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집-칭찬과 격려·소신목회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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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집-칭찬과 격려·소신목회 두각
  • 승인 2002.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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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안팎이 온통 ‘히딩크’ 열풍이다. 월드컵 첫 승만으로도 감격의 눈물을 흘린 여린 국민들에게 16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선보이더니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래도 히딩크는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엄살을 떨었다.
그는 정말로 배가 고팠을 것이다.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가 아쉽게 결승진출에 실패 했을 때가 떠올랐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히딩크의 성공을 네덜란드식 합리주의와 자유주의의 도입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본에 충실한 지도자였으며 그의 원칙 이면에는 선수들이 누릴 수 있는 무한한 자유와 그들에 대한 인간적인 사랑이 뒷받침됐다. 농담처럼 “히딩크를 대통령으로”라는 말이 나도는 것은 관습에 얽매인 우리 스스로 탈출구를 찾기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끝나고 정·재계 할 것 없이 “히딩크를 배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의 리더십을 기업체의 CEO들이 배워야 하고 정치인들이 배워야 한다는 것. 이러한 상황은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라는 틀안에서 그동안의 관행을 운운하며 “내 방식대로”를 고수하는 목회자들에게도 히딩크의 리더십은 새로운 교과서로 부각되고 있다.

히딩크의 리더십. 목회에서 어떤 적용점을 찾을 수 있을지 목회컨설턴트의 도움말을 들어 7가지로 분석했다.

# 기본에 충실하라
히딩크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먼저 대두되는 것은 기본에 충실했다는 점. 목회도 기본과 원칙이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목회의 성공을 이루기 위해 기본을 무시한 채 편법적인 성장이론을 도입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목회자가 가장 기본에 충실한 설교와 행정을 도입하고 성도들에게 그리스도인의 기본적인 삶을 강조할 때 그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내는 참교회로 일어 설 것이다.

# 소신껏 목회하라
히딩크는 냄비처럼 들끓는 언론의 비난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또 대표팀 선발과 관련,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압력과 불만에도 굳건히 입을 다물었다. 목회자들이 교회에서 접하는 여론도 ‘냄비’와 다를 바 없다.
목회자의 처분에 대해 간섭하는 장로들과 새로온 목회자나 부교역자에 대한 성도들의 들끓는 이의제기들을 아무렇지 않은 듯 들어 넘기는 목회자는 많지 않다. 터줏대감 성도들의 입김에 이리저리 휩쓸려 가기 십상이다. 그러나 자신의 결정이 올곧다고 판단되면 성도들의 냄비같은 불만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

# 과학적 목회를 도입하라
히딩크는 과학적 선진 트레이닝 기법을 입했다. 목회도 과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성장이 안되는 교회는 교회 주변 지역의 환경과 지역 주민들의 특성과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
목회자들은 성도들이 어떤 설교를 할 때 눈을 반짝이는지 어떤 교회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과학적 목회를 위해서는 목회 컨설팅 단체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 ‘팀 목회’를 시도하라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룩한 한국팀에는 이렇다할 스타플레이어가 없었다. 오히려 히딩크 감독은 이러한 단점을 장점으로 극복했다. 담임목사나 부교역자의 능력이 교회의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없다면 홀로 슈퍼맨이 되기 보다 각자의 분야에서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이 적역.
이것이 바로 공동목회(팀목회) 이론. 21세기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으로 각광받고 있는 팀목회. 교육목사, 심방목사, 행정목사, 설교목사 등 ‘한 교회, 한 목사’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한다면 조직적으로 성장하는 교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 겸손의 리더십을 갖춰라
히딩크와 히딩크호의 황태자들로 불리는 신인선수들은 모두 겸손을 미덕으로 갖췄다. 그들에게 스타의식은 없다.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인기를 얻고 교회가 성장할 수록 빠져들기 쉬운 유혹이 바로 ‘스타의식’이다. 그러다 보니 이 교회는 내 교회이고 내가 없으면 안된다는 아집이 팽배해진다.
겸손의 사람으로 불리는 고 한경직목사. 그는 한국교회 최고의 지도자로 칭송받았지만 제나 성도들에게 머리숙여 인사하는 겸손의 사람이었다는 점을 기억하자.

# 능력 위주로 인사하라
사실 축구와 목회를 100%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부교역자나 교회 직분자를 선발할 때 능력만 보고 선발할 수는 없는 일. 그러나 교단 임원이나 행정직원을 선출할 때는 입장이 틀리다.
아직까지 한국교회는 지연 학연 혈연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교단정치 깊숙히에는 지역감정이 도사리고 있고 내 사람을 총회에 심어놓기에 급급하다. 히딩크의 업적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지연과 학연을 탈피한 선수 선발. 각 교단 총대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목회 후임자를 선발할 때도 마찬가지. 지난해 교인 2천여명의 교회를 전혀 자신과 관계 없는 후배에게 물려준 동광교회 김인호목사는 자신의 목회 지향점과 성도들의 요구를 잘 파악해 그에 걸맞는 후배에게 교회를 인계했다. 자신의 아들과 조카 등이 모두 목회자였음에도 그의 결정은 단호했다. 한국교회가 배워야 할 대목이다.

# 칭찬과 격려로 성도를 품어라
히딩크는 엄격한 지도자였다. 1년 6개월 동안 선수들은 혹독한 훈련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지금 선수들은 누구나 그의 품에 안긴다.
선수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히딩크는 잘해낸 선수에게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바로 아버지 같은 목회자였던 것. 목회자도 부교역자나 교사, 직분자에 대한 끊임없는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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