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대담] “경건 절제로 세속 이기는 믿음의 지표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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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대담] “경건 절제로 세속 이기는 믿음의 지표 돼라”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1.02.25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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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교회 림인식 원로 목사

원로와 후임, 영적 아버지-아들 관계 맺으라
한기총, 개인은 희생하더라도 화합해야 한다

구제역 파동이 잦아들 기미도 보이지 않은 채 전국을 휩쓸면서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마당에 교계 또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 문제로 진보와 보수가 대립하더니, 원로 목사와 담임 목사의 갈등이 불거지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 문제마저 터지면서 교계가 온통 벌집을 쑤셔놓은 듯 하다. 교회는 교회대로, 기관은 기관대로 극한의 대립을 하고 있다. 해결 방안이 없을까. 노량진교회 원로 림인식 목사를 찾아 교회를 걱정하는 마음을 들었다. 림 목사는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경건과 절제로 세속을 이기는 믿음의 지표가 될 것을 당부했다. <편집자 주>

▲ 최근 중대형 교회 목회자들의 세대교체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한국 교회 리더십도 점차 변화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목사님께서는 “업적 좇은 나의 목회는 완전한 실패”라는 고백을 통해 젊은 목회자들에게 많은 도전을 주셨습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한국 교회를 이끌어 갈 후임 목회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것과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 시대가 많이 바뀌고 여러 가지 교회 안팎의 변동이 생겼습니다. 목회 지도력이나 자질과 생활에 많은 변동이 왔다는 말입니다. 시대의 변화를 참작해 변해야 하지만 목회의 본질이 변해서는 안됩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의 말씀 중에 선한 목자가 있습니다. 목회의 원형이 바로 선한 목자입니다. 선한 목자는 온전히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입니다. 양을 위해 목숨 바치고 교회를 위해 자신의 생명 바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직업인이 되면 보수를 생각하게 됩니다. 명예, 권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조금 더 지나치게 되면 자기 이득을 위한 목적으로 움직이기 쉽습니다.

지금 우리 목회자들이 참으로 성직자, 선한 목자로서의 최선을 다한다면 오늘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교회대로 순수해 질 것이고 목회적 차원에서는 영성과 목회 사명 등에서 사회에 감동을 주면서 교회 본연의 목적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대의 변화에 따르면서 목회자들이 보수와 명예에 신경을 쓰고 권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경쟁하면서 교회도 많이 불편해 지고 사회에 감동을 주지 못했습니다.

성도들이 요구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자로, 영적인 모든 분야에서 경건과 절제, 세상을 이기는 믿음의 지표가 돼 달라는 것이 교인들의 요구입니다. 그런 요구에 부응하는 목회자가 돼야 합니다. 이 시대에 요구되는 지도자의 자격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실제 생활과 경건, 세속을 이겨낼 수 있는 절제입니다. 그래야 이 교회를 살리고 미래의 민족을 바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와 관련한 보수와 진보 진영 교회들의 이념 논쟁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분열이라는 뼈아픈 과거를 갖고 있는 한국 교회가 또 다시 분열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WCC 총회와 관련한 한국 교회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 WCC는 어떤 신학이나 교리를 위해 있는 기구가 아니고 개신교 전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최대 연합기구입니다. 그런 모임을 한국에서 한다고 해서 한국 교회가 무너지는 것처럼 생각한다면 분열과 반목을 거듭했던 과거와 비교할 때 하나도 변한 게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WCC가 용공이라는 것이 통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세계의 교회들이 연합하는 활동을 하자는 것인데 교리를 내세워 우리 안에 분열을 만든다면 오늘의 교회를 위한 지도자로서의 자세가 아닙니다.

지금 국내에서는 감리교, 통합, 기장이 WCC 회원 교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형제끼리 불목하지 말아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미래 내다보면서 다같이 서로 도우면서 우리 선교사들을 세계로 내보내는데 도움을 받는 쪽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 교회의 좋은 신앙을 그들에게 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WCC를 경계하면서 자체분열 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호의적인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대립하지 말고 우리가 세계로 나가기 위한 도움을 받고 포용하는 자세가 바람직합니다.

▲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지난 몇 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로 목사와 담임 목사 간의 대립과 분쟁이 표면화되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며 해결을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요.

= 원로목사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만 있는 아주 특별한 제도 중에 하나입니다. 나도 원로 목사지만 좋은 쪽에서 생각하면 굉장히 유익한 제도입니다. 원로와 담임이 ‘영적인 아버지-믿음의 아들’ 관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러면 생명관계가 형성됩니다. 이질감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생명적 결합이 강하면 그 이상 없는 큰 힘과 기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원로가 후임을 아들같이 생각하면 매일 기도합니다. 교회 일, 건강, 목회 잘 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해야 합니다. 이러면 후임에 대해 간섭하고 투덜거리고 비난하는 일은 일체 있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의 심정이 되면 도와주고 기도하는 마음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에 대해 감사해야 합니다. 교회를 다 맡겨준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합니다. 고마움뿐이고 비판이 있을 수 없습니다. 특별히 자식은 아버지를 닮아야 합니다. 아버지가 한 것을 저버리는, 그동안의 것을 파헤치고 무너뜨려서는 안됩니다. 아버지의 정신과 신앙과 생활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이럴 때 교인들이 계승을 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전임 목사의 좋은 점을 계승하고, 인정할 때 교인들이 신뢰합니다. 이처럼 원로 목사와 담임 목사가 영적 부자가 되면 교회는 은혜롭게 됩니다. 화목한 집안처럼 훈훈한 분위기가 됩니다.

