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군의 친구인 B 군. 경기도 일산의 한 교회에 출석한다. A 군은 B 군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조금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B 군의 교회는 일산에 있지만 주일 예배 때 담임 목사가 설교를 하지 않고 영상으로 설교를 듣는다는 것이었다. 본 교회가 경기도 다른 지역에 있기 때문이란다.
 
A 군은 궁금증이 생겼다. ‘교회는 다 같은 교회가 아닌가’라는 것이었다. ‘교회에 목사가 있는데 왜 다른 목사가 하는 설교를 영상으로 들으며 예배를 드려야 하는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는 00교회이지만 본 교회가 아니고 같은 이름을 가진 지 교회라는 말이었다.

‘지 교회’.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서의 개체 교회’를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독립된 형태의 교회이지만 ‘특정한 교회에 소속된 개념으로서의 자격을 가지는 교회’, ‘지체로서의 교회’를 말한다.

지 교회. 많이 들어본 말인데, 그리고 지체로서의 교회라면 본 교회가 있다는 말인가. 교회가 무슨 기업도 아닌데 본부가 있고 지부가 있는 것일까.

맞는 말이다. 교회는 기업의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교회가 성장하면서 단일 교회나 건물로는 그 인원을 수용할 수 없을 때, 그리고 특정 지역에 교회를 분립해 설립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지 교회를 세우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지 교회 설립은 대부분 특정 규모 이상의 교회들에서 발견된다. 이른바 ‘대형 교회’들이다. 이런 교회들의 경우 폭발적인 성장 속도를 감당할 수 없어 교회를 분립하거나 특정한 지역에 교회를 설립해야 할 필요성에 따라 목회자를 파송해 교회를 세우게 된다.

이렇게 설립되는 교회의 경우 대부분 ‘지 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이를테면 ‘00교회 00성전’의 형태다. 이런 경우가 아니고 별도의 교회 이름을 사용하기도 하는 경우도 드물게 발견된다.

이런 지 교회의 경우 교회 운영의 주체는 개체 교회가 아니라 본 교회가 된다. 이 때문에 지체 개념의 지 교회가 되는 것이다. 교회 운영이 별도로,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는 교회는 지 교회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 교회는 대형 교회만의 특징일까. 그렇지는 않다. 대형 교회가 아니더라도 지 교회를 설립하거나 별도의 교회를 분립하기도 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용인에 있는 향상교회. 향상교회는 지 교회의 개념은 아니지만 교회를 따로 분리해 설립한 경우다. ‘1천5백 명의 교인이 되면 교회를 분립한다’는 담임 목사의 목회 방침에 따라 교회를 분립한 경우다. 담임 정주채 목사는 서울 영동교회를 담임하면서 교인이 1천5백 명을 넘어서자 자신이 향상교회라는 개척 교회를 설립해 분립해 나간 경우다. 하지만 향상교회는 영동교회의 지 교회가 아니라 별도의 개체 교회로 설립됐다.

서울 남산 숭의여대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던 높은뜻숭의교회 또한 4개의 독립된 교회로 분립됐다. 지 교회의 경우 여의도순복음교회, 은혜와진리교회, 온누리교회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교단 헌법에서는 이런 지 교회에 대해 명기하고 있을까. 헌법에서 이를 규정하는 교단은 없다. 즉, 헌법이 명기하고 있지 않는 형태다. 하지만 엄연한 교회. 특정 대형 교회가 있는 교단이라면 이런 교회들은 존재한다.

지 교회들 때문에 일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교회들의 소속 문제. 즉, 대부분의 교단들은 교회들의 조직체인 ‘노회’를 구성하게 되는데 이 경우 특정 지역의 교회들로 노회를 구성해 하나로 묶는다. 하지만 지 교회의 경우 특정 지역의 노회에 속하지 않고 본 교회와 같은 노회에 소속되는 경우가 많아 교회는 경기도에 있는데 소속은 서울지역의 노회에 있는 등 다소 민감한 마찰을 겪기도 한다.

지 교회, 우리 귀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사는 지역에도 특정 교회의 지 교회가 설립돼 예배를 드리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의 신앙 공동체다.
 

공종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