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중목사 방북기-북한, 5년 전부터 컴퓨터 교육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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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중목사 방북기-북한, 5년 전부터 컴퓨터 교육 투자
  • 승인 2002.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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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대 학생 소년궁전
북조선이 자랑스럽게 보여 주고 싶은 곳이 만경대 학생 소년궁전이다. 하루에 5천 명의 학생이 동시에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어진 대형 학습관이다. 안내원을 따라 건물에 들어서자 맞은편 벽에 ‘주체 89년 5월2일 개관’, ‘어린이들은 우리나라의 보배들입니다. 조선은 우리 어린이들의 것입니다. 김정일.’ 이런 글이 붙어 있었다.
북한에서는 북조선, 남조선으로 부르기를 원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호가 조선이기 때문이란다. 북조선의 학제는 유치원 1년, 국민학교 4년, (고등)중학교 6년이다. 소년궁전은 10명에서 20명이 들어갈 작은 교실이 수백 개이며 국제대회를 치를만한 수영장과 다이빙시설을 갖추었고, 실내 농구장과 배구장, 태권도장도 있었다. 교실마다 제일 가는 선생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학교 공부는 오후 2시면 모두 끝난다. 오후 3시부터는 특기활동에 들어가는데 배운 것을 실습하는 곳이다. 북조선에는 찾아온 관광객을 친절히 안내하는 선생들이 있다. 주로 여성들이다. 일행들은 소년궁전에 대해 들은 후 소년소녀들이 특기활동을 하는 여러 교실을 방문했다.
가야금 교실에 갔다. 20여 명의 학생들이 나란히 줄을 맞춰 앞에서 가르치는 선생을 바라보며 열심히 연주하는데 맨 앞자리에 앉아있는 네 명의 여자 아이 얼굴이 비슷비슷했다. 안내 동무가 “이 아이들은 네 쌍둥이입니다. 옛부터 쌍둥이가 많이 태어나면 나라가 잘 되는 길조라 했는데, 이런 쌍둥이 아이들이 가끔씩 태어나는 것은 나라가 잘 될 징조가 아니겠습니까?" 하고 웃는다.

그런데 하얀 윗니를 약간 보이면서 미소를 짓는 모습이 모두 다 똑같았다. 기쁘고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 습관되어진 것을 보게 된 것이다. 비록 아이들이 즐거움으로 연주를 한다 해도 연습을 거듭해 습관된 것이 틀림없다. 3년 전에 왔을 때 소년궁전 견학을 요청했었는데 사정이 생겨 할 수 없다고 거절 당했던 일이 생각났다. 아마 학생들이 매일 나와서 학습하고 연습도 하지만 일주일에 특별히 몇 날을 정해 뛰어나게 잘하는 아이들만 모아놓고 외국 관광객 앞에 보이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수예실. 하얀 천에 김일성화(花), 김정일화나 다른 산수를 형형색색의 실로 수를 놓고 있었다. 다음에는 붓글씨를 쓰는 서예실로 들어갔다. 빨간색 마후라를 한 10여 명의 남녀 학생이 붓글씨를 쓰고 있었는데 맨 앞자리에 있는 남학생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우리가 다가서자 남자 선생이 “이 아이가 뛰어납니다.
지난번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이 방에 오셔서 이 아이를 극찬하셨는데 한석봉보다 더 잘 쓴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며 아이를 추켜세웠다. “단장님, 기념으로 글 하나 써 드릴까요?" “그러시요." “무슨 말을 쓸까요?" “통일이라고 쓰시오." 4학년이라고 말한 남학생이 ‘통일'이라고 써서 자기 이름과 기념 날짜를 써서 나에게 주었다.

다음 교실은 노래 부르는 교실이었다. 공연에 나가기 위해서 막바지 연습을 한다는 네 여학생의 노래 솜씨가 대단했다. 소년궁전 공연시간이 되어 1천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연극무대의 극장에 들어갔다. 1시간20분 동안 계속되는 공연은 가히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모든 프로그램의 내용이 김일성 주체사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한다는 것이다. 노래, 연극, 조각 등 그 어떤 것도 김일성과 김정일이 들어가야 한다. 북조선은 김일성을 성부 하나님처럼, 김정일을 성자 예수님처럼 믿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컴퓨터 교실에 들어갔다. 1백 명의 학생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가르침을 배우기에 열심이었다. 6백여 명의 학생들이 컴퓨터를 배우고 있는데 전국에서 선발된 아이들이라고 오경우 서기장이 말했다. 북한은 5년 전부터 컴퓨터교육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보통강호텔에서 만난 정동감리교회의 한 남집사님은 북한에서 20년 동안 땅을 빌리는 조건으로 평양에 I.T산업을 위해 60억을 투자하여 지금 공장을 세우고 있다고 말한 것을 들으니 북한을 돕는 민간인들 가운데 역시 우리 기독교인이 태반임을 알 수 있었다.

최낙중목사(관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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