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데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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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데모 기록
  • 승인 2002.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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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의 아들 므낫세 지파에 속한 슬로브핫이 아들이 없이 죽자 그의 다섯 딸 말라, 노아, 호글라, 밀가, 디르사가 회막 문에서 모세와 제사장 엘르아살과 족장들과 온 회중이 듣는 곳에 서서 소리를 질렀다.
“우리 아버지 슬로브핫이 광야에서 죽었으나…어찌하여 아들이 없다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그 가족 중에서 삭제되리이까. 우리 아버지의 형제 중에서 우리에게 기업을 주소서." 이 소리를 들은 모세가 그 사연을 여호와께 품하니 하나님이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으니…아들이 없으면 딸에게…주고 이것은 판결의 율례가 되게 하라"고 하셨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회막문(교회문) 앞에서 늘어서서 한 목소리로 외치는 모습은 오늘의 데모와 다를 바가 거의 없다. 예수님이 오시기 수천 년 전에 데모가 있었다니 신기하고 생경하다. 더구나 신정국가인 출애굽시대에 “너희들이 어찌 신앙적으로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고 경망스럽게 불신앙적으로 데모를 하느냐"라고 할만 한데 모세는 이 사연을 가지고 하나님께 기도(품)했다. 모세의 하나님께 묻는 자세가 아름답고 거룩하다.

하나님은 데모를 한 슬로브핫의 딸들이 소를 제기한 것으로 인정하심인지 슬로브핫의 딸들이 옳다고 재판으로 판결하셨다. 뿐만 아니라 딸이 없을 경우를 상정하는 율례를 정하시는 계기가 되어 딸들의 권리를 인정하는 이스라엘 대대의 율례가 됐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손해보고 말았다면 딸들의 권리(여성의 권리)는 한 동안 더 잠을 자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법언(법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법 위에 잠자는 자를 법은 보호해 주지 않는다.’

이길원(경인교회·교회법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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