▲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사건, 구제역 파동 등 한국 사회는 경제, 사회, 정치, 안보적으로 커다란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모든 사건들이 한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경고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위기의 한국 사회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 구제역을 비롯한 재난이 점차 증가하는 것을 보면 경고를 넘어서 심판의 한 부분이 아닌가 하고 느껴집니다. 가축을 3백만 마리나 묻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대 재앙이요 심판입니다. 강원도에 내린 눈도 그렇고 화재도 그렇고 사고도 모두 대형입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심판의 시작을 보는 것 같은 위기의식이 다가옵니다. 이것은 영적인 각성을 하라는 표징입니다. 지금은 노아와 소돔의 날보다 더 타락했습니다. 이런 때 오는 심판이요 마땅히 맞아야 할 채찍 같은 것입니다.

이런 때 교회가 영적으로 각성해야 합니다. 생활의 변화가 본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만큼 새로운 전환점이 생겨야 합니다. 교인들의 교회 생활도 해이해졌고, 세상과 별로 구별되지 않는 오염된 부분이 많습니다. 교회가 아프게 각성시키고 깨우쳐줘야 합니다. 세속적 평안과 풍요와 쾌락이 신앙생활의 목표인 것처럼 변질됐습니다. 목회자 또한 자신의 생활을 이런 방향에서 현격하게 바꿔야 합니다. 앞으로 재난이 더 심해질 것입니다. 점점 더 할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회개, 경건운동, 생활의 변화를 확실하게 촉구하면서, ‘과연 교회는 다르고 깨끗하고 따라갈 만한 곳’이라는 모범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 북한의 도발로 대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고, 그동안 진행됐던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도 거의 막힌 상황입니다. 결국 식량 부족으로 북한 동포들은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 그리고 북한 동포들을 위한 교회의 과제는 무엇입니까.

= 한국 교회는 북한에 대해 아주 잘못하고 있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처럼 못 본 채 지나가지 사마리아 사람처럼 돕지 않습니다. 동포가 굶어죽는데 한국 교회들은 예산의 단 1%도 북한을 위해 세우지 않습니다. 교회가 잘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가 남한 정부나 북한 정부의 심부름을 해서는 안됩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심부름을 해야 합니다. 신앙적 차원에서 예수님의 마음으로 불쌍히 여기는 것이지, 정치, 군사적인 면에서 하면 안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사마리아 사람의 심정으로 해야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하라는 것인데 정치적 분위기만 핑계대면서 교회 예산도 세우지 않고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예산의 1%라도 북한을 위해 보내야 합니다. 당장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합니다.

지금 굶어죽는 사람들은 피해자들입니다. 피해자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독일의 통일을 보십시오. 서독 교회가 동독 교회에 많이 보냈기 때문에 동독 정부가 있어도 국민들이 분열의 담장을 허물고 합해버렸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이미 서독 교회로 끌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 교회 같아서는 북한 동포들이 한국 교회에 고마운 마음을 갖겠습니까? 통일이 된다면 교회에 의지할 마음도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통일한다고 했을 때 복음적인 통일이 되겠습니까? 내 것을 깎아서라도 보내서 살려줘야 앞으로 통일될 때 그리스도인들이 생깁니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예수 믿으라고 하면 비난받을 일밖에 없습니다.

▲ 한기총 대표회장 문제로 교계가 혼란스럽습니다. 원로들이 화해를 위한 중재에 나서고는 있지만 쉽게 풀릴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첫째가 화합입니다. 개인은 희생하더라도 화합해야 합니다. 한기총은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큰 단체입니다. 이것을 깨는 노력을 해서는 안됩니다. 화합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화합하고 개인은 희생하더라도 한기총을 살려야 합니다. 개인의 갈등과 대립 등 피차 다 양보하면서 많은 교단이 합칠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당사자들이나 주위에 있는 사람들 또한 한기총을 깨서는 안되고 깰 수도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양보하고 희생하면서 합해야 합니다. 한기총은 개인의 것이 아닌 개신교 전체의 연합체이기 때문입니다. 잘 살려나가야 합니다.

▲ 본지가 창립 23주년을 맞았습니다. 한국 교회의 건강한 성장과 품위 있는 성숙을 위해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정론지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는 기독교연합신문에 대한 바람과 충고를 부탁합니다.

= 장수하는 신문이 되기 바랍니다. 그리고 교회에 유익을 주고 협조를 받는 신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회의 당면한 문제들이 많은데, 파괴적 소극적 퇴영적으로 보지 말고 적극적, 건설적으로, 화합하게 하는 방향을 지표로 제시해 주길 바랍니다. 신학도 교회 없는 신학은 없는 것 만 못합니다.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신문도 그렇습니다. 교회가 없이는 안됩니다. 교회를 유익하게 하고 돕고 교회의 신임을 받아 교회와 함께 나가야 합니다.

요즘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신문이 많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종이 신문은 사보지 않는 등 거의 무너지다시피 하는 전환점에 서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연구하고, 교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연합지라는 장점을 살려서 전체 교회에 유익을 주는 좋은 신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언론이 건재해야 사회가 튼튼해 집니다. 기독교연합신문이 연륜을 거듭할수록 좋은 영향을 주는 신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리=공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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