교 위축'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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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특집-탈북망명 국제여론화 '대북 선교 위축' 야기
  • 승인 2002.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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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탈북자들의 연이은 외국공관 진입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북한과 중국 정부는 ‘체제위협’이라며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가 선교금지 등 국내법 위반을 근거로 우리나라 기독교 성직자와 선교단체 관계자 4명을 체포·구금도 이런 현상과 맥을 같이한다.

선교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선교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즉, 미션홈 형태의 탈북자 보호와 제3국을 통한 국내 입국은 이미 북한과 중국 정부에 드러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선교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NGO단체들처럼 드러내 놓고 탈북자 문제를 해결 할 것인가 아니면 지하에 숨어서 탈북자들을 돌볼 것인가에 대해 진단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출행동 “안 된다”
중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회 관계자는 “선교사들은 지금 울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며 “신분이 확실치 않은 한국인들을 탈북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매일 수색을 하고 있다”고 긴박한 현장 상황을 전달,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 해 주고 있다.
최근 사건은 탈북자를 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장길수가족의 탈북 사건으로 국제 여론의 주목을 받기 전까지 탈북자를 ‘단순 월경자’ 문제로 이해했고, 이에 준하는 법령을 적용하여 신변문제를 처리해 왔다.

이런 이유 문에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느슨하게 처리했고, 북한 정부도 중국 정부와 비슷한 입장을 취해왔다. 반면 국제 NGO들은 탈북자들에게 ‘망명권’을 주어야 한다며 ‘기획탈출’을 진행하면서 중국과 북한 정부에 압박을 가해 왔다.
이와 관련, 기독교북한선교회 이수봉목사는 “북한과 중국 정부는 국제단체들의 이같은 행동을 체제붕괴의 목적을 갖고 불순한 행동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 한이나 중국에 대해 난민이나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NGO단체의 근본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탈북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하는 선교단체들까지 심각한 위협에 처하게 됐다”고 최근 사건에 대해 우려했다. NGO단체의 섣부른 행동으로 탈북자 문제가 국제적 여론화 되는데 성공했지만 상대적으로 탈북자들이 국내에 입국하기는 더욱 어렵게 되었다는 것.

이는 한국 선교사가 대부분 지하에서 활동하는 선교단체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 현재 천기원전도사가 소속된 두리하나선교회를 비롯해 예랑선교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개 교회 북한선교회 소속 선교사 등 1천~3천 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규모 윤곽에 대한 정확한 파악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선교사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보호하는 미션홈 형태의 사역을 하고 있다. 또 일부는 몽골이나 베트남에 정착촌을 마련 해 주거나 한국에 입국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중국 정부 자극 피해야
현지에서 탈북자를 돕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탈북자에 대한 대대적인 검색이 진행되고 있지만 변방지역에 가보면 북한에서 온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처음 탈북자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한 단순 탈북자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후 탈북자 수가 증가하면서 탈북자의 양상도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 탈북자들은 3분류로 구분된다. 단순탈출자와 범죄를 저지른 탈출자 그리고 사상적인 탈출자들로 구분할 수 있다. 단순탈출자는 배가 고파 양식을 구하려 오는 자들과 여권 없이 도강하여 친척을 만나려고 탈출한 자들이다.

이들은 양식을 구하거나 물질이 생기거나 중국의 친척을 만나 도움을 받으면 바로 북한으로 돌아간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선교단체들은 이들에게 쌀과 의복, 의약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무조건적인 동포애를 보여 주었던 것.
이들 선교단체들은 심양, 장춘, 길림 등 대도시의 아파트를 임대하여 미션홈을 꾸며 탈북자들을 보살펴 왔다. 또 이들 선교단체들은 탈북자 중에 선택받은 자들을 선정하여 지도자로 양성하여 4년 정도 기본적인 신학 공부를 시켜 다시 북한 내지로 보내는 사역을 해 왔다. 현재 중국의 강력한 대처로 이 선교방법이 가장 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또 한 그룹은 체제에 염증을 느끼거나 보다나은 삶을 찾아 탈북한 자들로 사상적인 탈북자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구속 성직자 구명을
90년대 중반까지 한해 10여명이 남한으로 오던 곳이 지난 99년에는 148명, 2000년 312명, 2001년 583명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올해 4월말까지 벌써 514명이 입국해 있다. 이 중 4백 명은 은밀히 입국했으며, 단 80여 명만이 언론에 알려졌을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입국자의 수가 매년 약 2배로 증가하는 추세라면 올해는 1천여 명, 내년에는 2천여 명이 입국할 것이란 전망이다.

천기원 전도사가 중국 공안당국에 의해 기소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다. 당시 중국 공안당국은 연례행사 처럼 치뤄지는 검속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와중에 천전도사가 속해 있던 두리하나선교회도 타격을 입은 것.
검속될 때 함께 있었다는 한 관계자는기독신학교(학장:박아론박사)를 졸업한 천전도사는 기소되고 당시 사역을 위해 한국에서 온 신학생들은 한화로 벌금 1백만원을 지불하고 우리나라로 추방 당했다고 말했다. 천전도사가 구금된 지 벌써 6개월을 넘고 있지만 한국교회는 아직 이렇다할만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

중국 실정법을 어긴 것은 인정하더라도 선교활동 때문에 피해를 입은 ‘외로운 성직자’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못하는 한국교회가 안타깝운 현실이다. 늦었지만 천 전도사 외에 추가로 기소된 다른 두명의 목사와 성도를 위해 국제기독교기관과 연대, 협력이 절실한 때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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