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대담] “교회의 미래는 복음을 고수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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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대담] “교회의 미래는 복음을 고수하는 데 있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1.01.12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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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목회포럼 대표 김인환 감독

십자군 이미지는 버리되 ‘복음’ 양보해서는 안돼
교회는 하나님의 것, 은퇴 후에는 담임에게 일임
‘목회자 자정선언’ 실천되면 교회 건강성 회복

새해를 여는 다짐들은 언제나 힘차다. 그동안 목회 일선에서 건강한 목회로 목회자들의 모범이 됐던 김인환 감독을 만났다. 감리교 서울남연회 감독이면서 미래목회포럼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한국 교회를 질시하고 비판하는 시선들이 많지만 한국 교회는 세상 어느 교회보다 건강한 교회요 소망적인 교회라고 평가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또한 건강한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를 이끌고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편집자 주>


▲ 미래목회포럼 대표에 다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미래목회포럼의 대표로, 새 해를 여는 한국 교회를 위해 메시지를 전해주십시오.

= 한국 교회가 여러 가지 비판도 받고 일반 언론들 또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한국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교회입니다. 가장 소망적인 교회이며, 결국 한국 교회의 미래가 세계 교회의 미래라고 자부합니다. 우리가 포럼의 이름을 ‘미래목회포럼’이라고 한 것도 한국 교회의 목회가 세계 교회의 목회에 영향을 주는 그런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의 사명과 영향이 막대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에 소망을 주는 한해가 됐으면 합니다.

앞으로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가 있고 2014년 ‘세계복음주의연맹 총회’ 또한 서울에서 열리게 됩니다. 한국 교회의 위상이 높아졌고, 한국 교회가 세계교회협의회와 세계복음주의연맹에 영향을 끼쳐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한국 교회가 하나 되는 모습, 싸우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교회를 떠났던 젊은이들이 다시 교회로 몰려오고 정착해서 예수의 제자가 되게 하는데 주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젊은이들이 교회에서 예수를 만나고 희망을 찾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 최근 미래 교회에 대한 전망들이 활발해지고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래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만으로 접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교회의 미래,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 사회가 다 문화 다 종교화 될수록 기독교가 공격을 받고 배타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선교 전략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고, 군대에서도 전도를 못하게 합니다. 인권과 다양성에 대한 인정을 강조하다보니 자꾸 복음을 배타적인 것으로 호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시대적 상황에서도 복음은 결코 변하지 않고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사회는 다원화되고 다문화 시대가 되지만 기독교의 승부수는 복음입니다. 이것을 양보해서는 안됩니다. 한국 교회가 십자군의 자세는 포기해야 하지만 십자가의 복음은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서구 교회가 저지른 실수였습니다. 기독교를 여러 진리 중에 하나로 격하시켰고 복음을 포기한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의 미래는 복음을 고수하는 데 있습니다. 십자가 부활의 복음, 성경을 고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구 교회가 걸어간 길을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교회에 이런 조짐이 있습니다. 굉장히 위험합니다. 지금 불교의 탬플스테이 등으로 인해 종교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 교회가 사찰에 들어가 땅 밟기를 하는 등의 십자군적 이미지를 가져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십자가의 복음은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 바로 그것입니다. 두 가지가 적절하게 균형 잡히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기독교의 미래입니다.

▲ 지난 한 해 동안 교회의 ‘건강성’과 ‘소통’에 대한 질타가 많았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교회성과 소통의 부재가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일 텐데요, 목회자로서, 미래 교회를 이끌어가는 대표로서 보시는 대안은 무엇인지요.

= 교회에 대한 비판은 소통의 부재에서 온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이미지 관리에도 소홀했습니다. 그 어느 종교보다 사회봉사에 힘을 쏟았고, 많은 일을 했지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소통의 부재에서 온 결과입니다. 언론들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앞 다투어 싣고 있지만 저는 이것을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주류가 됐기 때문에 받는 질투와 공격으로 봅니다. 여기서 오는 부정적 시각 때문에 이런 것이지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신뢰도를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 교회는 건강한 교회입니다. 실질적으로 들어가 보면 타 종교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사회봉사에 앞장서고 열심인 종단이 바로 기독교입니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에 그렇지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아가페교도소’입니다. 기독교가 한 일입니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대단한 일입니까. 국내 최초의 민영 교도소가 출범했는데도 언론에서 별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불교나 천주교에서 3백억 원 이상의 돈을 들여서 교도소를 설립했다면 대대적인 보도를 했을 것입니다. 교회에 대해 인색하고, 반 기독교적 정서를 가진 언론인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가 굉장한 피해자이지만 이것도 결국 소통의 부재에서 온 결과입니다.

