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신학자 본회퍼의 '삶과 신앙'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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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신학자 본회퍼의 '삶과 신앙' 읽는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12.2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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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독교서회 본회퍼 선집 총 8권 완간

39세의 짧은 삶을 살았던 디트리히 본회퍼. 반 나치 저항운동의 선봉에 서며 히틀러의 독재정권과 싸웠던 그는 독일이 낳은 행동주의 신학자다. 잘 못된 것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하며 신앙을 지켜왔던 그의 삶과 신학이 총 8권의 책으로 엮였다.

대한기독교서회가 창립 12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본회퍼 선집 발간은 10년에 걸친 기획과 번역, 편집을 통해 탄생했으며 신학적 이정표를 잃어버린 한국 교회에 새로운 신앙의 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교회가 본회퍼에 관심을 가진 것은 그의 행동하는 신앙이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한국 교회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본회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운 신학 형성에 크게 기여했고, 그리스도인과 교회에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바르게 사는 제자의 길과 성도의 공동체인 교회의 참 모습을 가르쳐 주었다.

그의 책은 그리스도의 제자로 바르게 살려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귀감이 됐다. 한국에서는 특히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번에 서회가 발간한 본회퍼선집은 독일에서 본회퍼의 책을 독점적으로 출판하고 있는 카이저 출판사의 본회퍼 전집 총 16권 중 8권을 선별해 번역한 것이다. 본회퍼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나를 따르라’, ‘신도의 공동생활’, ‘옥중서간’ 등은 이미 번역되어 오랫동안 한국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원서와 비교해볼 때 요약되거나 오역된 부분이 있었다.

서회는 가장 최근 자료를 바탕으로 원서의 내용을 빠짐없이 담아냈으며 본회퍼학회 회원들이 역자로 참여해 번역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 당시의 정시, 사회, 산학적 상황을 담은 편집자 후기와 성서, 인명, 내용색인을 수록해 본회퍼 당시의 시대적 정황을 쉽게 파악하도록 도왔다.

1권 ‘성도의 교제’는 본회퍼가 21세 때 베를린 대학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으로 “공동체로존재하는 그리스도가 곧 교회”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보였다. 이 책은 본회퍼의 첫 번째 책으로 1930년 처음 출간됐다.

2권 ‘행위와 존재’는 1929년 베를린대학에 교수자격으로 논문을 제출한 것으로 주제는 ‘계시 이해’다. 3권 ‘창조와 타락’은 인간의 본성과 그리스도의 창조 사역을 깊이 있게 파헤친 책으로 본회퍼가 존재의 유비나 신앙의 유비가 아닌 관계의 유비 개념을 통해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진술한 점은 신학적으로 큰 의의를 지닌다.

4권은 ‘그리스도론’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예수가 나를 위한 우리를 위한, 타자를 위한 그리스도이며 인간존재와 역사의 중심, 하나님과 자연의 중보자라고 주장했다.

5권 ‘나를 따르라’와 6권 ‘신도의 공동생활’은 이미 잘 알려진 저서이며 7권 ‘윤리학’은 본회퍼가 나치에 저항하고 투쟁했던 시절 옥중에서 윤리학과 관련한 책을 저술하기 위해 쓴 단편들을 모아낸 것이다. 본회퍼는 이 책을 완성하지 못하고 히틀러에게 처형당했지만 그의 친구 에버하르트 베트게는 본회퍼의 단편을 모아 ‘윤리학’을 펴냈다.

8권 ‘저항과 복종’은 옥중서신을 모은 책으로 ‘타자를 위한 존재 예수’와 ‘타자를 위한 교회’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신학계를 변화시킨 중요한 개념과 신학적 사상이 들어있다. ‘저항과 복종’은 본회퍼의 삶과 신학을 가장 잘 표현한 말로 불의에 저항한 행동신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본회퍼 선집은 신국판 양장으로 8권 세트에 1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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