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기자 방담] 2010년 한국 교회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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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자 방담] 2010년 한국 교회를 돌아본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0.12.2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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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계속되는 이권다툼 … 목회자들 자정에 대한 공감대 형성

좌로부터 최창민, 이현주, 현승미, 표성중, 공종은, 김목화
연말, 한해를 돌아보니 아쉬움이 많다. 한국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좋은 뉴스보다 안 좋은 뉴스가 더 많은 것 같아 한국 교회의 지난 1년을 지켜봤던 기자로서 마음이 아프다. 교수들도 올해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선정했는데, 교계도 이처럼 진실을 숨기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편집자 주>

#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 문제

몇 년 째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Acts 사태. 정말 해결될 듯 하면서도 해결되지 않는다. 연초만 해도 이사장에 이광선 목사가 파송되면서 정리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다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학내 사태의 해결을 위해 교과부가 임시 이사를 무리하게 파근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 후 황승용 박사를 총장 직무대행에 선임하면서 또 한번 정상화가 되는 듯 했다. 황 총장에 대한 이미지도 좋았고 해결 능력도 있었다. 그런데 전 이사장인 길자연 목사가 낸 소송에서 법원이 길자연 목사 측의 손을 들어줬고, 임시 이사 파송에 대한 소송도 길 목사 측이 승소해 교과부가 파송한 임시 이사에 대한 자격 정지가 내려지는 등 소란스럽게 한 해가 흘렀다.

Acts 사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목회자들의 파워게임에 학교와 교계가 놀아나는 형국이어서 부끄럽다. 결국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이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Acts 사태는 길자연 목사가 원상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통합 측 인사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내년에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여 지루한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좋은 것은 양측에서 만나서 합의하는 것이다. 학교는 이미 정상화의 길을 걸어가는 중이니까 개인적인 대립을 넘어 화해하고 연합정신을 살려 학교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황 총장의 학교 정상화 노력은 인정해야 하고 이를 중심으로 학교 사태를 해결하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

# 선교 120년 역사상 처음 열린 ‘바이블 엑스포’ 그러나

120년 한국 기독교 역사상 처음 있는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 ‘바이블 엑스포’는 처음부터 교계의 집중적인 관심을 끌었다. 눈으로 보는 성경을 직접 체험하게 한다는 측면에서도 이 행사는 한국 교회 전체의 동참을 끌어낼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초기부터 시작된 법적 공방과 내부 갈등,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인해 제대로 된 개장 한번 못해 본 채 ‘개점휴업’ 상태에 접어들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올해 말로 철거해야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 바이블 엑스포를 관람한 성도들의 숫자가 상당하긴 하지만, 이런저런 잡음들과 법적 공방으로 박람회는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태풍 곤파스 이후 바이블 엑스포측은 인천시에 폐장을 내년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지만 허락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바이블 엑스포가 한국 교회 전체 교인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박람회였는데도 이렇듯 미진한 것은 초기부터 제기된 투명성과 상업성, 운영 주체에 대한 문제 등을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초기에 참여했던 교계 인사들이 대거 빠져나가버리기도 했다.

기대했던 바이블 엑스포였던 만큼 교인들의 아쉬움과 실망은 크게 남는다. 지금이라도 내부의 복잡한 문제들이 정리돼, 우리 곁에 살아오는 성경 체험의 공간을 방문하고 싶은 것이 한국 교회 성도들과 목회자들의 바람이다. 바이블 엑스포는 이런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기하성, 연합하고 분열하고 다시 하나로? 

분열된 교단이 다시 합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하성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그 연합이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세 개의 교단으로 분열된 것은 더 큰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다시 대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정말 그 연합과 갈라짐의 끝이 어딘지 궁금하다. 그런데 지금 대통합 추진과정에서도 진통이 있다.
 
기하성 분열과 통합의 두 축인 최성규 목사와 박성배 목사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용목 목사의 통합총회 측에 있던 최성규 목사가 다시 떨어져 나와 기하성 여의도로 들어간 것이 이슈였고, 이제는 서대문 측과의 통합만이 남아 있다. 하지만 통합 논의가 투명하지 못하고 이면에서 물밑에서 진행되니까 회원 교회들은 어떻게 교단이 움직이는지를 알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기하성 통합문제에 있어서는 정통성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기하성이 불열과 연합을 여러 번 했는데 계속 실패했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정통성 문제가 있는데, 정통성에 대한 동의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하성의 경우 교단에서 한 교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서 거기에 휘둘리는 모습이 있고 그 교회의 의중을 무시한 상태에서의 통합이나 분열이 있을 수 없는 형국이어서 많은 문제를 발생하게 했다. 조용기 목사와 조용묵 목사의 극적인 화해로 인해 교단 통합 논의가 시작됐고, 다시 사이가 나빠지면서 분열되는 형국이었다. 한 교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이 기하성이 안고 있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그리고 기하성 내부의 갈등은 교회협의 회장을 배출하지 못하고 회기를 넘기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기도 했다. 한 교단의 분열이 연합운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해, 연합운동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연합운동은 교회와는 별개로 교단들의 연합체로 움직여야 하는데 연합운동이 한 교단과 교회의 영향을 많이 받고 교단의 슬럼프가 연합운동의 정체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 분열의 시한폭탄, 찬송가

찬송가 문제는 골칫거리 중의 골칫거리다. 이제 출판권의 문제보다 재단법인의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 문제다. 상업화되고 개인 단체로 추락하는 현상이 나타나 안타깝다. 지난 9월 4일로 출판권 계약이 만료되면서 찬송가공회는 모든 출판사가 찬송가를 출판할 수 있게 출판권을 풀었고, 찬송가를 많이 판매해서 그 수익금을 한국 교회에 돌려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제안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말들을 공공연하게 한다. 예전 사례를 볼 때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교단에 배당했었는데, 수익이 많다고 해서 교단에 돌아가는 몫이 커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개인들의 배를 불리는 형국이 되고 만다.