이제 미래목회포럼이 소통을 위해 나설 것입니다. 교회도 소통에 나서야 합니다. 비 기독교인들이 말하는 비판을 먼저 들어줘야 하고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못한 것에 대해 시정하겠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는 것 알려야 합니다. 교회가 사회의 지적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 지난 10월, 한국 교회 성도들의 표준 지침서라 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을 위한 지침서’를 발간하기로 하셨습니다. 어떤 내용들이 담기게 되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우리가 필히 해야 할 일이었지만 한국 교회 125년 역사상 이런 것이 없었다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외국인이 와서 한국 교회에 대해 알고 싶어 할 때, 한국 교회가 뭘 믿고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소개할 것이 없었습니다. 한국 교회의 하나됨이 없어서 그랬습니다. 한기총은 한기총 대로 나뉘어져 있고, 교회협은 교회협대로 역할을 못한 결과입니다. 늦었지만 미래목회포럼이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을 위한 지침서’를 발간하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 책을 발간하기 위해 각 교단과 미래목회포럼에서 20명 이상의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참여합니다. 올해 10월 경이면 책이 출간될 예정인데, 한국 교회의 하나됨에 대한 의지가 빛나게 될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세계에서 제일 건강한 교회입니다. 미래가 밝은 교회요 잠재 가능성 큰 교회입니다. 찬송가와 성경이 하나인 것처럼 이 지침서 또한 한국 교회가 하나라는 것을 보여줄 것입니다. 모든 교회들이 이 지침서로 하나된 예전을 시행하게 될 것이며 통일된 규율 아래 생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한국 교회의 개혁에 대한 요구는 교회의 요구를 넘어 사회적 요구로 확대되는 상황입니다. 미래목회포럼이 ‘목회자 자정선언’을 발표하며 11가지 부문의 개혁과제를 제시했습니다.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나태해졌고 긴장감을 늦추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사회는 놓치지 않고 비판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교회의 사유화’ 문제입니다. 은퇴 후에도 원로 목사가 지나친 관심을 갖는 것이 문제입니다. 미국의 경우 은퇴한 후에는 일정한 기간 동안 해당 교회에 출석해서도 안되며 거리 또한 몇 킬로 밖에 나가 있어야 합니다. 전임 목사가 개입하게 되면 후임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에도 이런 제도적 장치들이 필요합니다. 이래서 미래목회포럼이 자정선언을 한 것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지 내가 개척했다고 해서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원로 목사가 너무 지나치게 개입하지 말아야 합니다. 목회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 느끼는 괴리감과 허탈감은 이해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그쳐야 합니다. 이것을 무시하는 것은 교회의 사유화 욕심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진보적이며 복음은 약하다고 비판받는 한국기독교장로교의 경우 오히려 교회의 대물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세습한 교회가 한 교회도 없습니다. 이런 점은 본받아야 합니다. 목회자들의 성윤리도 문제입니다. 사실 여하를 떠나 이런 문제가 나온다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런 의미에서도 목회자 자정선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그것이 지켜지고 실천될 때 한국 교회의 건강성은 회복될 것입니다.

▲ 지난 해 교회적 이슈들이 많았지만 교회들의 일치와 연합을 넘어서는 관심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목회자가 보는 교단과 기관들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노력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 미래목회포럼의 두 기둥이 연합과 성결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몸이며 하나가 돼야 합니다. 그동안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염원하는 많은 노력들이 있었지만 사실 하나 되는 모습들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연합기구가 일원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제 한국 교회가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것은 교회만의, 교인들만의 희망이 아니라, 사회적 요구이기도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하나님이 하나됨을 요구하시기 때문입니다. 미래목회포럼도 한국 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 교회 구성원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면 교회의 하나됨은 먼 일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모두 성령이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킴으로 교회의 하나됨을 이루어갑시다.
<대담= 장형준 편집국장. 정리= 공종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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