이젠 저작권 관리까지 하면서 찬송가에서 돈을 받아내려는 움직임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찬송가는 모든 교회가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선교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고 한국 교회가 하나 되는 데 기여했다. 찬송가는 결코 상품이 될 수 없다. 수익을 위해 악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정신이 점차 사라져 가고 찬송가 판매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수익 때문에 사람과 사람, 기관과 기관, 교단과 교단이 대립하고 있다. 정말 안타깝다.

내년에도 찬송가 문제는 계속될 것인데, 12월 22일 재판부가 어디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찬송가 문제는 대혼란이 올 것 같다. 하지만 교단장들이 찬송가의 권위를 되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등 움직임을 같이 하고 있어 개인화되는 찬송가공회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연합기관으로서의 성격을 되찾자는 교단들과의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겠다.

찬송가공회가 교인들을 교회를 볼모로 찬송가로 수익 남기는 일 해서는 안된다.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예전처럼 각 교단들이 별도의 찬송가를 발행해 사용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 찬송가를 가지고 장사를 한다는 데 분노하는 교인들이 많다. 그리고 교인들은 분열을 원하지 않는다. 찬송가는 수익적인 측면보다는 교회를 위한 측면에서 연합을 위한 측면에서 접근해 주기를 바란다. 교단들도 같은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찬송에 있어서만큼은 하나가 됐던 한국 교회가 찬송가공회로 인해 분열되게 해서는 안된다. 찬송가공회가 교회를 분열시키는 원인을 제공하는 악수를 두어서는 안된다.

#목회자들 스스로를 돌아보고 채찍질하다 ‘목회자 자정선언’

지난 11월, 미래목회포럼에서 ‘목회자 자정선언’을 했다. 언급된 내용이 상당히 파격적이고 메가톤 급이었다. ‘목회자 후임 선정’, ‘원로 목사제도’, ‘가짜 학위와 명예’, ‘무분별한 교단의 정비’, ‘독립교회’, ‘무자격 일부 선교사’, ‘금권 타락 선거’ 등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모든 부분들을 언급하면서, 한국 교회가 이런 상태에서는 사회를 향한 정의와 성결의 부르짖음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면서 스스로 채찍을 들어 치며 회개할 것을 촉구했다. 목회자 자정선언이 있은 뒤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었다. 순수한 목회자들의 모임에서 발표하다 보니까 한국 교회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들이었다.

자정선언에서는 특히 금권선거에 대해 언급하면서 ‘교회 지도자들이 성도들이 낸 헌금으로 권력을 사고 있다’는 직격탄까지 날렸다. 교권을 사고파는 행위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냉담했다. 미래목회포럼의 말처럼 돌들이 소리를 질러야 귀를 기울일지, 목회자들의 호소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자정하려는 노력하지 않고 교회 성장에만 집중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사회적 지탄에는 귀를 막는 한국 교회의 깊은 병폐가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자정 선언이 파급이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 목회자들이 자신들의 행동이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 원인이 있다. 815 대성회 때 한 실무자가 ‘이제 목사님들이 회개하라고 하면 불쾌해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뭘 더 이상 회개해야 하냐?’며 반문한다는 것이다. ‘2007년 평양대부흥에서 그렇게 회개했으면 되는데 뭘 회개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성도들에게는 매주 회개하라고 설교하시는 분들이 회개를 주제로 하는 집회에 대해서는 굉장히 불쾌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목회자들이 계속해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철저한 회개 없이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목회자들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자정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이런 인식들이 공유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목회자들 스스로 일어나 자신들의 현재의 모습에 채찍을 든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정치적 인물들이 아니라 목회자들이 나섰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 선교사 2만 명 돌파, ‘세계 선교 대국’으로

한국 교회가 올해로 선교사 2만 명 파송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선교 내실의 측면에서는 다소 생각해야 할 점도 있지만 한국 교회의 성장과 섬김을 보여주는 쾌거라 할 수 있다.

2만 파송은 한국 교회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교를 받은 나라 중에서 선교사를 다시 파송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에 큰 의미가 있다. 백 년 전 열린 에든버러대회 때 우리나라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한 명도 없었고 그나마 옵저버로 윤치호 선생 한 명만을 파송했던 나라가 불과 백 년 만에 선교사를 2만 명이나 파송하면서 세계 2위의 나라가 됐다. 받는 선교에서 주는 선교로 전향됐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의미가 있다.

그리고 군 세례자 3백 만, 통합 3백만 돌파는 한국 교회 역사상 다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수치에 대한 만족보다는 실제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문제에 한국 교회가 더 집중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다.      <정리= 공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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